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완구 국무총리. 김성광 기자 flysg2@hani.co.kr
새누리당 전 충남도당 대변인 “이 총리가 추궁” 폭로
“왜 성 전 회장이 타깃이 됐는지 진실 밝혀져야”
“왜 성 전 회장이 타깃이 됐는지 진실 밝혀져야”
이기권(50) 전 새누리당 충남도당 대변인은 성완종 전 경남기업 회장의 기자회견 직후 지역 정치인 2명과 성 전 회장을 만났으며, 그 자리에서 성 전 회장이 “이완구 총리가 이러면 안 된다”고 말하며 억울해 했다고 12일 밝혔다. 또 이 총리가 지난 11일 성 전 회장을 만났던 지역 정치인 2명에게 여러 차례 전화를 걸어 “무슨 말을 했느냐”며 강압적으로 추궁했다고 폭로했다.
이 전 대변인은 “성 전 회장을 지난 8일 오전 기자회견 직후 서울에서 이아무개, 김아무개 충남 태안군의회 의원들과 함께 만났다. 김 의원이 ‘내일 영장실질심사 잘받고 나오시라’고 하자 한숨을 쉬면서 ‘새누리당 쪽에서 청와대에 불구속 수사 의견을 냈는데 그렇게 하지 못하겠다고 했다는 말을 들었다. 검찰 쪽에 지시해 쉽지 않을 것 같다’고 말했다”고 전했다.
그는 성 전 회장이 여러 차례 “이완구 총리가 이러면 안 되는데…”라고 말하며 가슴을 쳤다고 덧붙였다.
이 전 대변인은 “성 전 회장은 검찰이 이것저것 해봐도 잘 안 되자 분식회계까지 손을 대는 데 대해 억울해 했으며, 사람들이 전화를 받지 않고 피하자 자괴감을 느끼는 것 같았다. 이 총리는 성 전 회장을 잘 모른다고 했다지만, 디제이피(DJP) 연합 이후 당(자민련을 말하는 듯) 살림을 변웅전 의원과 성 전 회장이 맡았던 건 세상이 안다”고 설명했다.
이 전 대변인은 이어 김 군의원의 말을 빌려 “제이피(JP)와 홍문표, 김태흠 의원이 성 전 회장 수사와 관련해 이 총리에게 전화했더니 이 총리는 “전 총리가 진행한 사안이다, 내가 도와주지 못한다”고 답변했다고 전했다.
특히 이 전 대변인은 성 전 회장과 자신들이 만나 나눈 대화의 일부가 지난 11일 언론에 보도된 뒤, 이날 새벽부터 이 총리가 휴대전화로 이 군의원과 김 군의원에게 여러 차례 전화를 걸어 “성 전 회장과 무슨 애기를 했느냐? 나 대한민국 총리다. 5천만 국민이 혼란스러워 한다. 다 말하라”고 추궁했다고 폭로했다. 김 군의원은 “왜 성 전 회장과의 대화 내용을 이 총리에게 말해야 하느냐”며 반발했던 것으로 알려졌다. 이날 공개된 이 군의원의 휴대전화에는 ‘이완구’, ‘이’로 이름이 저장돼 있는 2대의 휴대전화로 이날 오전 6시26분부터 오후 3시27분까지 18차례 수신된 기록이 남아 있으며, 김 군의원도 같은 번호로 걸려온 전화를 3차례 받은 것으로 알려졌다.
이 전 대변인은 “왜 성 전 회장이 타깃이 됐는지 진실이 밝혀져야 한다”고 말했다.
송인걸 기자 igsong@hani.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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