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정치 정치일반

문 “의원 줄이는게 새 정치인가” 안 “권한 많다고 일 잘하나”

등록 2012-11-22 00:55수정 2012-11-22 17:15

21일 밤 서울 용산구 효창동 백범기념관에서 문재인 안철수 야권 후보들의 토론회가 방송중계되고 있다. 김태형 기자 xogud555@hani.co.kr
21일 밤 서울 용산구 효창동 백범기념관에서 문재인 안철수 야권 후보들의 토론회가 방송중계되고 있다. 김태형 기자 xogud555@hani.co.kr
분야별 쟁점
문재인 민주통합당 후보와 안철수 무소속 후보는 21일 서울 백범김구기념관에서 100분간 후보 단일화 토론을 벌이며 팽팽하게 맞섰다. 패널이나 방청객 없이 사회자만 사이에 둔 ‘맞짱토론’ 방식이었다.

■ 소프트 질문-군 시절 일화

사회자 한 명(문재인 후보)은 특전사 사병으로 한 명(안철수 후보)은 군의관으로 했다. 군 복무 에피소드를 소개해 달라.

안철수 의사로 생활하다 군의관으로 갔다. 해군으로 진해에 배속받고 옷을 육군보다 2배는 받았다. 예복도 있었다. 그때 백색 구두를 처음 신어 봤다. 수영 훈련도 했는데 지금도 수영이 운동 중에 제일 자신이 있다.

문재인 대학 때 유신반대 시위로 제적돼 구속된 뒤 신체검사도 없이 강제징집됐다. 6개월 지나, 처음 면회 때 연애중이던 처가 먹을 것은 하나도 안 가져오고 안개꽃만 한아름 안고 와 황당했다. 꽃을 내무반에 나눴다. 특전사 사상 처음 내무반에 꽃이 놓인 시기였을 거다.

■ 정치 분야 토론

낮에 방송기자클럽 토론을 하면서 협상이 잘되지 않으면 후보간 만날 수도 있다고 말했다. 협상이 지지부진하니까 내일 당장이라도 만나보겠나?

네, 그렇게 했으면 좋겠다. 많은 국민이 답답해한다. 같이 만나뵙고 좋은 방안 도출되면 좋겠다.

안 후보가 국회의원 정수를 줄이자, 그리고 중앙당도 폐지하거나 대폭 축소하자고 주장하고 있다. 그러나 정치의 제 기능 활성화가 새로운 정치이지, 정치를 축소하거나 위축시키는 것이 새정치 방안은 아니지 않나.

현재 정치가 권한을 더 많이 가진다고 더 많은 일을 할 수 있는 것이 아니다. 말로만 아니라 자기가 가진 것을 내려놓고 보여주면서 신뢰를 받고 그 힘으로 정치를 할 수 있다. 그런데 왜 문 후보가 자신이 단일후보가 돼야 한다고 생각하나?

정권교체를 바라는 국민들로부터 누가 더 많이 지지받느냐가 단일화의 기준이 될 것이다. 그런 부분에서 제대로 의견이 모이지 못하는 것이 안타깝다.

마지막 투표 순간에 박근혜 후보와 경쟁할 때 누구에게 지지를 보낼 것인가가 중요하다.

■ 경제 분야

21세기 와서 왜 경제위기가 계속되나?

시장만능주의가 시대적으로 맞지 않게 됐다. 성장하면 일자리가 늘었는데 지금은 성장 혜택이 골고루 안 나눠진다.

청와대 민정수석 때인 2003년에 법인세가 2%포인트 인하되고 2007년엔 출총제가 유명무실화했다. 왜 이런 결정 했는가?

민정수석이라 정책 관여할 때는 아니었다. 그러나 법인세 인하는 당시 신자유주의적 조류 속에서 세계적 법인세 인하 경쟁이 있었다. 해외투자 경쟁력을 높여야 했다. 출총제는 실효성이 없다고 해서 완화됐다. 그런데 재벌 문어발 확장이 더 늘어났다. 출총제는 부활해야 한다.

최장집 교수가 참여정부 당시 집권 엘리트와 경제관료, 삼성그룹 결합이 이뤄지며 개혁이 축소됐다고 지적했는데.

양극화가 심해지고 비정규직이 많이 생겼다는 것은 참여정부의 한계다. 그러나 크게 보면 시대적 과제가 정치적 민주주의 발전이 더 급했다. 안 후보는 기존 순환출자는 재벌이 스스로 해소하길 기다리겠다고 했다. 이것으로 재벌의 문어발식 구조 개선이 가능한가?

현재 제도적 보완을 해서 대기업이 일자리를 늘리고 골목상권을 침해하지 않는다면 우리 목적이 달성된다. 그러나 그게 안 지켜지면 2단계로 재벌의 기존 순환출자도 해소하게 하겠다.

재벌 계열분리 명령제는 유명무실한 것 아닌가?

재벌은 내부거래가 가장 문제인데, 이를 근절하는 방안으로 고려하는 게 계열분리 명령제다.

■ 사회 분야

반값 등록금 취지에 동의한다. 그러나 문 후보는 청와대 시민사회수석 재임 때 국립대 등록금을 자율화해 사립대까지 등록금 폭등했다. 왜 그런가?

