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정치 정치일반

문재인, 신당 창당 예고…“국민정당으로 간다”

등록 2012-12-09 11:26수정 2012-12-09 18:00

새정치 기자회견서 “모든 기득권 내려놓겠다”
박후보쪽도 “야당 추천인사 참여하는 국정쇄신정책회의 신설”
문재인 민주통합당 대선 후보가 “대통령이 되면 ‘대통합 내각’을 구성, ‘시민의 정부’를 출범시키겠다”고 말했다. 문 후보는 정권 교체와 새 정치 추구세력과 선거과정에서의 연대를 넘어 대선 이후 제 세력이 함께 참여하는 사실상의 ‘신당 창당’에 나설 것임을 시사했다.

 문 후보는 9일 서울 영등포 당사에서 ‘새로운 정치질서로 새로운 나라를 만들겠습니다’라는 주제의 기자회견을 열어 “정권교체와 새 정치의 과정에 함께 한 세력이 같이 내각과 정부에 참여하게 될 것”이라고 밝혔다.

 그는 “‘연합정치’, ‘공동정부’의 드림팀으로 구성될 ‘대통합 내각’은 ‘시민의 정부’를 이루는 핵심이 될 것”이라고 말했다. 그는 “리모델링 수준 갖고는 안되고 완전히 새로운 건물을 짓는 수준으로 우리 정치의 판을 새롭게 만들어나가야 한다. 정권교체와 새 정치를 갈망하는 모든 세력과 새로운 ‘국민정당’으로 가겠다”고 말했다. 그는 “‘국민정당’이 지역과 계층, 이념을 극복한 통합정당이 되도록 하겠다”며 이를 위해 “저와 민주당은 모든 기득권을 내려놓을 자세가 돼 있다. 새로운 정치질서를 만들기위해서라면 어떤 기득권도 기꺼이 던질 것”이라고 강조했다.

 ‘민주당의 모든 기득권 포기’와 ‘새 정치세력과의 새로운 국민정당’ 발언은 대선후 문 후보와 민주당이 사실상 ‘신당 창당’에 나서겠다는 의지로 받아들여진다.

 박근혜 새누리당 대선후보도 9일 오전 집권하면 대통령 산하에 ‘국정쇄신 정책회의’(가칭)를 설치해, 정치쇄신 공약을 실천해 나가겠다고 밝혔다. 특히 대통령을 의장으로 한 이 기구는 행정각부 장관과 국무총리실장, 청와대 수석비서관 등 정부 정책 담당자 외에 국민의 폭넓은 뜻이 반영될 수 있도록 각계 전문가, 계층과 세대·이념·지역을 대표하는 시민대표, 야당이 추천하는 인사를 3분의 1 이상 포함할 계획이다.

 박 후보는 이날 여의도 당사에서 정치쇄신특위 안대희 위원장을 통해 이를 발표했다. 안 위원장은 정권초 위기 상황에서 정치쇄신 과제를 차질없이 수행하려면 임기초 국정쇄신 종합 추진 계획을 세우고 실천 여부를 점검할 기구가 필요하다는 게 박 후보의 뜻이라고 설명했다.

 아래는 문 후보의 기자회견 전문이다.

구본권 기자 starry9@hani.co.kr

‘새로운 정치질서’로 새로운 나라를 만들겠습니다.

이제 대통령 선거가 10일 남았습니다. 앞으로의 열흘이 우리 역사를 결정합니다. 정권교체와 새로운 정치 없이, 대한민국은 한걸음도 앞으로 나아갈 수 없습니다. 이대로의 대한민국, 그대로 둘 수 없습니다. 이대로의 정치, 그대로 둘 수 없습니다. 국민이 권력위에 있는 새로운 역사를 써야 합니다. 정권을 교체하고, 정치를 교체하고, 시대를 교체해야 합니다.

존경하는 국민 여러분. 정치에 처음 몸을 던지기로 결심할 때, 꼭 이루고 싶었던 목표가 있었습니다. 하나는 ‘통합’이었습니다. 정권교체를 바라는 사람들이 작은 차이는 물론, 이념과 지역과 당파를 뛰어넘어 하나가 되는 대통합을 이루고자 했습니다. 정권교체를 위해서도, 새로운 정부의 성공적인 국정운영을 위해서도, 반드시 통합이 필요하다고 생각했습니다.

다른 하나는, 정치권의 ‘혁신’이었습니다. 우리 정치가 근본적으로 변화될 때 비로소 국민들로부터 신뢰를 얻을 수 있다는 인식이었습니다. 그래서 시민정치 차원에서 야권 통합운동에 나섰습니다. 절반의 성공이었지만, 의미 있는 도전이었습니다. 정치권에 들어선 지 몇 달 안 된 제가 대통령 후보가 된 것은, 정치를 꼭 바꿔달라는 우리 국민들의 열망 때문이었습니다. 안철수 후보가 받았던 지지와 기대도 다르지 않습니다. 민심은 우리 정치의 근본적 변화를 원하고 있습니다. 질풍노도 같은 시대의 흐름이자, 추상같은 국민의 명령입니다. 정치를 시작한 이후, 그 명령을 어떻게 받들어야 하는가를 항상 고민해왔습니다.

