대선 후보 초청 2차 텔레비전 토론회가 열린 10일 오후 서울 용산 아이파크몰 가전매장에서 직원들이 텔레비전을 바라보고 있다. 뉴스1
전문가들 관전평
박근혜, 이정희 맹공 대비한듯
일각선 “디테일 부족” 지적도
기존 순환출자·건보 정책 등
문재인, 박 후보 허점 헤집어
이정희, 6억 상속세 등 거론
자기 논리 앞세워 설전 벌여 10일 2차 텔레비전 토론회를 마치고 토론장을 떠나는 세 후보의 모습은 이날 토론의 분위기를 보여주는 듯했다. 박근혜 새누리당 후보는 결과를 자평해 달라는 기자들의 질문에 굳은 표정으로 아무런 답 없이 토론장을 나섰다. 문재인 민주통합당 후보는 “정책의 차별성을 확연하게 보여줬기 때문에, 국민들이 확실히 아셨기 때문에 평가하고 판단해 주실 것”이라고 말했다. 이정희 후보는 “박근혜 후보의 재방송 잘 보셨죠? 세번째 재방송 또 보실 겁니다”라며 박 후보를 겨냥한 공세를 거듭 예고했다.
서복경 서강대 현대정치연구소 선임연구원은 “오늘 토론에서는 이정희 후보가 정책적으로 박근혜 후보를 견제하면서 문재인 후보가 자기 이야기를 할 수 있는 공간을 만들었다. 박근혜 후보는 디테일이 약한 모습을 드러냈고, 이정희 후보는 자기 얘기만 반복했다”고 평했다. 김능구 폴리뉴스 대표도 “이번엔 이정희 후보가 문재인 후보의 존재감을 떨어뜨리는 것이 아니라 추격하는 동력을 제공했다. 반면 박근혜 후보는 이정희 후보와 서로 맞싸우는 구도를 만들어 손해를 봤다“고 평했다. 문 후보의 우세를 점치는 이들이었다.
동점이라는 의견도 많았다. 유창선 시사평론가도 “문 후보가 1차 토론회 때 약했던 존재감을 넘어서 정책적 차별성을 효과적으로 보였다. 박근혜 후보는 구체적인 내용은 상대적으로 약했지만, 지지층 입장에서 보기엔 안정감 있게 했다”고 말했다. 유 평론가는 그러나 “정책적 차별성은 드러났지만 지지율로 영향 줄 분위기는 아닌 것 같다. 크게 우열이 가려지지는 않았다”고 평했다. 이내영 고려대 교수(정치외교학과)도 “세 후보가 각자 스타일대로 할 말 다 했다”며 무승부라고 했다. 이 교수는 “이정희 후보는 예의를 지켜 점수를 땄고, 박근혜 후보는 각 분야 정책을 잘 이해하고 있었다. 문재인 후보는 박근혜 후보와 각을 세우면서 존재감을 드러냈고, 이정희 후보와의 차별성도 보였다”고 말했다. 판세에 지장이 없을 결과였다는 평이다. 이 교수는 “토론 결과를 보면 전체적으로 지지자들은 자기가 지지하는 후보가 잘한 것으로 생각하게 될 것 같다”며 “상대적으로 문재인 후보가 지난번보다 잘했지만, 다른 후보 쪽 지지자를 빼앗아 올 정도는 아니다”고 말했다.
윤희웅 한국사회여론연구소 조사분석실장은 “박 후보는 야당 후보 공약의 비현실성을 공격하면서 현실적 균형감각을 보여줬고, 문 후보는 1차 토론 때보다 상당히 적극적으로 나섰다”고 말했다. 두 후보의 무승부였다는 평이다. 곽동수 숭실사이버대 교수도 ‘박-문 무승부’라고 평했다. 곽 교수는 “박근혜 후보는 토론 훈련이 잘됐지만 자신있게 대답하지 않고 에둘러 넘어갔고, 문 후보는 논점을 잘 끌고 갔지만 설명이 많아서 토론에 어울리지 않았다”고 말했다.
[관련영상] <한겨레캐스트 #10> ‘문재인>이정희>박근혜 순으로 잘했다’
박근혜 후보가 선전했다고 평한 이들은 꼼꼼한 준비를 들었다. 김만흠 한국정치아카데미 원장은 “박근혜 후보가 준비가 잘됐다”고 평했다. 김 원장은 “문재인 후보는 마지막 자유토론이 인상적이었지만 도전자 입장에서는 제대로 목적을 달성하지 못했고, 이정희 후보는 기존의 진보진영 이야기만 되풀이했다”고 지적했다.
전원책 변호사는 “박근혜 후보가 잘했다. 문 후보도 잘했지만 건강보험 등에서 현실적이지 못한 정책이 많았다. 박 후보가 이런 문 후보의 미진한 점을 제대로 공략하지 못하는 점을 봐서는 전반적으로 후보들이 경제에 대한 이해도가 부족해 보였다”고 말했다.
윤평중 한신대 교수(철학과)는 “1차 토론 때와 달라진 것은 역동성 있게 진행된 후반부 자유토론이었다. 박 후보가 의료비 재원 문제와 박정희 비자금 6억원 논란 등에서 공격을 받을 때 ‘이미 답하지 않았느냐’고 논점 변경을 잘했다”고 말했다. 윤 교수는 “전체적으로 1차에 비해 토론의 격이 높아졌고, 이는 각 후보들이 절제를 했기 때문”이라고 평했다.
이태희 안창현 하어영 기자 hermes@hani.co.kr
일각선 “디테일 부족” 지적도
기존 순환출자·건보 정책 등
문재인, 박 후보 허점 헤집어
이정희, 6억 상속세 등 거론
자기 논리 앞세워 설전 벌여 10일 2차 텔레비전 토론회를 마치고 토론장을 떠나는 세 후보의 모습은 이날 토론의 분위기를 보여주는 듯했다. 박근혜 새누리당 후보는 결과를 자평해 달라는 기자들의 질문에 굳은 표정으로 아무런 답 없이 토론장을 나섰다. 문재인 민주통합당 후보는 “정책의 차별성을 확연하게 보여줬기 때문에, 국민들이 확실히 아셨기 때문에 평가하고 판단해 주실 것”이라고 말했다. 이정희 후보는 “박근혜 후보의 재방송 잘 보셨죠? 세번째 재방송 또 보실 겁니다”라며 박 후보를 겨냥한 공세를 거듭 예고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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