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정치 정치일반

길 잃은 민주당…새판짜기냐 독자쇄신이냐 ‘백가쟁명’

등록 2012-12-23 20:59수정 2012-12-24 08:42

텅빈 민주당 회의실 대통령선거 패배 뒤 새 지도부 구성을 모색하고 있는 서울 영등포 민주통합당 당사 지도부 회의실이 23일 오후 텅 비어 있다. 이정우 선임기자 woo@hani.co.kr
텅빈 민주당 회의실 대통령선거 패배 뒤 새 지도부 구성을 모색하고 있는 서울 영등포 민주통합당 당사 지도부 회의실이 23일 오후 텅 비어 있다. 이정우 선임기자 woo@hani.co.kr
문재인 ‘국민정당 재구성’ 재검토
비주류 “패배 원인 분석부터”
안철수·심상정쪽 결합도 난제
당내, 정책적 ‘대안야당’ 제시
밖에선 ‘중도연합정치’ 주문도
대선 패배의 충격에서 헤어나지 못하고 있는 민주통합당의 진로를 두고 당 안팎에서 백가쟁명의 논쟁이 일고 있다. 당의 구조와 연합정치 노선, 정책 등 여러 층위로 논쟁이 진행될 조짐이다.

문재인 대표대행은 대선 국면에서 세운 ‘국민연대’를 통해 민주당을 ‘국민정당’으로 재구성하는 방안을 추진했으나 이를 재검토중이다. 문 대표의 한 측근은 “국민연대를 통한 국민정당을 유력한 대안으로 검토했지만 이번 기회에 진영 전체의 미래를 재검토해야 한다는 의견이 많아 새로운 방안을 검토하고 있다”고 전했다. 안경환 교수나 윤여준 전 환경부 장관 비상대책위원장 카드를 접은 것은 이와 무관하지 않다. 문재인 캠프에 참여했던 한 의원은 “지금 민주당 구조로는 문재인 후보가 받았던 지지율을 온전히 받아내기가 쉽지 않다. 새로운 틀을 구성해 지지기반을 확대해야 한다”고 말했다.

국민연대를 통한 국민정당 건설에는 몇 가지 난관이 기다리고 있었다. 심상정·노회찬 의원 등이 이끄는 진보정의당의 합류 문제와 안철수 세력의 결합 문제가 대표적이다. 수도권의 한 중진 의원은 “이번 대선에서 중도세력에 대한 견인을 오로지 안철수 전 후보에게 맡기고 중도파에 대한 정책이나 카드를 내놓지 않았다는 게 주요한 패인 중 하나였다. 진보정의당의 합류는 진보당을 위해서도, 민주당을 위해서도 바람직하지 않다”고 말했다.

21일 의총에 앞서 열린 중진의원 조찬에선 안철수 세력과의 결합 문제가 뜨거운 감자로 떠올랐다고 한다. 서울 지역의 한 중진 의원은 ‘이번 기회에 확실히 선을 긋고 가야 한다’고 목소리를 높인 반면, 서울 지역의 다른 3선 의원은 ‘안철수 세력을 끌어안아야 2014년 지방선거 때부터 답을 찾을 수 있다’는 정반대 의견을 내놓았다고 한다.

특히 비주류 쪽에선 ‘국민연대가 주류의 기득권 구조를 유지하려는 토대 아니냐’고 의심해 왔다. 비주류 쪽 한 중진 의원은 “당내 주류들은 ‘이-박 담합’으로 총선 패배의 책임론을 정면돌파한 바 있는데, 이번에는 국민연대로 대선 패배 책임론을 돌파하려는 것이 아닐까 의심된다”고 말했다. 국민연대를 통한 국민정당론을 재검토하는 것은 이런 면들을 종합적으로 재검토한 결과인 것으로 보인다.

이 의원은 “현재는 당의 구조를 바꾸는 문제보다 당의 정체성을 다시 세우는 일이 중요하다. 대선 패배의 원인과 이유를 분석하는 일이 우선돼야 한다”고 말했다. 수도권의 한 3선 의원도 “지금은 당의 체질을 바꿔야 할 때지, 사람을 더 늘릴 때가 아니다”라며 “민주당은 그간 하드웨어를 확장하는 데만 몰두하다 정작 정책 마련과 대안 제시라는 소프트웨어는 경시해 왔다. 지금은 소프트웨어에 주목해야 할 때”라고 의견을 냈다.

당내의 공개적인 의견 개진도 이어지고 있다. 손학규 상임고문은 22일 저녁 자신의 싱크탱크인 ‘동아시아미래재단’ 송년회에서 “정권교체를 위해 단일화하면 된다는 진영논리에서 벗어나지 못했다”고 비판한 것으로 전해졌다. 손 고문은 “시대정신을 제대로 읽지 못했고 국민의 눈높이에 우리를 맞추겠다고 말했으나 실제로는 자신들의 눈높이에 국민을 끼워 맞추려 했다. 국민은 맹목적인 정권교체, 야권 단일화를 원한 게 아니었다”고 지적했다고 참석자들은 전했다.

진보 쪽의 정책통으로 통하는 민주당 최병천 보좌관(민병두 의원실)은 블로그에 올린 글에서 민주당이 그동안 추진해 왔던 ‘야권연대-단일화 노선’을 실패로 규정하고 독자 집권이 가능한 정당으로 거듭나는 데 집중해야 한다는 뜻을 밝혔다. 최 보좌관은 “문재인 캠프가 출마 선언 직후부터 과도하게 ‘야권 단일화’ 의제에 매달리면서” 자신들의 가치, 노선과 비전을 알리지 못했다고 분석했다. 최 보좌관은 “군부독재 시절에 만들어진 ‘선명 야당’의 노선을 버리고 정책적 대안을 제시하는 ‘대안 야당’으로 거듭나야 한다”며 “반값등록금이나 무상급식과 같은 정책적 대안을 제시해야 한다”고 밝혔다.

앞서 박명림 교수와 최태욱 교수는 <한겨레> 대담(21일치 1·4·5면)에서 민주당의 단독 집권이 불가능하다고 진단한 뒤, 안철수 세력을 중심으로 한 중도보수 정당이 나오면 민주당, 진보정당 등 3대 세력이 결선투표를 고리로 연대하는 ‘연합정치 강화론’을 제시한 바 있다.

이태희 기자 hermes@hani.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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