안경환(왼쪽) 서울대 교수와 김호기(오른쪽) 연세대 교수
문-안캠프서 ‘정치개혁’ 총괄한 안경환-김호기 교수 대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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안, 세력으로는 좌절했지만
‘안철수 현상’은 남아
지지자 생각 헤아리는건 당연 안경환
설령 지지자 나뉘더라도
안철수의 정치실험은
결국 문재인이 가지고 가는 것 안 구체적으로 뭘 원하는지는 명확지 않지만, 이미 새정치공동선언에 담긴 약속이 있다. 그 부분을 더욱더 구체적으로 확실하게 해달라는 것 아니겠나. 결국 제도의 변경일 텐데, 지금으로선 후보의 약속에 대한 진정성 위에 뭔가 있어야 할 것 같다. 그게 뭔지는 고민이다. 김 상처 치유책이다. 안 후보를 지지하는 핵심층은 2040세대다. 이들이 기성정치를 거부하고 새로운 정치를 열망하는 건 정치가 ‘민생’이라는 본연의 역할로 돌아가야 한다는 것이다. 치유책은 두 가지다. 하나는 새 정치를 위한 민주당의 혁신이라는 구체적 프로그램이다. 새정치공동선언에 담겨 있지만, 특권 포기나 정책정당으로의 전환, 네트워크 정치 활성화 등에 대해 다시 한번 국민과 유권자, 지지자들 앞에서 약속하고, 짧은 시간이긴 해도 제도적인 처방을 내놓을 수 있다고 생각한다. 또 하나는, 대표상징정책으로 일자리·교육·주거 등에서 2040세대의 불안을 해소할 정책적 대안을 제시해야 한다. 2010년 지방선거에선 무상급식이라는 정책 의제가 있어서 진보개혁진영이 사실상 승리할 수 있었다. 지난해 서울시장 보궐선거는 반값등록금이 이슈화돼서 나름 유권자들에게 진보개혁적 메시지를 전달했다. 지난 총선이나 이번 대선에선 진보개혁적 의제가 눈에 띄지 않는다. 선거는 백화점식 정책으로 치르는 게 아니다. 안 저도 같은 생각이다. 젊은 사람들이 정치에 관심을 가질 수 있도록 생활정당과 네트워크정당 등의 비전이 제시돼야 정치가 내 일이라고 생각하게 된다. 지금처럼 가면 내 일이 아니라 타도 대상으로만 보게 된다. 이 문제를 안철수 후보 쪽에서 제기했는데, 이를 정당에서 수용하려면, 장래에 대한 희망을 제시할 수 있는 상징적 프로그램과 방향을 확실히 제시하는 게 필요하다. 안경환
문, 토론 과정서 배려 부족
안쪽 상처 많이 받았을 것
민주 ‘새정치’ 가시적 처방 있어야 김호기
안, 자신 던져 ‘새정치’ 살려
새정치·정권교체 위한
‘통합 비상대책위’ 꾸려야 사회 지금까지는 왜 못했을까요? 양쪽이 나름대로 노력했다지만, 피부에 와닿는 대표적인 새로운 상품을 못 만든 이유는 뭘까요? 안 밖으로 드러나지 않았을 뿐이다. 고민을 왜 안 했겠나. 하지만 모든 게 후보단일화에 너무 집중돼서 드러낼 시간도 없었고 부각도 안 됐다. 분명히 있다. 양쪽이 신뢰와 관계를 회복하면 뽑아서 쓰기만 하면 된다. 미세한 차이가 있더라도 충분히 조정할 수 있다. 김 선거는 상이한 비전과 대안을 가진 집단이 경쟁하는 것이다. 지난 총선이나 이번 대선에선 보수세력이 부분적으로 ‘좌클릭’하면서 정책적 대안의 차별성이 많이 사라졌다. 보수세력도 경제민주화와 복지를 한다고 하지 않나. 진보개혁 세력은 보다 과감하고 실생활에 다가가는 정책 대안을 발굴하는 데 주력했어야 했다. 유사성보다는 차별성을 더 잘 드러낼 수 있는 정책을 말한다. 국민들의 시선에서 보면 진보개혁세력도 하나의 세력으로 존재한다. 세력이 가진 특권, 기득권을 과감히 내려놓는 자기성찰과 대안제시가 현재까지는 소극적으로 이뤄지지 않았나. 사회 단일화 경쟁 과정에서 입은 상처에 대한 정서적 치유는 어떻게 가능할까? 안 대체로 마음의 상처는 시간과 상황에 따라 본인이 스스로 회복을 한다. 그럴 때 주변에서 성의있게 조언하고 격려하고, 화해의 모습도 보여야 한다. 안철수 후보는 열정과 이상을 가진 분이라 더 상처가 컸을 것이다. 사춘기 때처럼 순수하기 때문에 받은 상처는 그 자체로는 크지만, 빨리 낫는다. 안 후보가 살아온 역정이나, 정치권에 투신하게 된 열망, 시대적 사명감 등을 생각할 것이고, 그런 차원에서 이번 대선을 어떻게 해야 할 거냐 생각할 것이다. 안 후보의 진정성을 믿는다.
