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정치 정치일반

이정희의 ‘1%+α’…초박빙 판세 결과 뒤바꿀수도

등록 2012-12-16 20:04수정 2012-12-17 09:34

이정희 통합진보당 대선 후보(앞줄 왼쪽에서 두번째)가 16일 오후 국회 정론관에서 대선후보직 사퇴 기자회견을 하고 있다.  신소영 기자 viator@hani.co.kr
이정희 통합진보당 대선 후보(앞줄 왼쪽에서 두번째)가 16일 오후 국회 정론관에서 대선후보직 사퇴 기자회견을 하고 있다. 신소영 기자 viator@hani.co.kr
이정희 후보 사퇴 판세 영향은
사퇴 이유로 정권교체 꼽아
지지층 문쪽으로 이동할 듯
“투표 포기하거나 무효 늘것”
일각선 ‘변수 안된다’ 분석도

선거일을 사흘 앞두고 나온 이정희 통합진보당 대통령 후보의 전격적인 사퇴는 막판 혼전 판세에 적잖은 영향을 끼칠 것으로 보인다.

대선 출마 선언 이후 별다른 시선을 끌지 못하던 이정희 후보는 두 차례의 텔레비전 토론에 힘입어 공표금지일(12일) 직전 여론조사에서는 지지율을 2% 가까이 끌어올렸다. 지난 12일 <한겨레> 여론조사에서 이 후보의 지지율은 1.7%였다.

보수와 진보개혁세력의 표심이 박근혜 새누리당 후보와 문재인 민주당 후보에게 쏠려 종이 한 장의 지지율 차이를 보이고 있는 이번 선거에서 1.7%~2%의 지지율은 투표 결과를 뒤바꿀 수 있는 수치다. 이번 대선의 유권자 수는 4046만4641명이다. 투표율을 70%로 가정할 경우 2800만표가 되고 박근혜 후보와 문재인 후보는 1400만표 이상을 얻기 위해 모든 힘을 쏟아붓고 있다. 이정희 후보가 16일 사퇴 이유를 정권교체라고 밝힘에 따라 이 후보를 적극 지지해왔던 유권자들의 표는 문 후보 쪽으로 대부분 이동할 것으로 보인다. 지지율을 득표율로 바로 환산할 수는 없지만, 1%면 대략 28만표, 2%면 56만표다.

이 후보 쪽은 사퇴에 앞서 혼전 상황이 명쾌해지길 원했다고 한다. 문 후보가 일찌감치 앞서나가거나 박 후보가 압도적으로 우세할 경우 굳이 이 후보가 사퇴하지 않아도 야권표가 흩어져 정권교체가 물건너가게 됐다는 식의 비난을 신경쓰지 않아도 되기 때문이다. 전자는 2002년 대선의 노무현-권영길 후보의 사례이고, 후자는 2007년 정동영-권영길 후보 사례에 해당한다. 그런데 선거일이 임박할수록 판세를 점치기 힘들어지자 이 후보와 통합진보당만을 지지해온 얼마 안 되는 표나마 문 후보 쪽으로 보태지 않을 수 없다고 판단한 것으로 보인다. 이 후보 캠프의 한 핵심인사는 “사실 우리 쪽 지지자들은 여론조사 응답률이 매우 낮다. 지난 4·11총선의 후과 때문이다. 현재의 여론조사 수치보다는 표를 더 갖고 있다고 본다”고 말했다. 실제 통합진보당 당원 중에는, 야권후보단일화 여론조사 때 나이 등을 사실과 다르게 답했다가 수백만원의 벌금을 받은 이들도 적지 않다.

이 후보가 사퇴하지 않았더라도 이 후보 지지자들은 문 후보에게 투표할 가능성이 커 대선에 별다른 변수가 되지 못할 것이라는 관측도 있다. 또 2010년 경기도지사 선거 당시 선거일 사흘 전에 사실상 유시민 후보 지지를 선언하면서 사퇴했던 심상정 후보의 사례를 보면, 이 후보 적극 지지층이 투표를 포기하거나 아니면 사퇴한 이 후보 이름에 기표해 결과적으로 무효표가 양산될 수도 있다. 투표장엔 ‘이정희 후보가 사퇴했다’는 안내문구가 나붙지만 투표용지는 이미 인쇄가 끝나 이정희 후보의 이름이 그대로 나온다. 2010년 경기도지사 선거 당시 무효표는 전체 투표수의 4%에 이르는 18만3천여표였다. 그 이전 경기도지사 선거에서 무효표의 비율이 1.0~2.2%였던 만큼, 소신을 갖고 사퇴한 심 후보에게 투표한 이들이 최소한 2% 이상이었던 셈이다.

김보협 기자 bhkim@hani.co.kr

[관련 영상] <한겨레캐스트> ‘초박빙 대선’··· 후보들 표정을 주목하라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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