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정치 정치일반

박 “재벌 죽이기, 투자 위축” 문 “재벌 순기능 살리되 개혁”

등록 2012-12-10 23:12수정 2012-12-11 08:59

박근혜 새누리당 후보(왼쪽부터), 이정희 통합진보당 후보, 문재인 민주통합당 후보가 10일 오후 서울 여의도 (KBS) 스튜디오에서 중앙선관위 주최로 열린 2차 텔레비전 토론에 앞서 사회자의 설명을 듣고 있다. 국회사진기자단
박근혜 새누리당 후보(왼쪽부터), 이정희 통합진보당 후보, 문재인 민주통합당 후보가 10일 오후 서울 여의도 (KBS) 스튜디오에서 중앙선관위 주최로 열린 2차 텔레비전 토론에 앞서 사회자의 설명을 듣고 있다. 국회사진기자단
2차 TV토론 경제민주화 실현 방안
이 “1%로 100% 지배하는 총수 지배권 대수술”
경제민주화 실현 방안에선 기준 순환출자분 해소를 놓고 세 후보가 날선 대립각을 보였다.

박근혜 후보는 투자 위축 등을 이유로 이에 반대했고, 문재인·이정희 후보는 재벌의 경제력 집중 해소를 위해 필요하다고 맞섰다. 박 후보와 문 후보는 ‘줄푸세’(세금은 줄이고, 규제는 풀고, 법질서는 세운다)와 참여정부의 재벌개혁 정책을 놓고서도 신경전을 벌였다.

이 후보는 1%의 지분으로 100%의 지배권을 행사하는 재벌총수의 지배권에 대한 “대수술이 필요하다”며 재벌해체론을 주장했다. 그는 “새누리당도 경제민주화를 말하는데, 재벌에 트럭으로 정치자금을 받고 재벌에 몇조원의 세금을 깎아준 정당에 어울리는지 모르겠다. 조직폭력배가 팔뚝에 ‘착하게 살자’는 문신을 새긴 것과 뭐가 다르냐”고 말했다.

이에 박 후보는 “과도한 재벌 죽이기 정책은 투자 위축으로 이어져 잠재성장률 저하와 일자리 감소로 이어질 것”이라고 반박했다. 문 후보는 “재벌은 응당 개혁해야 하지만, 그렇다고 재벌이 가진 순기능, 세계적 경쟁력까지 해쳐선 안 된다”고 말했다.

기존 순환출자 해소 여부에 대해서도 박 후보는 ‘방어’, 문재인·이정희 후보는 ‘공격’으로 맞섰다. 박 후보는 “어쨌든 그동안 순환출자는 합법적으로 인정돼왔다. 갑자기 고리를 끊으라고 하면 수조원의 돈을 투입해야 한다. 그렇게 되면 법의 안정성 훼손 등 나쁜 악영향도 생각해야 한다”고 말했다. 문 후보는 박 후보 쪽 진영에 있는 김종인 국민행복추진위원장의 말을 빌려 박 후보를 몰아세웠다. 그는 “김종인 위원장도 순환출자 기존분을 해소하지 않으면 경제민주화를 안 하는 것이라고 얘기하지 않았나”라고 반박했다.

박 후보는 출자총액제한제(출총제) 부활을 공약으로 내건 문 후보를 공격했다. 그는 “문 후보의 경제민주화 핵심 공약들은 참여정부 때 약속하고도 지켜지지 않았다. 출총제를 폐지한다고 했다가 무산되는 등 그때 약속을 실천하지 않고, 왜 이번에 공약으로 내걸었느냐”고 물었다. 이에 문 후보는 “출총제는 이명박 정부 때 폐지됐다”고 반박했다.

문 후보는 박 후보가 2007년 대선 후보 당내 경선 때 내세웠던 줄푸세를 비판했다. 그는 “박 후보가 ‘경제민주화가 줄푸세와 맥을 같이한다’고 했는데 줄푸세라는 것이 부자들의 세금을 줄여주고 재벌에 대한 규제를 풀어주자는 것 아니냐”고 물었다. 이에 박 후보는 “줄푸세와 경제민주화가 다르지 않다고 보는 이유는 감세의 상당 부분이 중산층, 저소득층 중심으로 실현됐다”고 반박했다.

류이근 김외현 기자 ryuyigeun@hani.co.kr

[관련영상] <한겨레캐스트 #10> ‘문재인>이정희>박근혜 순으로 잘했다’


경기침체 원인과 해법
박 “참여정부때 양극화 가장 심해졌다”
문 “새누리, 115개 반민생법안 날치기”
이 “IMF 뒤 사회구조 바꿔야 서민 살아”

10일 저녁 열린 대선후보 토론의 첫번째 주제인 ‘글로벌 경제위기에 따른 경기침체’에 대한 해법은 문재인 민주통합당 후보와 이정희 통합진보당 대표가 비슷한 대책을 내놓았고, 박근혜 새누리당 후보는 두 후보와는 결이 다른 해법을 내놓았다. 문 후보와 이 후보는 경기침체에 맞서는 대안으로 재벌과 대기업에 집중된 양극화 해소를 첫 과제로 꼽았다. 반면 박 후보는 ‘새로운 성장동력 창출과 경기부양’에 무게를 뒀다.

