문재인 민주통합당 대선 후보가 14일 오후 부산 중구 자갈치시장을 방문해 한 상점으로부터 구매한 커다한 횟감용 광어를 상인과 함께 들어 보이고 있다. 뉴스1
문재인, 부산 찾아 첫 유세
MB정부 ‘PK 홀대론’에 반사이익
안철수 사퇴로 여론악화 ‘빨간불’
단일화 실망한 부동층 잡기 고심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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문재인 민주통합당 대통령 후보가 선거운동 첫날인 27일 첫 유세지로 부산을 택한 것은 ‘실리’와 ‘명분’ 두 마리 토끼를 모두 잡기위해서다. 피케이(PK·부산경남) 지역의 유권자 수는 호남 전체의 1.5배다. 부산에서 새누리당을 흔드는 것은 문 후보가 내세운 ‘지역주의 타파’ 명분을 세우는 길이기도 하다.
선거전 초반 문 후보 캠프는 피케이 지역 공략에 상당한 자신감을 보였다. 단일화 레이스를 함께했던 문재인, 안철수 두 후보 모두 부산 출신이어서 지역의 기대심리도 상당히 높았다. 여기에 티케이(TK·대구경북) 출신인 이명박 대통령 5년 동안 동남권 신공항 지연 등으로 인한 ‘피케이 홀대론’이 커지면서 새누리당을 바라보는 이 지역 민심도 예전 같지 않은 상황이었다. 2010년 지방 선거 때 김두관 경남지사의 당선과, 지난 4·11 총선 때 피케이 지역에서 야당(민주당+통합진보당)의 득표율이 40%에 이르렀다는 점도 문 후보 쪽 자신감의 근거가 됐다.
■ 안 후보 사퇴 뒤 ‘발등에 불’ 하지만 안철수 후보의 사퇴 선언 이후 피케이 지역 여론은 심상치 않게 흐르고 있다. 박 후보의 지지율은 유지되는 데 비해, 문 후보의 지지율은 오히려 내리막 양상이다. 25일 실시된 <한겨레> 여론조사 결과를 보면, 피케이 지역에서 양자 대결 결과는 박 후보 60.4%에 비해 문 후보는 26.6%에 그쳤다. 비슷한 시기에 진행된 다른 여론조사에서도 박 후보는 50% 초반을 유지하고 있는 반면, 한때 40% 안팎의 지지도를 보였던 문 후보는 30% 안팎으로 내려앉았다. 여론조사 전문가들은 “문재인-안철수 두 후보가 경쟁할 때만 해도 ‘부산 출신 대통령’에 대한 기대감이 컸으나, 안 후보가 쫓기듯 사퇴하는 인상을 주면서 ‘부산 후보’보다 ‘민주당 후보’라는 점이 더 부각됐기 때문”이라는 분석을 내놓고 있다. 또 안 후보 사퇴가, 문 후보(경남고)와 안 후보(부산고) 출신 고등학교 사이의 경쟁의식에 악영향을 미쳤을 것이라는 분석도 있다.
■ 흩어진 부동층 다시 모으는 게 ‘숙제’ 문 후보 캠프가 이번 대선에서 목표로 삼고 있는 피케이 지역 득표율은 40% 이상이다. 2002년 노무현 후보가 부산에서 얻은 득표율(29.4%)보다 10%포인트 이상 높은 수치다. 반면 새누리당은 문 후보의 득표율을 35% 이하로만 묶어 놓으면 무난히 승리할 것으로 본다. 현 상태만 유지하면 박 후보가 승리한다는 것이다. 결국 핵심은 ‘안철수 사퇴’ 이후 늘어난 부동층을 문 후보가 다시 흡수할 수 있느냐 하는 문제로 모아진다.
25일 <한겨레> 여론조사에서 부산·울산·경남 지역의 부동층은 전국 8.6%보다 높은 13.0%나 됐다. 특히 “내일이 대통령 선거일이라면 누구한테 투표하겠느냐”는 질문에는 부동층이 25.4%(전국 단위 17.3%)나 됐다.
이런 사정 때문에 문 후보는 피케이 지역을 첫 유세지로 삼았고, 앞서 25일에는 “부산 시민들과 약속을 지키기 위해 당선 전까지는 의원직을 유지할 것”이라고 선언했다. 부산 출신인 안 후보를 통크게 포용해 두 사람이 다음 정부를 함께 이끌어가는 세력이라는 점을 부각하기 위한 방안 마련도 고심 중이다. 문 후보 캠프의 핵심 관계자는 이 지역이 중요한 이유를 다음과 같이 설명했다. “문 후보가 피케이에서 40% 이상 득표하는 것은 ‘지역주의 균열’의 의미를 넘어 1987년 ‘김영삼-김대중’ 단일화 실패 이후 분열됐던 민주화세력의 복원을 상징한다. 효용성이 다한 1987년 체제 이후를 모색하기 위해서도 문 후보는 피케이 지역에서 노무현 후보를 뛰어넘는 성적을 내야 한다는 절박감이 있다.”
석진환 안창현 기자 soulfat@hani.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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