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정치 정치일반

‘마당발’ 성완종, 친박·친이는 물론 야당까지 전방위 ‘인맥’

등록 2015-04-10 20:46수정 2015-04-10 23:14

고 성완종 전 회장, 정치권 인맥
‘충청포럼’이 기반…이완구 총리 등과 친분
2007년 경선 전후 친박·친이계와도 교류
반기문 사무총장 동생 경남기업 상임고문
서청원 최고위원은 부사장 출신을 참모에
목숨을 끊기 전 언론 인터뷰와 메모 등을 통해 현 정부 핵심 실세들에게 수억원의 금품을 전달했다고 주장한 성완종(64) 전 경남기업 회장은 정치권에서 ‘마당발’로 통한다. 김종필 전 국무총리, 이완구 국무총리, 반기문 유엔 사무총장, 서청원 새누리당 의원 등을 비롯해 새정치민주연합의 박병석 전 국회부의장 등 여야를 가리지 않고 다양한 인맥을 구축해왔다.

성 전 회장의 인맥 기반은 ‘충청포럼’이다. 그는 2000년 이 포럼을 설립해 회장을 맡으면서 충청권 출신 정치권 인사들과 본격적인 교류에 나섰다. 충청포럼은 충청도 출신 정관계 인사와 언론인들이 만든 모임으로 전국 10개 지부에 100여개의 지회, 회원수 3500여명에 이르는 거대조직이다.

성 전 회장은 충청포럼을 통해 반기문 유엔 사무총장과도 교류를 이어왔다. 반 사무총장은 포럼 창립 때부터 성 전 회장과 함께했고, 유엔 사무총장이 된 뒤 한국을 방문할 때 충청포럼 행사에 참석하기도 했다. 반 총장 동생인 반기상씨는 성 전 회장의 경남기업에 상임고문으로 재직중이다. 정운찬 전 국무총리와 오연천 전 서울대 총장 등도 충청포럼 운영위원으로 성 전 회장과 인연을 맺어왔다. 한때 유력 대권주자였던 이회창 전 한나라당 총재도 이 포럼 회원으로 알려져 있다. 성 전 회장은 충청포럼을 발판 삼아 2003년 옛 자유민주연합에서 당시 김종필 총재의 특보단장을 맡기도 했다.

성 전 회장은 충청권 인사들 외에도 2007년 한나라당 대통령 후보 경선에서 박근혜 당시 후보를 측면지원하며 ‘친박’(친박근혜)계 인사들과 친분을 쌓았고, 그해 17대 대선에서 이명박 후보가 당선된 뒤에는 대통령직인수위원회 국가경쟁력강화특별위원회 자문위원 역할을 맡으면서 ‘친이’(친이명박)계에까지 인맥을 넓혀갔다.

친박 좌장인 서청원 새누리당 최고위원은 성 전 회장의 경남기업에서 부사장으로 일한 윤아무개씨를 참모로 두고 있으며, 올 초 이완구 전 새누리당 원내대표가 국무총리가 되는 과정에서도 성 전 회장이 바깥에서 ‘충청 총리 탄생’을 위해 전방위적 노력을 기울였던 것으로 전해진다. 성 전 회장은 이명박 전 대통령의 친형인 이상득 전 의원과 이 전 대통령 측근인 김신종 전 광물자원공사 사장과도 오랫동안 친분을 쌓아온 것으로 알려져 있다.

야당 의원들과도 가깝다. 새정치연합의 한 충청권 지역위원장은 “충청권 출신 유력인사 중 ‘왕따’가 아닌 이상 성 전 회장의 충청포럼과 직간접으로 인연이 없는 인사는 없다”고 말했다. 성 전 회장이 노무현 대통령 시절, 두 차례나 특별사면 혜택을 받은 것을 두고 야당 쪽 인사들을 두루 ‘관리’해 온 게 영향을 미쳤다는 얘기도 나온다.

충청포럼에는 박병석 전 국회부의장과 권선택 대전광역시장 등 충청권 출신 새정치연합 의원 전원이 가입돼 있다. 하지만 새정치연합 의원들은 대부분 “성 전 회장을 알긴 하지만, 특별한 관계를 유지하진 않았다”는 입장이다. 충청권의 한 3선 의원은 “평소 성 전 회장이 ‘돈질’을 많이 한다는 얘기가 지역에서 돌긴 했지만, 힘없는 야당에 부탁할 게 뭐가 있겠느냐”며 성 전 회장과의 관계에 선을 그었다.

김경욱 이정애 기자 dash@hani.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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