구체적인 경기침체 극복 방안으로 박 후보는 “단기적으로 부동산거래 활성화 등을 통한 경기 활성화로 돈이 돌게 해야 하고, 장기적으로는 우리 경제의 체질 개선과 새로운 성장동력 창출 등으로 수출과 내수가 함께 가는 쌍끌이 경제가 되어야 한다”고 밝혔다. 문 후보는 “중소기업, 자영업자, 노동자들은 모두 힘들다고 아우성인데, 대기업은 해마다 10조, 20조원 영업이익 신기록을 경신하고 있다. 성장 혜택이 골고루 돌도록 경제구조를 바꿔야 서민도 살고 내수도 살 수 있다”고 강조했다. 이 후보는 “삼성전자 주가가 오늘 사상 최고치였다. 대기업은 위기가 아니다. 오이시디(OECD·경제협력개발기구) 수준으로 대기업, 고소득층에 증세해야 한다. 정리해고 자유롭게 하고, 비정규직 마음대로 쓰는 아이엠에프(IMF) 이후 사회구조를 바꿔야 서민들이 살 수 있다”고 말했다.

박 후보와 문 후보는 최근 경기침체의 원인과 책임 문제를 놓고 입씨름을 벌이기도 했다. 문 후보가 먼저 “새누리당 정부에서 가계부채도 늘고 물가도 많이 올랐다. 박 후보가 이명박 정부를 실패한 정권이라 했는데, 새누리당과 박 후보가 지난 5년 동안 115개 반민생법안을 날치기했다. 박 후보에겐 공동책임이 없다고 생각하냐”고 몰아세웠다. 이에 박 후보는 “참여정부 때 부동산값이 가장 많이 뛰었고, 양극화도 가장 심해졌고, 등록금도 역대 최고로 올랐다. 세계경제가 호황일 때 참여정부 성장률은 그에 못미쳤다”고 맞받았다. 문 후보는 이에 “참여정부가 양극화 대응 못했다는 점을 겸허히 받아들인다. 하지만 참여정부는 2007년 대선 때 심판을 받았고, 지금은 새누리당 5년을 심판하는 선거”라고 되받았다.

서민 가계부채에 대해선 후보들이 한목소리로 공감했다. 박 후보는 “가계부채 끄는 일이 급하다. 기초생활수급자 부채 70%를 탕감하겠다”고 말하자, 이 후보는 “기초수급자는 100% 탕감이 필요하다”고 더 보탰다. 문 후보도 “영세민들과 농어민들의 가계부채를 탕감하는 근본적 대책도 필요하다”고 말했다.

석진환 기자 soulfat@hani.co.kr

일자리 창출 방안
박 “중장년 퇴직전 고용데이터 잘 구축”
문 “임기내 비정규직 절반 정규직 전환”
이 “현 비정규직 보호법은 재벌보호법”

경제분야에 관한 선관위 주최 두번째 대선후보 토론회에서 박근혜·문재인·이정희 후보는 일자리 창출의 기본 방향과 실업 대책, 비정규직 차별 해소 등 고용 안정 방안을 놓고 설전을 벌였다.

박 후보는 2007년 ‘줄푸세’ 정책과 마찬가지로 정책의 주요 머리말을 딴 ‘늘지오’ 정책으로 설명했다. 박 후보는 “좋은 일자리를 ‘늘’리고, 일자리 ‘지’키고, 일자리 끌어‘올’리겠다는 거다. 벤처 창업을 활성화하고 대학 창업을 활성화하겠다”고 말했다. 그는 고용 정책에 관해 “스펙 초월 시스템으로 열정과 잠재력을 기준으로 학력을 따지지 않고 채용하겠다. 중장년은 재취업 고용 정보 제공이 핵심이다. 퇴직 전 고용정보 데이터를 잘 구축해 (퇴직 후) 구직과 연결하겠다”고 덧붙였다.

‘일자리 대통령’을 표방하고 있는 문 후보는 “좋은 일자리가 최고의 복지이고 지속가능한 성장 기반”이라며 말문을 열었다. 문 후보는 “성장만 하면 일자리가 저절로 늘어나는 시대는 지났다. 좋은 일자리를 만들어 소득을 늘려야 내수가 확대되고 경제성장의 동력이 된다”고 강조했다. 그는 공공서비스 부문에서 40만개, 노동시간 단축과 일자리 나누기를 통해 70만개의 일자리를 만들겠다고 공약했다.