저는 내년 중 국공립 바로 실시해서 2014년엔 모든 사립대까지 하겠다는 입장이다. 안 후보는 임기 중 단계적으로 실시한다는 방안이어서 속도가 느리지 않은가 싶다.

국민건강보험의 연간 본인부담 100만원 상한제를 약속했다. 연간 5조원 막대한 추가비용이 조달돼야 한다. 재정은 어디서 나오나. 내년에 실행하나?

먼저 확인하자. 건강보험 부담 100만원 상한제에 동의 않는가?

점진적으로 시행할 수 있다.

100만원 상한제 하려면 전체적으로 5조원 추가 부담 필요하다. 기존 제도가 해마다 보험료 수익의 20% 해당 금액을 국고 지원해야 하는데 제대로 안 했는데 이를 제대로 해야 한다. 건강보험료 부과체제를 정상화해서 고소득자들이 좀더 많이 부담하게 하는 방법 있다. 그래도 부족하면 가구별 건강료 부담 늘릴 순 있는데, 저희가 엄밀히 계산해본 바에 의하면, 한 세대당 5000원 정도면 충분하다.

가구당 5000원은 월인가? (그렇다) 민간 의료비 20만원은 월인가, 연인가?

월이다.

매달 20만원이란 말인가?

그렇다.

여성 경력단절 문제 아주 심각하다. 0~5살 보육도 중요하지만 또 중요한 게 방과후 돌볼 곳 없어서 그런 거 생기는데 정책적 대안은?

방과후 학교와 지역에 있는 지역도서관 아동센터 연계해서 방과후 돌봄 할 수 있는 체계를 마련해야 한다. 그런데 안 후보의 복지는 보편적 복지가 아니라 선별적 복지로 되돌아간 것 아닌가 하는 느낌 받는다.

재원이 보편적 복지 할 만큼 충분하지 않다. 가능한 방법은 소외계층, 사회적 약자 계층부터 선별적 복지 하면서 중산층 아우르는 보편적 복지를 하는 게 현실적으로 실행 가능하다.

소득격차 줄이는 게 가장 중요하다. 우리나라는 복지재정 비율이 9%지만 오이시디 국가 평균은 20%다.

우리나라가 저부담 저복지다. 그런데 최소한 중부담 중복지로는 끌어올려야 한다. 오이시디 평균까지는 가야 한다.

■ 외교통일안보 분야

군 복무 기간을 18개월로 단축하자고 했는데?

아니다. 장기적인 과제로 남겨둘 수 있다고 생각한다. 먼저 선행해야 할 것으로 부사관, 직업군인 확보하고 무기 현대화된다면 그때 복무기간 단축 고려할 수 있다.

남북관계 개선 발전을 말하는데, 이명박 정부처럼 전제조건 달고 있다. 금강산 관광 재개 약속 있어야 한다, 북 엔엘엘 인정해야 한다고 했다. 이런 전제조건을 다 풀고 북과 대화를 해야 하지 않나?

저희도 어떤 조건을 걸지 않는다. 우리 입장은 먼저 대화하고, 그 대화에서 사과, 재발방지, 경제교류, 인도적 지원까지 다 협의를 하자는 거다.

금강산도 일단 재개하면서 재발방지나 관광객 신변방지 보장받자는 데 동의하나?

먼저 대화로 재발방지 약속받은 뒤 관광 재개해야 한다.

금강산 관광 재개 관련해 구두약속으로 신변안전 보장됐다고 보나?

북한 쪽에서 분명한 약속한 걸로 이해한다.

■ 자유토론

글로벌 금융위기가 아주 시급하고, 가계부채, 부동산대책 등 문제가 많다. 한 분야에 국한되는 게 아니라 맞물려 있어, 모든 수단을 총동원해야 풀 수 있다. 그런 관점에서 부동산 대책은 어떻게 보나?

부동산이 재산증식이나 투기 대상이 되는 시대는 끝났다. 그러나 부동산 가격이 급속으로 하락하면, 가계부채가 폭발할 가능성이 있고, 금융위기로 이어질 수도 있다. 부동산의 연착륙이 아주 중요하다.

150만개의 일자리를 만들겠다며 ‘일자리 혁명’이라고 했는데, 일자리 혁명이라 말한 취지는?

일자리 150만개를 만들겠다고 수치를 발표한 적은 없다. 언론에서 분석을 했다. 저는 숫자보다 질이 중요한 거 같다. 좋은 일자리가 중요하다. 하나 묻겠다. 단일화 협상팀으로부터 상황을 제대로 보고받지 못하는 거 아닌가?

인적쇄신에 대해서 제가 얘기한 적은 없다. 대의원과 후원자 간의 문제도, 저희 후원자들도 어느 분이 돼도 좋다는 분 많다. 이런 부분을 서로 이야기하다가 결국은 불가능한 상황으로 간 것은 아쉽게 생각한다. 지금 얼마 남진 않았지만 좋은 결론을 내서 합의를 도출했으면 하는 바람이다.

조혜정 김외현 송채경화 기자 sychee@hani.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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