강만희
대구 동성로 박 후보 지지연설하면서
“박근혜 당선안되면 저희들 할복해야”
“박근혜 당선안되면 저희들 할복해야”
배우 강만희(65)씨가 안철수 전 대선 후보를 간신이라고 부르며 죽여버려야 한다고 발언해 물의를 빚고 있다.
강씨는 ‘장녹수’ ‘야망의 세월’ ‘태조왕건’ 등에 출연한 중견 배우로 박근혜 새누리당 대선 후보의 연예인홍보단인 ‘누리스타’의 상임고문을 맡고 있다.
강씨는 12일 대구 동성로2가에서 박 후보 지지연설에 나섰다. 강씨의 뒤로는 탤런트 송재호씨 등 박 후보 지지 유세에 참여한 연예인들이 서 있었다.
강씨는 마이크를 잡고 “여기 팔공산에서 왕건을 살리고, 8장군이 죽었다. 그래서 팔공산이다. 제가 사극을 많이 하는데 보면 간신이 많이 나온다”고 말했다.
강씨는 모인 청중에게 물었다. “간신은 어떻게 해야 해요?” 청중 곳곳에서 “죽여야 한다”는 답변이 나오자, 강씨는 “네, 죽여뿌려야 됩니다. 아주 죽여뻐려야 됩니다. 나라를 위기에 빠트리고 대통령과 옛날의 왕을 흔드는 게 간신입니다”라고 이어갔다.
강씨는 다시 물었다. “간신은 누구죠?” 청중으로부터 “문재인이요”라는 답변이 나오자, 강씨는 다시 물었다. “문재인은 간신이 아니고 안 뭐라고?”
청중의 답변도 달라졌다. “안철수요!” 강씨의 지지발언이 이어졌다.“네. 이런 간신이 날뛰는 게 대선 정국입니다. 여러분이 똑바로 인식하고 여러분 가족에게 아들에게 친척에게 지금 간신배들이 날뛰고 있습니다. 만약에 대통령 박근혜가 안 되면 이 동성로2가에서 여러분과 저희들이 할복을 해야 돼요.약속하는 분들 손 한번 들어보세요. 지금부터 전화 돌릴 사람들 손한 번 들어봐주세요” 청중의 반응이 이어지자 강씨는 “여러분 감사하다. 나라가 위기를 맞이할 때마다 여러분이 나라를 지켰다. 나라를 구할 분 누구인가. 기호 몇 번?”라고 물으며 말을 맺었다.
13일 오전 강씨의 위와 같은 발언 내용을 담은 영상은 인터넷과 사회관계망서비스(SNS)를 통해 빠르게 전파되고 있다. 이 영상을 본 누리꾼들은 “발언이 도를 넘었다”며 비판의 목소리를 높이고 있다.
트위터 아이디 @junglim****은 “김동길은 안철수의 암살을 말하고 강만희는 안철수를 죽여버려야한다고 하고 김중태는 문재인의 자살을 예언한다. 이런 이들이 국민대통합을 한다면서 상대에게 네거티브하지 말란다. 엽기 그 자체가 아닌가”라고 꼬집었다. @zmnh****은 “배우 강만희는 지능적인 문·안 지지자다 박근혜편인 척하며 박근혜지지자들을 떨어트리려는 속셈이다”라고 비꼬았다.
@feel****은 “이 사람 사극을 많이 했다더니 지금도 왕조시대인 줄 아나 봅니다. 민주주의 시대의 주권자는 ‘국민’입니다. 대통령 후보를 위해 국민에게 ‘할복’하라는 자는, 간신이 아니라 ‘역적’입니다”라고 적었다.
한편 문재인 민주당 대선후보 캠프는 13일 논평을 내어 “이 말대로 한다면 선거가 끝나면 아마 대한민국의 반은 형장의 이슬로 사라지거나 자결해야 할 처지다. 갈 데까지 간 막장 저질 유세고 있을 수 없는 이야기다”라며 강씨의 발언을 비판했다.
정환봉 기자 bonge@hani.co.kr
항상 시민과 함께하겠습니다. 한겨레 구독신청 하기