박-문 두 후보는 비정규직 차별 해소와 관련해 먼저 공공부문 비정규직을 정규직화해야 한다는 데는 공감대를 이뤘다. 하지만 실현가능성 부분에서는 뚜렷한 인식차를 보이기도 했다. 문 후보가 “임기 내에 비정규직 절반을 정규직으로 전환하겠다”고 하자 박 후보는 실현가능성에 의문을 제기하면서 “기업들을 강력하게 규제해야 할 텐데 신규 채용이 줄거나 영세기업은 (비정규직) 직원을 내보낼 수도 있다”고 반박했다.

이정희 후보는 자신에게 주어진 대부분의 시간을 비정규직 문제에 할애했다. 이 후보는 “이명박 정부도 비정규직 차별을 없애겠다고 했다. 그런데 비정규직 노조 가입률이 1%대다. 비정규직 노조에 가입하면 잘린다. 똑똑히 알고 정책을 세워야 한다”고 두 후보를 몰아세웠다. 특히 박 후보를 겨냥해서는 “(현행) 비정규직 보호법은 재벌 보호법, 현대차 비호법이다. 법원에서 현대차가 (소송에서) 지니까 새누리당이 법을 바꾸는 로비스트로 일하고 있다. 19대 제1호 법안도 재벌 보호법이다. 노동문제를 풀려면 대선 전에 쌍용차 국정조사를 약속하라. 그리고 공공부문부터 정규직으로 전환하겠다면 학교 비정규직 법안을 통과시키라”고 압박했다.

김보협 기자 bhkim@hani.co.kr


국민질문/복지정책
박 “건전성 뛰어넘는 포퓰리즘은 짐이다”
문 “고교 무상교육·반값등록금 등 추진”
이 “재벌·고소득층이 세금 더 내야 한다”

토론에서 세 후보는 국민질문으로 제시된 의료복지 정책의 내용과 수준, 재원 마련 방안과 관련해 열띤 토론을 벌였다. 특히 복지 정책의 수준이나 재원 마련 방안 등이 큰 쟁점이었다.

자유토론에서 박근혜 후보는 문재인 후보에게 “문 후보의 의료복지 정책을 하려면 보험료를 14조~20조원 늘려야 하는데, 이것은 서민들에게 보험료 폭탄이 되는 게 아닌가”라고 공격했다. 이에 문 후보는 “박 후보 공약처럼 심장 질환은 국가가 하고, 간 질환은 국가가 안 하는 것이 합리적이냐”고 되받았다. 그러면서 문 후보는 “박 후보의 의료 정책은 현재 4대 중증 질환 비용의 15%밖에 충당하지 못한다”고 반격했다. 그러자 박 후보는 “그렇게 시작해서 확대하겠다”고 대답했다.

문재인 후보는 보육시설 국공립화와 관련해 이정희 후보에게 “이 후보 공약처럼 전체 보육시설의 50% 이상을 국공립으로 하려면, 1년에 적어도 4000개씩 지어야 하는데 현실성이 있냐”고 물었다. 이 후보는 “노무현 전 대통령이 복지 예산을 늘리지 못한 것을 후회하는 것 봤는데, 민간에서 국공립으로 바꾸려는 의지를 갖고 예산을 투입하면 되는 것”이라고 반박했다.

재원 마련 방안과 관련해 이정희 후보는 박근혜 후보의 탈세 사실을 공격해 두 후보 간에 언쟁이 격해지기도 했다. 이 후보는 “복지를 늘리려면 고소득층이 세금을 많이 내야 하는데, 박 후보는 전두환 전 대통령한테서 받은 6억원에 대해 세금을 냈느냐”고 물었다. 그러자 박 후보는 “그건 지난번에 이야기했다. 이 후보는 대선에서 완주할 계획도 없으면서 국고보조금 27억원 받는 것은 맞냐”고 반박했다.

앞서 각 후보들은 복지 정책과 관련한 국민질문에 대해 자신들의 복지 정책을 설명했다. 문 후보는 “복지는 가장 좋은 성장동력으로 중산층을 살리고 경제를 성장시키는 것”이라며 무상보육, 고교 무상교육, 반값 등록금 등 정책을 추진하겠다고 대답했다.

박 후보는 복지 정책을 위해 세금을 늘리지 않겠다고 밝혔다. 박 후보는 “재정 건전성을 뛰어넘는 포퓰리즘은 짐이다. 나라 살림을 투명하게 하고, 불필요한 예산을 줄이면서 복지를 확대하겠다”고 말했다. 이정희 후보는 복지 예산을 우선적으로 배정하겠다고 대답했다. 이 후보는 “솔직하게 복지를 하려면 세금을 더 걷어야 한다. 재벌, 고소득층이 더 내야 한다. 세금을 말하지 않는 복지는 거짓이다”라고 말했다.

김규원 기자 che@hani.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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