대선 당시 혈액암 투병 때문에 선거운동을 못했다고 답변한 이완구 국무총리(오른쪽 둘째)가 2012년 11월28일 충남 천안시 신부동 신세계백화점 앞 유세 현장에 당시 박근혜 새누리당 대선 후보와 함께 유세하고 있는 장면이 나왔다. 천안/강창광 기자 chang@hani.co.kr
국회 대정부질문 ‘거짓말’ 논란
‘성완종 리스트’에 올라 있는 이완구 국무총리가 13일 국회 대정부 질문 답변 과정에서 거짓말 논란을 빚었다. 자신은 2012년 대통령선거에 관여하지 못했다고 밝혔으나, 실제로는 박근혜 새누리당 후보 유세 활동에 여러 차례 나선 것으로 나타났기 때문이다.
이 총리는 이날 오전 대정부 질문에서 새누리당 김성태 의원이 “2012년 4월 총선과 12월 대선 당시 총리는 어떤 역할을 했느냐”고 묻자 “2012년 1월 초순경 혈액암으로 입원해서 그해 말까지 1년 동안 투병생활을 했다”며 “4월 총선에 출마하지 못했고, 12월 대선에도 관여하지 못했다”고 답했다.
하지만 이 총리는 2012년 대선 당시 새누리당 충남 명예선거대책위원장을 맡아 박근혜 후보와 함께 여러 차례 지원유세에 참여한 것으로 드러났다. 그해 10월21일 열린 새누리당 충남도당 선대위 발대식에서 이 총리는 명예선거대책위원장으로 임명됐다. 당시 공동선거대책위원장에는 홍문표 의원 등 4명이 임명됐다. 이후 이 총리는 같은 해 11월27일 대전역 광장 유세, 11월28일 천안시 신부동 신세계백화점 앞 유세 등에 참여했다.
이어 민병주 새누리당 의원이 “2012년 대선 때 선대위 직책이 없었냐”고 묻자 이 총리는 “암 투병 중이라서 유세장엔 한두번 간 적 있으나 유세는 못했다”고 답했다. 박정현 총리 공보실장은 “당시 이 총리는 박근혜 후보 유세장에 가 있었던 정도였지, 지원유세를 하거나 선거에 관여한 건 아니다. 당시 몸이 안 좋은 상태라 단상 위에서 휠체어에 앉아 있기도 한 것으로 안다”고 해명했다. 하지만 이 총리는 2012년 12월7일 충남 천안시 동남구 병천면 아우내장터에서 박 후보 지지를 호소하며 “박 후보는 수도권 2000만표가 날아가는데도 500만표밖에 안 되는 충청인과의 약속을 지키기 위해 정치적 생명을 걸고 세종시 약속을 지켰다. 이젠 충청도 사람이 박 후보에게 보답해야 한다”고 연설했다.
김지훈 기자 watchdog@hani.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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