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정치 정치일반

문 “3자토론 문제라면 양자토론 해야” 박 “유세 일정상 안돼”

등록 2012-12-05 20:21수정 2012-12-06 12:06

이정희 통합진보당 후보(왼쪽부터), 문재인 민주통합당 후보, 박근혜 새누리당 후보가 4일 저녁 서울 여의도 (MBC) 스튜디오에서 중앙선관위 주최로 열린 첫 텔레비전 토론을 하고 있다.  국회사진기자단
이정희 통합진보당 후보(왼쪽부터), 문재인 민주통합당 후보, 박근혜 새누리당 후보가 4일 저녁 서울 여의도 (MBC) 스튜디오에서 중앙선관위 주최로 열린 첫 텔레비전 토론을 하고 있다. 국회사진기자단
문쪽 “약속대로 맞짱토론을”
박쪽 “야 단일화땐 법정 양자토론
“넉넉한 시간 줘 쟁점토론” 지적에
선관위 “후보 동의해야 규칙 변경”
“말이 토론회지 프리젠테이션이나 브리핑을 보는 것 같았다.”

“자기주장만 하는 걸 국민에게 듣게 하지 말고, 말 그대로 후보 간 토론 좀 듣게 해주세요! 초등학교에서도 이런 일방적인 자기주장의 룰을 토론이라 하지 않습니다!”

대선 후보들의 1차 법정토론회(4일)를 주관한 중앙선거방송토론위원회와 중앙선관위 홈페이지 게시판에는 5일 토론회 내용과 방식을 질타하는 목소리들이 쏟아졌다.

이번 대선에서 처음 열린 4일 다자간 텔레비전 토론회는 토론으로서의 기능을 전혀 하지 못했다. 이정희 통합진보당 후보가 독설과 날세운 공격으로 박근혜 새누리당 후보를 시종일관 몰아붙여 자칫 밋밋한 분위기로 흐를 토론에 긴장감이 흐르긴 했다. 하지만, 정작 유권자들이 토론회를 통해 후보들의 정책과 자질을 비교하고 검증하는 데는 애초에 미흡한 형식이었다. 특히 양자대결을 펼치고 있는 박 후보와 문재인 민주통합당 후보의 자질 비교는 제대로 이뤄지지 못했다. 박선규 새누리당 대변인은 “자기신분과 역할을 잊은 분별력 없는 후보에 의해 난장판이 된 민망한 토론회였다”며 중앙선거관리위원회에 특단의 조처를 요구하기도 했다. 이인영 민주통합당 공동상임선대본부장은 “재질문 없는 토론방식은 토론을 요식절차로 만들었다”고 말했다.

1차 텔레비전 토론이 이정희 후보의 ‘활약’을 빼고는 볼거리가 없었던 가장 큰 이유는 심층토론을 배제한 진행방식 때문이다. 토론회 초반 1대 1 토론은 질문 1분에 답변 1분30초로 엄격하게 제한돼 있어 토론이라기보단 면접처럼 진행됐다. 1대 1 자유토론 역시 후보자 한 사람에게 3분씩 배정돼, 재질문과 반박 등 심도있는 토론을 하기에는 시간이 턱없이 부족했다. 시사평론가인 유창선 박사는 “한번 묻고 답하면 끝나는데, 무슨 심층토론이 되겠느냐. 이런 방식에서는 미리 준비된 답변만 해도 그만이다. 2, 3차 토론에서는 주제를 잘게 쪼개지 말고 주요 쟁점에 대해 넉넉한 시간을 할애해 심도있는 토론이 이뤄지도록 해야 할 것”이라고 말했다.

하지만, 중앙선거방송토론위원회 관계자는 “위원들의 합의로 결정된 방식인 만큼 참여하는 모든 후보가 전적으로 개선에 동의하는 등의 계기가 없는 한 규칙을 바꾸기 어렵다”고 말했다. 2, 3차도 지금 방식으로 진행하겠다는 뜻이다.

이에 따라 3인이 참여하는 법정토론회 이외에 박근혜-문재인 두 후보의 ‘맞장 토론’이 이뤄져야 한다는 목소리가 더욱 힘을 얻고 있다. 김능구 ‘폴리뉴스’ 대표는 “국민에게 차기 대통령이 누가 되는 게 나을지에 대한 판단의 기회를 주기 위해서는 양강 대결을 벌이고 있는 박근혜 후보와 문재인 후보의 양자토론이 이뤄져야 한다”고 말했다. 박용진 민주통합당 대변인은 “박 후보는 1차 텔레비전 토론 뒤 필요성이 제기되면 양자토론에 임하겠다는 약속대로 경직되고 변별력 없는 3자 토론이 아닌, 국민 검증을 위한 양자토론에 즉각 나서라”고 요구했다. 별도의 양자토론은 <한국방송>(KBS)과 <에스비에스>(SBS) 등 지상파 방송사가 양쪽 캠프에 제의하고 문 후보 쪽은 환영해 박 후보 쪽만 받아들이면 언제든 실현 가능하다.

하지만, 새누리당은 ‘유세’를 이유로 여전히 양자토론 참가에 부정적이다. 권영세 새누리당 선대위 상황실장은 “문 후보와 이정희 후보가 단일화해서 2차 법정토론회부터는 양자토론이 됐으면 좋겠다. 그러나 개별 방송사 토론은 계획된 유세가 있으니까 어렵다”고 말했다.

김종철 기자phillkim@hani.co.kr

[한겨레캐스트 #7] 뉴스 사진 속 프레임 전쟁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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