문재인 민주통합당 대선 후보와 안철수 무소속 후보의 야권 단일화가 막바지로 치닫고 있다. 두 후보는 어젯밤 텔레비전 토론을 통해 각자 단일후보가 되어야 할 이유를 설명하는 한편 정권교체의 필요성도 역설했다. 이제 국민의 뜻에 따라 단일후보를 정하는 일만 남았다.
두 후보 진영은 단일화 실무협상 와중에 극도의 신경전을 벌이며 한 치도 물러서지 않는 태도를 보였다. 단일화 방식으로 공론조사를 제외하고 여론조사만을 채택하기로 합의했지만 설문 문항을 둘러싸고 대치를 이어갔다. 이 와중에 양쪽은 서로 “못 받을 안을 들고 와 판을 흔든다” “맏형 양보 이야기는 그만하라”는 등의 감정 섞인 언사까지 주고받기도 했다.
두 후보 쪽이 막판 단일화 와중에 티격태격하는 것은 어찌 보면 당연하다. 아름다운 단일화, 깨끗한 단일화라고 했지만 어디까지나 경쟁은 경쟁이다. 야권의 대통령후보를 정하는 단일화는 너무도 중차대한 문제다. 문 후보로선 단일화에서 질 경우 제1야당 민주당의 문을 닫아야 할 만큼 힘든 처지에 빠질 것이다. 안 후보로선 1년여 동안 이어져온 새정치 바람이 무위로 돌아갔다는 극도의 허탈감에 빠질 것이다. 양쪽이 사활을 걸고 단일화 싸움에 나서는 것 자체를 뭐라 할 수는 없다. 경쟁은 치열해야 한다. 이를 무슨 진흙탕 싸움이니 하는 식으로만 볼 일은 아니다.
다만, 경쟁 와중에 서로에게 생채기를 내는 이른바 ‘뺄셈형 정치’는 경계해야 한다. 양쪽 진영 일부 인사들의 물고 물리는 말싸움과 상대방의 약점을 후벼파는 비난전은 이미 위험수위에 이르렀다. 막판 단일화 과정에서 누구에게도 도움이 되지 않는 이런 소모적 언행은 철저히 배제되어야 한다. 경쟁하다 보면 상대방에게 이런저런 섭섭함이 생길 수밖에 없지만 대승적 차원에서 상대방을 먼저 배려해야 한다. 무엇보다 두 후보가 이를 솔선수범해야 할 것이다.
단일화 이후에 대한 준비에 너무 소홀하다는 지적에도 두 후보는 귀기울일 필요가 있다. 두 후보는 단일화에서 패할 경우 자신이 어떻게 정권교체를 위해 힘을 보탤 수 있을지를 이제부터라도 진지하게 고민해야 한다. 두 후보 모두 상대방이 대통령이 되면 공직을 맡지 않고 백의종군하겠다고 했는데 그렇다면 단일화 이후 어떻게 양쪽 세력을 함께 묶겠다는 것인지를 좀더 구체적으로 제시해야 한다.
이제 단일후보가 나오기까지는 불과 나흘 남짓 남았다. 두 후보는 남은 기간 동안 경쟁은 치열하게 하되 그 결과를 놓고 단일후보를 정하는 수순은 깨끗하게 마무리함으로써 역사에 남을 아름다운 단일화를 이뤄주기 바란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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