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지도부 퇴진도 우리에게 맡겨야
선거는 원래 조직 동원하는 것”
선거는 원래 조직 동원하는 것”
문재인 민주통합당 대통령 후보가 16일 강하게 반격했다. 안철수 후보 쪽이 야권 후보 단일화 협상을 중단하며 제기해온 문제들을 조목조목 반박했다. 안 후보가 에둘러 요구한 ‘이해찬-박지원’ 민주당 지도부 퇴진에 대해서도 “우리에게 맡겨줘야 할 부분”이라며 사실상 거부했다.
오전까지만 해도 당 분위기는 안 후보의 요구를 받아들여 ‘가시적 조처’를 내놓고 수습 쪽으로 가려는 분위기였다고 한다. 오후 열린 선대위원장 회의에서 선대위 전략파트는 ‘선대위원장단 전원 사퇴’ 카드를 수습책으로 올렸다. 하지만 문재인 후보는 “이게 선대위원장 전원이 사퇴할 사안이냐”며 격노했다고 한 참석자가 전했다. 선대위 관계자는 “문 후보가 여러차례 격하게 화를 냈다. 오늘처럼 화를 내는 건 처음 봤다”고 말했다. 문 후보는 “내가 안 후보 쪽에 사과를 했고, 추가로 사과하라면 하겠다. 그런데 선대위원장단이 사퇴하려면 그럴 만한 이유와 팩트가 있어야 하는데 그게 뭐냐. 나를 먼저 설득해봐라”라고 말한 것으로 전해졌다. 이후 선대위원장단 사퇴는 없던 일이 됐고 기조는 ‘강경모드’로 변했다.
문 후보는 이어 <오마이뉴스> ‘열린 인터뷰’에서 협상을 중단한 것부터 문제 삼으며 작심한 듯 말을 쏟아냈다. 원래 문 후보 부인과 함께 부드러운 형식으로 계획됐던 인터뷰는 단일화 현안 인터뷰로 변했다. 그는 “한 달 전이라면 시시비비 따지고 논의하고 좋은데 지금은 (후보등록까지) 1주일이 안 남았다. 단일화 논의를 계속 미루다 보니 이렇게 된 것 아니냐”고 말했다. 경선 룰 협상장에서 벌어진 백원우 전 의원의 트위트, 윤건영 보좌관의 배석 등과 관련해서도 “윤 보좌관이 배석하지 않을 이유가 뭔가. 친노라는 이유로? 그런데 (안 후보 쪽이) ‘이태규라는 분의 한나라당 경력을 페이스북에 올리는 것은 안 되는 것 아니냐’(고 지적하는데) 이런 모순이 어디 있느냐”고 따졌다.
전례 없이 강경한 태도다. 문 후보의 강공 선회는 안 후보 쪽의 ‘민주당 혁신’ 요구가 단일화 국면의 주도권을 되찾으려는 정치공학적 차원에서 제기되고 있다는 판단에 따른 것으로 풀이된다. 문 후보는 특히 안 후보 쪽이 민주당의 정당활동 자체를 조직동원, ‘옛날 방식’, 즉 구태정치라고 낙인찍는 데 격앙한 것으로 보인다. 문 후보는 안 후보 쪽의 ‘조직동원’ 의혹 제기에 대해 “선거라는 게 자기 지지자들의 조직을 동원하는 것이다. 지지자들이 최대한 투표장으로 가도록 독려하는 것이고, 여론조사에 적극 호응하도록 만드는 그게 선거 아니냐”고 되받기도 했다.
안 후보가 민주당 내부 문제인 ‘지도부 인적쇄신’까지 우회적으로 요구한 것도 문 후보를 자극한 것으로 보인다. 문 후보는 “민주당에 대한 선의의 충고는 고마운 일이지만, 아쉬운 점이 있다고 생각한다”고 불쾌감을 드러냈다. 문 후보 캠프 관계자는 “단일화 국면에서 지지율이 흔들리니까, ‘낡은 정치 대 새 정치’의 구도를 짜려고 하는 것 아니냐”고 말했다.
문 후보 선대위 회의에서도 “정당활동 자체를 조직동원, 구태정치라고 하는 것은 부당하다”는 불만이 터져나왔다. 시민캠프도 공동대표단 기자회견을 열고 “새 정치는 누구의 전유물이 아니다. 낡은 정치, 새 정치로 편 갈라 공격해 이루는 것이 아니다”라고 반박했다. 공동선대위원장인 안도현 시인은 “안 후보 쪽이 ‘누구를 빼라’는 식으로 몽니를 부리고 있다”고 비판했다.
손원제 석진환 기자 wonje@hani.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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