양쪽 캠프 신경전 최고조
“못 받을 안 들고와 판 흔드나”
“맏형 양보 이야기는 그만하라”
“못 받을 안 들고와 판 흔드나”
“맏형 양보 이야기는 그만하라”
단일화 방식 실무협상 재개 이틀째인 20일, 문재인, 안철수 후보 간의 신경전이 최고조에 이르고 있다. 문재인 캠프는 협상에서 논의된 사안을 공개하는 초강수로 나왔고, 안철수 캠프도 “맏형 이야기 그만하라”고 맞대응에 나섰다.
양쪽은 밤늦도록 날 선 신경전을 펼쳤다. 문 후보의 우상호 공보단장이 밤 8시께 실무협상에서 논의된 양쪽의 여론조사 문항을 공개하자 안 후보의 유민영 대변인이 신뢰를 깨는 행위라고 강하게 비판했다. 이 때문에 한때 협상이 중단되기도 했다. 우상호 공보단장은 “협상 내용이 공개되지 않으면 억측이 있고, 양쪽이 서로 유리한 주장을 중심으로 언론에 알려 국민들이 혼란스러워하실까봐 일부 내용을 공개했다”고 말했다. 그러나 유민영 대변인은 “합의된 내용만 발표하기로 했는데 우 단장이 협상 도중에 합의되지 않은 내용을 공개한 것은 협상을 유리하게 하려는 것이다. 신뢰를 깨는 행위를 사과해야 한다”고 요구했다.
오전엔 전날 논의된 공론조사 방식을 놓고 양쪽이 가시 돋친 설전을 벌였다. 우상호 공보단장은 오전 브리핑에서 “안 후보 쪽에서 (전날 단일화 방안으로) 공론조사를 제시하면서 조사를 위한 배심원을 구성할 때 민주당 당원·대의원과 안 후보 후원자를 대상으로 각 1만4000명씩 동수로 구성하자고 했다. 우리 당 당원·대의원이 100% 문재인 후보를 지지하는 게 아닌데, 안 후보 쪽은 (지지율이 100%에 가까울) 후원자로 각각 배심원을 뽑자는 구성안을 가지고 온 것은 어이가 없다”고 말했다. 안 캠프 쪽이 문 후보가 도저히 받을 수 없는 안을 일부러 들고 왔다는 게 문 캠프가 품고 있는 의구심이다.
안철수 캠프는 ‘(문 후보 쪽에서) 무엇을 양보했느냐’는 태도다. 유민영 대변인은 “문 후보 말씀대로 (안 후보에게) 방식을 맡기겠다고 해 (방식을) 제안했더니 받지 않았다. 그래서 오늘 원점에서 다시 논의되고 있다”고 말했다. 유 대변인은 이어 “점잖게 말씀드리는데, (문 후보의) 맏형 얘기는 그만했으면 좋겠다”고 말했다. 박선숙 공동선대본부장도 “우리는 (단일화 방법론에 대한) 양보를 원하지 않는다. 두 후보 쪽이 대등하고 공정하게 협의하고 최선의 안을 만들어내는 게 목표”라고 말했다. 문 후보가 내놓은 ‘양보론’이 거슬렸다는 불만의 표시다.
결과적으로 문 후보는 단일화 방식을 안 후보에게 맡긴다고 했지만, 협상에서 그 안을 거부한 모양새가 됐다. 안 후보 쪽이 공론조사 대상으로 ‘문 후보 쪽은 민주당 당원·대의원, 안 후보 쪽은 안철수 후원자 및 안철수 펀드 참여자’라는 단서를 단 게 걸림돌이 됐다. 우상호 단장은 “(안 후보 쪽에서) 축구를 하자고 제안해 좋다고 했는데, 우리는 발만 쓰고 저쪽은 손·발·머리를 쓰자는 것이랑 같다. 그런데 우리가 (경기방식으로) 축구를 받지 않았다고 할 순 없는 거 아니냐”고 비유했다. 반면 안 캠프의 유민영 대변인은 “양쪽 지지자들의 마음을 모아내는 과정이 있어야 한다고 생각해 (공론조사 등을 통한) 지지층 조사가 포함돼야 한다고 생각했다. 당원이 있는 민주당과 달리 우리는 고도로 훈련되고 조직된 당원들이 없으니, (민주당과 다르게) 후원자와 펀드 참여자를 제시했다”고 설명했다.
이태희 기자 hermes@hani.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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