박근혜 ′줄푸세=경제민주화′ 발언 논란
전문가들 “심각한 모순” 비판
민주당 “물과 불이 같다는 말”
김종인 “줄푸세, 이미 지난 개념”
전문가들 “심각한 모순” 비판
민주당 “물과 불이 같다는 말”
김종인 “줄푸세, 이미 지난 개념”
박근혜 새누리당 후보가 10일 2차 텔레비전 토론에서 ‘2007년 한나라당 대선후보 경선 당시 공약으로 내걸었던 ‘줄·푸·세’와 지금 공약인 경제민주화는 논리적으로 같다’고 말한 것에 대해, 야당과 전문가들이 “심각한 논리적 모순”이라고 비판하면서 여야가 공방을 펼쳤다. ‘줄푸세’는 ‘세금은 줄이고, 규제는 풀고, 법질서는 세우겠다’는 뜻을 박 후보가 줄여서 한 말이다.
문재인 민주통합당 후보 선대위의 이정우 경제민주화위원장은 11일 <한국방송>(KBS) 인터뷰에서 “(줄푸세와 경제민주화는) 서로 다른 말이다. ‘물과 불은 같은 것으로 본다’고 말하는 것”이라고 비판했다.
박근혜 캠프의 정책 좌장 격인 김종인 국민행복추진위원장도 여러 차례 줄푸세와 경제민주화는 다르다고 공개적으로 밝힌 바 있다. 김 위원장은 10월2일 <문화방송>(MBC) ‘100분 토론’에 출연해 “줄푸세는 5년 전 박근혜 후보가 당내 경선을 치를 때 들고나온 것으로 그때 상황에 맞게 나왔다. 실제로 줄푸세와 경제민주화는 같을 수가 없다”고 말한 바 있다.
박 후보는 2차 텔레비전 토론에서 ‘줄’은 중산층과 중소기업의 세금을 줄이자는 것이고, ‘푸’는 불필요한 기업 규제를 풀고, ‘세’는 대기업의 중소기업에 대한 전횡과 불공정행위를 막기 위해 법질서를 세우는 것이란 방향으로 설명했다. 하지만 2007년 ‘줄푸세’를 주장할 당시, ‘줄’은 법인세 인하 등 대기업에 혜택이 가는 쪽에 초점이 맞춰져 있었다. 특히 논란이 되는 것은 ‘세’이다. 2007년 박 후보는 “법 위에 떼법이 존재해 폭력을 쓰고 우기면 된다”며 파업 등 노조활동을 겨냥해 ‘법질서 세우기’를 강조한 바 있다.
박 후보의 이런 줄푸세의 기본 방향은 이명박 정부의 경제정책에 거의 그대로 반영됐다. 감세는 소득세율·법인세율 인하와 종합부동산세 축소 등 부자와 대기업을 중심으로 시행됐다. 규제완화도 출자총액제한제 폐지와 금산분리(금융자본과 산업자본의 분리) 완화 등 그 혜택이 주로 재벌들에 돌아갔다. 법질서 세우기는 ‘용산참사’ 등의 비극으로 이어졌다. 그 결과 지난 5년 동안 우리 경제의 양극화가 더 심해지고 민생은 위기를 맞는 등 경제민주화가 크게 후퇴했다는 평가를 받았다.
김상조 경제개혁연대 소장(한성대 교수)은 “줄푸세는 5년 전 감세와 기업규제 철폐를 금과옥조로 여기던 신자유주의 풍조가 만연할 때 나온 정책이고, 지금의 경제민주화는 신자유주의 잘못을 인정하고 기조 전환이 필요하다는 인식에서 나온 정책”이라고 지적했다.
이런 비판에 대해 김종인 위원장은 “줄푸세는 이미 지난 개념이고, 시대 상황에 따라 생각은 바뀔 수 있는 것이다. 박 후보의 과거 줄푸세 주장을 근거로 경제민주화 의지가 있느냐고 묻는 것은 괜한 트집잡기”라고 반박했다. 그러나 김 위원장은 ‘줄푸세와 경제민주화가 논리적으로 같다’는 박 후보 주장의 타당성에 대해선 별다른 언급을 하지 않았다.
이태희 신승근 기자 hermes@hani.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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