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정치 정치일반

국민 눈쏠린 ‘첫 양자토론’ 막판 부동표 누구 품으로?

등록 2012-12-16 22:07수정 2012-12-17 16:28

제18대 대통령 선거를 3일 앞둔 16일 저녁 서울역을 찾은 시민들이 양자토론 방식으로 진행된 세번째 대선 후보 티브이 토론회를 시청하고 있다. 김경호 기자 jijae@hani.co.kr
제18대 대통령 선거를 3일 앞둔 16일 저녁 서울역을 찾은 시민들이 양자토론 방식으로 진행된 세번째 대선 후보 티브이 토론회를 시청하고 있다. 김경호 기자 jijae@hani.co.kr
3차 걸친 TV 토론 막내려
이정희 통합진보당 후보의 전격 사퇴로 18대 대통령 선거에서 박근혜-문재인 후보의 양자토론이 16일 저녁 처음이자 마지막으로 이뤄졌다. 이에 따라 최종 3차 법정토론이 사흘 앞으로 다가온 박빙의 대선 판세에 얼마나 영향을 끼칠 것인지 관심을 끌고 있다.

양자토론은 기존 3자토론과는 형식과 내용 면에서 전혀 다른 양상으로 진행됐다. 두 후보는 달라진 규칙에 맞춰 치열한 상호토론과 자유토론을 벌였다.

주제는 저출산·고령화 대책, 교육제도 개선 방향, 범죄예방과 사회안전 대책, 과학기술 발전 방안 등 네 개 분야였지만, 격돌은 주제와 관계없이 도처에서 벌어졌다.

박근혜 후보는 교육 분야 토론에서 문재인 후보가 전교조 출신 이수호 서울시교육감 후보와 공조하는 이유가 뭐냐고 따졌다. 문재인 후보는 이런 문제제기를 예상한 듯 박 후보가 전교조를 거론하는 것이 이념공세라고 정면으로 맞받았다. 범죄예방과 사회안전 대책 토론에서, 문재인 후보는 핵발전소의 안전 문제를 들고나왔고, 박근혜 후보는 인터넷 댓글달기 의혹을 받고 있는 국정원 여직원의 인권 문제를 거론했다. 두 사람은 특히 국정원 여직원에 대해 전혀 다른 시각을 보였다. 박근혜 후보는 민주당의 처사에 대해 인권유린이라고 공격했고, 문재인 후보는 박근혜 후보가 형사사건 피의자인 국정원 여직원을 감싸는 이유가 뭐냐고 반박했다.

그러나 이번 토론에서는 박근혜 후보를 거칠게 몰아붙이던 이정희 후보가 빠지면서 지난 1·2차 토론에서 나타났던 팽팽한 긴장감이 다소 떨어졌다. 두 후보가 갑자기 변경된 토론 규칙을 제대로 숙지하지 못하는 바람에 상호토론 중에 상대방의 말을 끊고 들어가는 등 토론이 매끄럽게 진행되지 못하는 현상도 빚어졌다.

이정희 후보 전격사퇴로
박-문 치열한 상호토론 벌여
120분간 반론·재반론 거듭

새누리 “변수 되긴 어려워”
민주 “표심에 상당한 영향”

앞서 선거방송토론위원회(위원장 유일상)는 이정희 후보의 사퇴 소식이 전해진 직후 긴급하게 전체 위원회를 소집해, 상호토론에서 반론과 재반론을 보장하고, 주제마다 상호토론과 자유토론을 병행하는 쪽으로 토론 방식을 변경했다. 이정희 후보의 사퇴에도 불구하고 120분 토론 시간은 줄이지 않았다. 이번 대선에서 후보간 토론이 거의 이뤄지지 않았다는 점을 고려했기 때문이다.

이에 따라 박근혜·문재인 후보의 발언 시간은 지난 두 차례 토론에 비해 50%씩 늘어났다. 또 지난 토론에서는 다른 두 후보의 토론 시간에 휴식을 취할 수 있었지만, 이번에는 두 시간 내내 질문과 답변에 몰두하게 되면서 집중도가 훨씬 높아졌다.

시청률 조사업체 티엔엠에스가 조사한 지난 4일 1차 토론회 지상파 3사 시청률은 36.2%, 종합편성·보도 채널까지 합친 시청률은 40.8%였다. 지난 10일 2차 토론회는 각각 37.9%, 43.6%로 1차 토론회보다 오히려 올라갔다. 1차 토론회의 시청률은 <한국방송>(KBS)과 <문화방송>(MBC) 두 곳이 중계한 5년 전 17대 대선 첫 토론회 시청률(24.0%)보다 12%포인트 이상 높은 것이다. 노무현·이회창·권영길 세 후보가 나왔던 2002년 1차 토론 시청률도 33.8%로 이번보다는 낮았다. 16일 저녁 양자토론 시청률은 일요일 저녁임에도 꽤 높게 나올 것으로 예상된다.

세 차례의 텔레비전 토론이 판세에 얼마나 영향을 미쳤는지는 정확히 측정하기 어렵다. 다만, 지난 4일 이후 문재인 후보가 박근혜 후보와의 격차를 좁혀가고 있는 추세를 볼 때, 토론이 문재인 후보에게는 플러스, 박근혜 후보에게는 마이너스로 작용하고 있는 것으로 추정된다. 특히 젊은층 유권자 가운데 일부는 박근혜 후보에 대한 부정적 인식을 굳혀 문재인 후보 지지로 돌아섰을 가능성이 있어 보인다. 이날도 토론 도중에 박근혜 후보가 전교조 문제를 거론하자 젊은 누리꾼들은 “왜 주제와 관계없이 색깔론을 들고나오느냐”고 불만을 드러냈다.

후보간 텔레비전 토론의 영향에 대해 양당의 분석은 ‘제 논에 물 대기’로 엇갈렸다.

새누리당 핵심 당직자는 “1차 토론은 이정희 후보가 독설을 많이 해서 박근혜 후보에게 유리하게 작용했다. 2차 토론은 이정희 후보가 태도를 바꿔서 무승부였다. 세번째는 이정희 후보가 빠져서 토론이 투표에 영향을 미치기는 어려울 것 같다. 전반적으로 텔레비전 토론이 변수가 되긴 어려울 것 같다”고 평가했다.

우상호 민주통합당 공보단장은 “과거 선거에서는 워낙 토론이 많아서 텔레비전 토론의 변별력이 상대적으로 낮았다. 이번에는 박근혜 후보의 회피로 후보간 토론이 법정토론 세 번밖에 이루어지지 않았다. 1·2차 토론은 상당한 화제를 불러일으켰다. 3차 토론은 주목도가 더 높았다. 막판 부동층 표심에 상당한 영향을 미칠 것으로 본다”고 말했다.

성한용 선임기자 shy99@hani.co.kr

[대선후보 3차 TV토론 관련기사]

▷ 불꽃튄 박근혜-문재인 양자토론 전문
▷ 박 “그래서 대통령 되려고 하잖아요” 반복
▷ [만평] 벌처럼 쏘고 나비처럼 날아간…이정희
▷ 긴장한 두 후보, 사회자 덕담 제안에…
▷ 박 “국정원 여직원 인권침해” 문 “수사중인 사건, 수사개입하나”
▷ [화보] 화끈해진 양자토론, 달아오른 박·문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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