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성완종 리스트’ 이름 등장 뒤 처음 입 열어
“내가 안 도와줬다고 성 회장이 섭섭해했다기에…
총리는 고향 따지지 않고 법과 원칙에 따라야 해”
“내가 안 도와줬다고 성 회장이 섭섭해했다기에…
총리는 고향 따지지 않고 법과 원칙에 따라야 해”
성완종 전 경남기업 회장이 스스로 목숨을 끊은 뒤 성 전 회장의 측근들에게 15차례나 전화를 건 것으로 밝혀진 이완구 국무총리가 ‘성완종 리스트’에 이름을 올린 이후 처음으로 입을 열었다.
이 총리는 13일 오전 정부서울청사 앞에서 기자들을 만나, “그분(이용희 태안군의회 부의장)은 나하고 가까운 분이다. 내가 도지사 때 군(의회) 의장 하셨던 분”이라며 “내 말에 대해서 인터뷰를 하셨다고 하길래…(전화를 걸었다). 서너 통화 했고, 나머지는 통화가 안 됐다”고 말했다. 하루 전인 12일 이기권 전 새누리당 충남도당 대변인은 성 전 회장의 빈소가 차려진 서산의료원에서 기자회견을 열어, “이 총리가 (성 전 회장이 숨지기 전에 만나 얘기를 나눈) 이용희 태안군의회 부의장과 김진권 전 태안군의회 의장에게 각각 12통과 3통씩 전화를 걸어 성 전 회장과 ‘무슨 얘기를 했느냐’고 캐물었다”고 주장한 바 있다.
이 총리는 “(성 전 회장이) 굉장히 섭섭해하더라, 안 도와주셨다고. 같은 고향인데, 같은 고향인데 왜 안 도와줬느냐(고 했다고 들었다)”라며 “그런데 고향 따질 사안이 아니죠, 이 사안은. 총리라는 사람이 법과 원칙에 따라서 나랏일을 해야지, 같은 고향이라고 도와주고 그런 사안은 아니잖나”라고 말했다. 이 부의장과 김 전 의장은 성 전 회장이 스스로 목숨을 끊기 전날인 8일 만났던 이들로, 이 부의장은 11일 언론 인터뷰에서 “성 전 회장이 이 총리의 이름을 여러 차례 언급하면서 섭섭함을 토로했다”고 말한 바 있다.
성 전 회장과의 사이에 대해, 이 총리는 “국회의원을 같이 했고, 그렇게 좋으신 분이었고”라고만 말했다. 성 전 회장이 사망 당시 품고 있었던 메모에 본인의 이름이 들어간 이유 등에 대해서는 “국회에서 답변하겠다”라며 즉답을 피했다. 이 총리는 13일 11시부터 열리는 국회 대정부질의에 참석하고 있다.
김외현 기자 oscar@hani.co.kr
새누리당 충남동 이기권 전 대변인이 12일 휴대전화기 통화목록. 서산/연합뉴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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