문재인 후보 캠프의 새정치위원회 위원장을 맡고 있는 안경환 서울대 교수(왼쪽)와 안철수 캠프의 정치혁신포럼 대표로 활동한 김호기 연세대 교수가 29일 오후 서울 마포 한겨레신문사에서 만나 이야기하고 있다.
박종식 기자 anaki@hani.co.kr
새정치에 경제민주화·복지까지
큰 합의·선언 이뤄져야
안, 스스로 힐링하고 결단할 것 김호기
양쪽 지금 ‘통합 기구’ 만들어야
정권교체 뒤에도 새정치 추진
안, 정치 시점의 중요성 잘 알아 사회 문 후보와 민주당이 해야 할 몫은 무엇인가? 안 안 후보가 왜 눈물을 흘렸는지, 안 후보 지지자들은 뭘 원하는지 봐야 한다. 민주당이 개혁의지를 보여줘야 한다. 실제로 몇 주 동안 지켜보니 민주당에 많은 의원들이 있지만 일사불란하게 자기 당 후보를 위해 나서는 거 같지 않다. 우리 당 후보가 반드시 돼야 한다는, 정권교체를 위한 신념이나 집념이 보이질 않는다. 의원들이 대선 승리보다 개인 입지를 더 생각하지 않나 하는 게 보인다. 이런 당의 체질 개선이 필요하고, 기득권 내려놓기 등에 대해서도 확고한 방향 제시가 있어야 한다. 김 안 후보는 자신을 내던져 약속을 지키고 안철수 현상을 살려놓은 거다. 민주당도 과감한 특권내려놓기를 당장 실천해야 한다. 민주당도 비워야 한다. 그래야 대선에서 이긴다. 개인적 의견이지만 미래, 국민, 변화를 위한 국민연대의 방법으로 ‘새정치와 정권교체를 위한 통합 비상대책위원회’ 같은 게 필요하지 않을까 싶다. 사회 두 후보의 ‘새정치공동선언’이 향후 두 세력의 결합에 촉매제가 될 수 있나? 김 공동선언은 일종의 정치복원 선언이다. 과거와는 다른 국가와 사회를 자유롭게 상상하고 그를 정책의제화해서 즉각 실천해야 한다. 새정치공동선언의 발전적 형태로서 ‘새정치와 새사회를 위한 새시대 선언’이 이뤄져야 하고 국민들에게 그 실천을 엄중히 약속해야 한다. 안 새정치 선언과 함께 준비했던 경제민주화와 복지분야 공동선언도 상당히 진척이 된 상황이었다. 선언의 이름이 무엇인지는 중요하지 않고, 그 부분을 포함하는 더 큰 합의와 선언이 이뤄져야 한다는 데에 공감한다. 사회 현실적으로 대선까지 시간이 얼마 남지 않았다. 안 후보가 언제 결심할지가 여전히 관심사다. 안 안 후보의 입장정리가 중요한데, 제 생각에는 안 후보가 문 후보를 당선시켜야 한다는 생각은 이미 정했을 것으로 보고 어느 시점이 가장 효과적일지 고민하고 있다고 본다. 대체로 늦지 않은 시기에 본인이 직접 판단할 것이고, 또 정권교체를 바라는 여러분들이 이런저런 판단 자료를 제공할 것으로 본다. 김 안 후보의 과거를 보면 미래를 알 수 있다. 문 후보가 후보로 결정되고 사흘 후에 안 후보가 출마선언을 했다. 단일화 협상에 나선 타이밍을 보더라도, 안 후보가 ‘정치에 있어 시점의 중요성’을 잘 알고 있다고 본다. 정리 석진환 김외현 기자 soulfat@hani.co.kr [관련 영상] <한겨레캐스트 #3 -오피니언> ‘안철수 현상’의 미래 <한겨레 인기기사>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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