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정치 정치일반

박 ‘유신 폭압’ 과거사 부담 덜기
민주 “대선전 통과시켜야 진정성”

등록 2012-11-26 20:15수정 2012-11-27 00:10

18대 대통령 선거 공식 선거운동 시작을 하루 앞둔 26일 오전 경기도 김포시 대곶면 송마리의 유세차량 제작업체 직원들이 박근혜 새누리당 후보 차량을 준비하고 있다.   김포/김정효 기자 hyopd@hani.co.kr
18대 대통령 선거 공식 선거운동 시작을 하루 앞둔 26일 오전 경기도 김포시 대곶면 송마리의 유세차량 제작업체 직원들이 박근혜 새누리당 후보 차량을 준비하고 있다. 김포/김정효 기자 hyopd@hani.co.kr
박근혜 긴급조치피해법안 서명
대통령 직속 보상위 설치 등 담아
박근혜 새누리당 후보가 26일 비례대표 의원직 사퇴에 앞서 유신 정권의 긴급조치 피해자 명예회복을 위한 법안을 공동발의했다.

대선 승리를 위해 의원직까지 내던진 박 후보가 마지막 입법으로 아버지 박정희 전 대통령이 유신 폭압통치에 저항하는 민주 세력을 탄압하는 데 악용한 긴급조치의 피해자 명예회복법에 서명한 것이다. 아킬레스건인 ‘과거사’ 논란의 부담을 덜기 위한 시도로 풀이된다.

박 후보가 공동발의자로 서명한 ‘대한민국 헌법 제8호에 근거한 긴급조치로 인한 피해자 명예회복 및 보상 등에 관한 법률안’은 하태경 새누리당 의원이 대표발의한 것이다. 법안은 1972년 12월27일 유신헌법 제53조에 규정된 초헌법적 권한인 긴급조치로 인해 부당하게 체포, 구금, 압수수색 등 형사상 불이익을 당하거나 징역형·벌금형 등 형사상 처벌을 받은 사람에 대한 명예회복 및 보상을 핵심 내용으로 담고 있다.

법안은 또 명예회복 및 보상 대상자 심사를 위해 국회 교섭단체·대법원장·헌법재판소장·법무장관·대한변호사협회·민주화운동기념사업회가 추천하는 9명으로 구성된 ‘긴급조치 피해자 명예회복 및 보상위원회’를 대통령 직속으로 설치하도록 규정하고 있다.

위원회가 피해자 접수 뒤 6개월 안에 보상 여부 및 금액을 정하도록 하되 긴급조치 피해자의 생활수준을 고려해 보상 정도는 달리할 수 있도록 했다.

아울러 긴급조치 피해자로 인정된 사람과 그 유족이 특별사면과 복권 건의 및 전과기록 말소를 요청할 수 있도록 했다.

하태경 의원은 “법안은 어두웠던 과거와의 화해에 일조하고, 시대의 과제인 국민대통합과 민주발전에 큰 디딤돌이 될 것”이라고 의미를 부여했다. 새누리당은 법안이 국회를 통과할 경우 긴급조치 제1호, 4호, 7호, 9호에 따라 고통을 받은 피해자 1천200여명이 혜택을 받을 것으로 예상하고 있다.

박 후보가 비례대표 의원직을 사퇴하기 직전에 이 법안에 서명한 것은 유신 통치, 인혁당 사건 등 과거사 문제에 대한 사과 벌언에도 불구하고 진정성을 의심하는 국민 인식을 고려한 것으로 풀이된다.

특히 박 후보가 최근 보수층 결집에 몰입하면서 대통령 후보 확정 때 공언한 ‘100% 대한민국’ 실현 약속이 무의미해졌다는 비판도 의식한 것으로 보인다.

박 후보의 한 측근인사는 “박 후보가 아버지 박정희 시대의 과오에 대해 대국민 사과를 한 뒤 긴급조치 피해자 보상법안 입법 문제를 고민해 왔다. 고심 끝에 서명한 것”이라고 말했다.

박 후보는 지난 9월24일 “5·16, 유신, 인혁당 사건 등은 헌법 가치가 훼손되고 대한민국 정치발전을 지연시키는 결과를 가져왔다. 그 아픔과 고통을 치유하기 위해 모든 노력을 다할 것”이라고 약속한 바 있다.

지난 10월 정청래 의원 대표발의로 ‘유신헌법 긴급조치로 인한 피해자 명예회복 및 보상 등에 관한 법률안’을 낸 민주당은 대통령 선거일 이전 입법을 촉구했다.

정청래 의원은 “법의 목적, 정의, 전과기록 말소, 피해자 보상 등 거의 모든 내용이 민주당이 이미 낸 법안과 일치한다. 박 후보가 국민에게 법 제출의 진정성과 의지를 인정받으려면 대선 이전에 반드시 통과시키겠다는 명시적 약속을 하라”고 말했다.

신승근 기자 skshin@hani.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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