박근혜 새누리당 대선 후보가 “성폭행은 사실 사형까지 포함해 아주 강력한 엄벌에 처해야 한다”고 발언해 논란이 일고 있다.
박 후보는 20일 오후 서울 마포구 상암동의 한 영화관에서 10대 성폭행 피해자를 다룬 영화 <돈 크라이 마미> 시사회에서 영화를 보고난 뒤 “(성폭행은) 한 아이의 인생을 망치고 그 가족들한테 말할 수 없는 엄청난 피해와 고통을 주는 범죄다. 사실 사형까지 포함해 아주 강력한 엄벌에 처해야 한다고 생각한다”고 말했다. 아동 성폭행범에게 최고 ‘사형’까지 선고하는 나라로는 중국, 이란 등이 있다.
박 후보의 발언을 두고 온라인에서는 ‘경솔하다’는 질타가 쏟아졌다. 소설가 공지영씨는 자신의 트위터(@congjee)에서 “보통 집권하고는 사형 운운하는데 이 분은 벌써부터…”라며 씁쓸해했다. 트위터 아이디 @tora****는 “박근혜의 성범죄자 사형 엄벌 발언은, 할망의 사고가 얼마나 일차원적인지 단적으로 보여주는 대목. 대선 나온다는 사람이 사형을 그리 쉽게 입밖에 내뱉냐. 그런 말은 그냥 국민들도 한 번 더 생각하고 하는 말인데”라고 지적했다.
@dduckg****는 “성범죄자들에 대한 강력한 처벌이 필요한 것은 맞는데, 그 기준을 어떻게 정하느냐가 중요하다. 사형이라는 말을 쉽게 올리면서 공약으로 내거는데, 정확한 판결 기준없이 지금의 아청법처렁 두루뭉술 가면 진짜 자기가 원하는 사람 없애기 좋은 법으로 바뀔 수 있다”고 우려했다. “범죄에 관대할 수는 없다. 그러나 사형제와 최고형을 어찌 그리 쉽게 말하나? 피해자와 가족을 생각해서? 말 좀 신중히 하자”(@hoodm****), “사형이 무슨 동네 애이름도 아니고 너무 그 단어 막쓴다!”(@hon***), “사람 목숨 가볍게 보는 건 집안 내력인 모양”(@thezo***) 등의 의견도 있었다.
일부 누리꾼은 새누리당내 각종 성추문을 언급하며 조소했다. 트위터 아이디 @metta****는 “당내에 있는 매우 ‘성스러운’ 사람들부터 정리해야 씨가 먹힐 듯”이라고 의견을 냈고 @__ho****는 “그래 좋다. 그렇다면 먼저 김형태, 정우택부터 의원직 사퇴시켜라. 장자연의 죽음에 대해 재조사 요구하고, 위안부 수요집회에 참석하여 일본의 사죄와 배상을 요구하라”고 주장했다.
박 후보의 발언이 인기에만 영합한 발언이라는 지적도 나온다. @publi*****는 “표를 위한 고약한 포퓰리즘 아니면 한국의 국제적 위상 및 현실적 제약을 무시하겠다는 무모한 각오 중 하나라는 결론. 내가 보기에는 그냥 아무 생각이 없을 듯”이라고 평가했다. @yongyo****도 “만날 이상한 데다 포퓰리즘 갖다 붙이지 말고.. 박근혜의 사형발언이 정말 포퓰리즘”이라고 지적했다. @forid*****는 “범죄자를 죽여 없애길 원하는 게 국민들의 수준이라면 대통령도 그런 사람이 뽑히는 게 맞겠지 싶은 생각이 문득 든다”고 개탄했다.
엄지원 기자 umkija@hani.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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