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문재인도 안철수도 부산사람”
박근혜 새누리당 대통령 후보 진영이 ‘문재인도 안철수도 부산 사람’이라는 논리로 호남의 지역정서를 한껏 부추기고 있다. 부산의 동요를 만회하기 위해 호남을 자극하는 모양새다.
이정현 캠프 공보단장은 10일 오전 “문재인 (민주통합당) 후보가 어제 신당 창당을 제안한 것은 이번 선거 운동에서 최대의 패착이라고 본다. 문재인 신당엔 호남은 없다. ‘호남팽’이다. 문재인, 안철수 두분이 다 어디 분들인가. 한마디로 ‘부산당’을 만들겠다는 것”이라고 말했다. 문재인 후보가 제안한 ‘정권교체와 새정치에 함께한 세력들이 같이 내각과 정부에 참여하는 국민정당’과 거국내각형 공동정부에 대한 비판이다. 전남 곡성 출신인 이 단장은 “문 후보의 거국내각은 노무현 대통령 시절 대연정을 따라한 것이고, 신당창당은 노무현 대통령 시절 열우당(열린우리당) 창당과 같다. 문재인은 노무현의 복사판이며, 실패한 정권의 재연정치”라고 덧붙였다.
‘부산 정권을 막기 위해 호남에서 박근혜 후보를 지지해야 한다’는 논리는 처음이 아니다. 박 후보 쪽 호남 출신 인사들은 이같은 발언을 쏟아내고 있다.
최근 박근혜 후보 지지를 선언한 한화갑 전 새천년민주당 대표는 7일 라디오방송에 나와 “전라도가 자꾸 민주당을 밀어주면 전라도는 민주당 식민지로 남을 것”이라고 말했다. 김대중 전 대통령의 평화민주당 출신인 김경재 기획특보는 지난달 12일 박 후보의 광주 지역 방문 때 유세차에 올라 “지금 안아무개와 문아무개가 공동정권 만든다고 하는 거 보니까 경남고, 부산고 공동 정권을 만들려고 하는 것 같다. 우리가 노무현을 90% 지지를 해서 그가 호남과 전라도에 해준 게 뭐 있느냐”고 말한 바 있다.
전남 함평 출신인 이상일 선대위 대변인은 10일 브리핑에서 “(지난 주말 호남에 가보니) 지금의 민주당은 과거의 민주당과 다르다고 생각하더라”라며 △김대중 전 대통령 서거 △한화갑·한광옥 대표 등의 박근혜 지지선언 △친노세력의 민주당 장악 등을 이유로 들었다.
전남 무안이 고향인 안형환 선대위 대변인은 9일 브리핑에서 "호남인들의 자부심은 최근 선거 때마다 무너졌다. 호남표를 얻기 위해 호남을 자극해 놓고는 당선된 뒤에는 나 몰라라 하거나 오히려 호남을 폄하하는 일들이 벌어졌기 때문이다. 특히 문재인 후보는 노무현 정권이 들어선 뒤 호남을 배척했다는 비판을 여러 차례 받아왔다"고 말했다.
새누리당 쪽에선 전통적 ‘표밭’인 부산·경남에서 일부 표가 이탈할 것을 감안하여, 호남·충청에서 만회 를 꾀하고 있다. 호남에서의 목표인 20% 득표를 위해 새누리당은 최근 합류한 구민주계 인사들과 호남 출신 인사들을 내세워 지역정서를 자극하는 분위기다.
호남 지역 현역 의원인 문재인 후보 캠프의 한 핵심관계자는 “호남의 정서가 바뀌고 있는 것은 사실이다. 과거엔 이런 이야기 자체를 꺼내지 못했지만, 이제는 자유롭게 할 수 있는 분위기다. 반대로 대구 쪽도 변하고 있다고 하니, 바람직한 변화라고 본다. 하지만 실제 득표로 이어질지는 미지수”라고 말했다.
선관위 자료를 보면, 이번 대선의 지역별 유권자 분포는 수도권 49.3%, 부산·경남 15.8%, 대구·경북 10.3%, 광주·전라 10.3%, 대전·충청·세종 10.1%, 강원·제주 4.2%로 나타난다.
김외현 기자 oscar@hani.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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