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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안철수 후보의 역할은 새로운 바람을 불러일으키는 것이고, 이를 실현하는 것은 나의 몫이라고 생각한다.”

문재인 민주통합당 대통령 후보가 안철수 후보와 차별화를 시도하며 연일 자신의 ‘비교 우위’를 강조하는 데 공을 들이고 있다. 주말께 치러질 여론조사 등 단일화 경쟁을 염두에 둔 행보다.

문 후보는 20일 오전 서울 여의도 63시티에서 열린 한국방송기자클럽 주최 대선후보 초청 토론회에 나와 “여론조사의 일관된 흐름은 제가 다자 후보에서 지고 있을 때조차 야권 단일후보로 적합하다는 것이고, 요즘은 다자 구조에서도 이길 가능성 높다고 나온다. 당장 내일 선거를 한다 해도 제가 앞서고 있다”고 말했다. 이어 “안 후보는 정치가 이대로 가서는 안 된다는 국민적 공감대를 만들었고, 민주당 혁신의 강한 추진력으로 작용했다. 하지만 국민들은 정당과 국회가 더 활발하게 일하는 것과 의원 수를 줄여 정치 기능을 줄일 것인지, 어떤 게 더 현실적인 방안인지 생각하게 될 것”이라고 말했다.

문 후보는 안 후보 캠프에 대해서도 ‘언론 플레이’라는 단어를 써가며 날 선 반응을 보였다. 그는 전날 두 후보 캠프의 협상 내용이 언론에 공개된 것과 관련해 “안 후보 쪽에서 약속을 깼다”고 말했다. 이어 “(안 후보 쪽이 처음 제안했던) 공론조사 패널 모집 방식은 누가 봐도 안 후보 쪽에 일방적으로 유리한 방식이었다”고 비판했다. 문 후보는 또 “이전에도 민주당의 인적쇄신을 그쪽에서 새정치 공동선언의 조건으로 내걸었고 민주당은 고뇌 끝에 결단과 희생을 했다. 그런데 (안 후보 쪽이) 그것은 우리가 요구했던 것이 아니라고 한다. 이것을 어떻게 받아들이겠나?”라고 되묻기도 했다. 그러면서도 문 후보는 “두 후보 간에는 신뢰와 존중이 잘 유지되고 있어 다행스러운 일이라고 생각한다”며 수위를 조절하기도 했다.

새누리당 박근혜 후보에 대해서도 대립각을 세웠다. 문 후보는 “정권 실패하고 당 이름 바꾼 뒤 우리는 책임 없다고 하는 건 정당 정치의 후진성을 보여주는 것이다. 박근혜 후보는 국민을 위한 좋은 뜻 있다고 보지만, 평생 서민의 삶을 산 적 없고 서민의 고통을 모른다. 민주주의를 위해 산 과거 경험도 없고, 오히려 과거 군사독재와 5·16 쿠데타를 찬양하고 있다”고 비판했다.

그는 토론 말미에 ‘살면서 가장 후회스러운 일’을 묻는 질문에 “참여정부 (청와대) 비서실장을 받아들인 것”을 꼽기도 했다.

석진환 기자 soulfat@hani.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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