이번 대선은 문재인이냐, 박근혜냐, 단순히 둘 가운데 하나를 선택하는 문제가 아닙니다. 우리 정치가 새로운 미래로 가느냐, 낡은 과거로 가느냐, 그 역사적 갈림길입니다. 안철수 후보께서 아름다운 결단을 해주셨습니다. 심상정 후보께서도 함께 해주셨습니다. 이 분들의 뜻을 받아 정권교체를 이루어내야 하는 막중한 소임이 저에게 부여되었습니다. 선거는 중요한 변곡점을 맞고 있습니다. 저는 이 시점을 계기로 그동안 고심해왔던 우리 정치의, 새로운 변화의 방향을 밝히고자 합니다.

첫째, ‘새로운 정치질서’를 만들어, 새로운 나라로 가겠습니다.

새 정치를 요구하는 질풍노도 앞에서 일시적 개혁이나 적당한 타협은 있을 수 없습니다. 리모델링 수준 갖고는 안 됩니다. 완전히 새로운 건물을 짓는 수준으로, 우리 정치의 판을 새롭게 만들어나가야 합니다. 고착화된 지역주의 정치, 대결과 적대의 정치를 청산해야 합니다. 계파정치, 기득권정치의 틀을 근본적으로 혁신해야 합니다. 분열과 대립과 갈등의 낡은 정치를 청산해야 합니다. 저부터 대한민국의 발목을 잡고 있던 구정치와 확실히 결별하려고 합니다.

그리고 우리 정치권은 새롭게 재편돼야 합니다. 장강의 뒷 물결이 앞 물결을 밀어내듯, 지역 이념 정파 계파를 넘어, 새로운 대한민국을 위해 헌신하려는 사람들을 중심으로, 새로운 질서를 짜야 합니다. 진보·보수의 이념적 틀도 뛰어넘어, ‘민주주의’ ‘복지’ ‘평화’의 가치에 동의하는 모든 분들이 선거 이후, 국정운영의 주체, 새 정치의 주체가 되도록 해야 합니다. 지금 정권교체와 새 정치를 갈망하는 모든 세력이 하나가 되고 있습니다. 정권교체와 함께 새 정치의 새로운 질서를 구축할 수 있는 절호의 기회입니다.

그 분들과 함께 새로운 ‘국민 정당’으로 가겠습니다. ‘국민 정당’이 새로운 대한민국의 새로운 정치 주체가 되도록 하겠습니다. ‘국민 정당’이 지역과 계층, 이념을 극복한 통합 정당이 되도록 하겠습니다. 지역, 계층, 이념에 갇혀 있던 한국정치의 모든 문제를 녹여버리는 용광로 정당이 되게 하겠습니다. 시대교체를 이끌어나갈, 명실상부 국민의 정당이 되도록 하겠습니다.

저와 민주통합당은 모든 기득권을 내려놓을 자세가 되어 있습니다. 새로운 정치질서를 만들기 위해서라면 그 어떤 기득권도 기꺼이 던질 것입니다.

둘째, 이번 선거에서부터, 새로운 정치질서의 주체가 될 분들과 함께 단결하고 연합해, 새로운 비전을 제시하고 실천해 나가겠습니다. 이번 선거는 이미 민주통합당만의 선거가 아닙니다. 민주통합당은 물론, 안철수 후보 지지세력, 진보정의당, 다양한 시민사회, 그리고 건강하고 합리적인 중도보수 인사들이 함께 하고 있습니다. 이번 선거는 명실상부한 국민연대의 선거가 될 것입니다.

이 굳건한 연대가 새로운 정치질서의 주체가 될 것입니다. 대선 승리는 물론, 새로운 정당질서, 새로운 제도와 시스템, 새로운 문화를 창조하는 주체가 될 것입니다. 인수위원회 단계부터 모든 법과 제도를 준비하고 혁신하는 주체가 될 것입니다.

셋째, 이 과정을 토대로 ‘대통합 내각’을 구성하여 ‘시민의 정부’를 출범시키겠습니다. 정권교체와 새 정치의 과정에 함께 한 세력이 같이 내각과 정부에 참여하게 될 것입니다. ‘연합정치’ ‘공동정부’의 드림팀으로 구성될 ‘대통합 내각’은 ‘시민의 정부’를 이루는 핵심이 되어, 성공하는 정부를 지향할 것입니다. 정치의 주인은 시민입니다. 시민이 정치에 참여하고, 정당의 주인이 되고, 정부의 주인이 돼야 합니다. 그럴 때 비로소 정치와 정부가 끊임없이 발전할 수 있습니다. 건강한 시민들의 참여만이 대한민국의 정치를 바꾸고 대한민국 정부를 바꾸는 원동력이 될 것입니다.

새 정치는 오래 전부터 국민들의 염원이었습니다. 많은 노력이 있었습니다. 그러나 크게 나아지지 않았습니다. 참으로 어려운 일입니다. 저도 혼자서 해낼 수 있다고 생각하지 않습니다. 결정적인 계기가 있어야 하고, 압도적인 힘이 모여야 합니다. 정치 기득권의 희생과 헌신도 함께 해야 합니다. 이번 대선은 우리 정치의 근본을 바꿀 수 있는, 두 번다시 맞이하기 어려운 절호의 기회입니다.

저는 권력을 추구하기보다 정의를 추구합니다. 대한민국 정치는 앞으로의 10일, 한 번도 겪어보지 않은 변화의 태동을 시작할 것입니다. 그 10일의 변화가 5년을 좌우하고, 그 5년이 향후 대한민국의 새로운 정치질서와 새로운 대한민국의 위대한 도전의 시작이 될 것입니다. 제가 앞장서겠습니다. 국민 여러분께서 함께 해주시길 부탁드립니다.

감사합니다. 민주통합당 대통령 후보 문재인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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