한겨레

문재인 민주통합당 후보의 대선 패배 뒤 민주통합당의 운명은 어떻게 될 것인지 주목받고 있다.

민주당은 이번 패배로 두번 연속 정권 창출에 실패했다. 민주당은 대선 기간 ‘새정치’ 실현을 내걸고 각종 개혁 과제들을 제시했음에도 국민의 신임을 얻는 데 실패했다. 초고강도 쇄신 요구가 안팎에서 불붙게 될 가능성이 커졌다.

일단 민주당의 지도체제가 어떻게 될 것인지가 관심이다. 먼저 문 후보가 비상대책위원회를 구성할 필요가 있다. 이후 비대위를 중심으로 수습책과 차기 당 지도부 선출을 포함한 당의 미래 구상을 내놓아야 한다. 비대위와 동시에 정치개혁특별위원회를 구성할 가능성도 있다. 이미 약속했던 정당개혁안을 구체화한 뒤, 이에 근거해 당 지도부를 선출할 가능성이 예상된다. 당헌에 따를 경우 내년 1월20일 직후가 지도부 선출 시한이 될 것으로 보인다.

무엇보다 당 지도부 선출에 앞서 당을 유지할지 말지에 대한 결정이 비대위 차원에서 먼저 이뤄질 가능성도 있다. 선거 패배 책임론이 분출하면서, 기존 민주당을 깨고 새로운 틀의 야당을 만들어야 한다는 신당 창당론이 제기될 수 있다.

어느 쪽이 됐든 문 후보를 뒷받침해온 ‘친노’ 주류와 ‘비노’ 비주류 간 주도권 다툼은 불가피할 것으로 예상된다. 일단 친노 주류 그룹에 대해선 2선 퇴진 요구가 거세질 것으로 보인다. 특히 비노 비주류 그룹은 선거 패배의 책임론을 제기하며 강공을 펼칠 가능성이 크다. 그러나 팽팽했던 대선 결과와 지도부 공백을 메꿀 마땅한 대안 세력이 없다는 점을 들어 친노 주류가 계속 당권을 이어가려 시도할 가능성도 배제할 수는 없다.

당 바깥 세력의 향배가 민주당의 진로에 결정적 영향력을 발휘할 가능성도 있다. 특히 안철수 전 후보 쪽의 선택이 중요할 것으로 보인다. 선거 패배는 민주당을 환골탈태해 완전히 새로워진 모습을 보여주지 않고서는 미래가 없다는 인식을 확산시킬 것으로 보인다. 친노, 비노를 막론하고 이를 위한 유력한 방법으로 안철수 전 후보 세력과의 결합을 일차적으로 떠올릴 가능성이 크다. 안 전 후보가 대선 패배 책임에서 한발 벗어난데다, 새정치의 상징성을 한몸에 안고 있다는 점 때문이다. 특히 단일화 경쟁 기간 안 전 후보를 암묵적으로 지지했던 비주류 그룹은 안 전 후보와의 결합을 최우선 과제로 제기할 가능성이 유력하다.

안 전 후보가 민주당의 구상에 호응할지는 미지수다. 다만 안 전 후보가 기존 민주당을 유지하는 것을 전제로 여기에 결합할 가능성은 희박하다는 것이 정치권의 일반적 관측이다. 민주당 관계자는 “안 전 후보와의 결합을 고려한다면, 신당 창당 이외에는 길이 없다고 본다”고 말했다. 안 전 후보가 결합하지 않을 경우도, 민주당은 ‘정권교체-새정치 국민연대’의 시민사회 세력과 진보정의당 등 바깥 세력과의 통합에서 위기의 탈출구를 찾으려 할 가능성이 있다.

손원제 기자 wonje@hani.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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