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정치 정치일반

백낙청 “역지사지 정신으로 두 후보 만나 대화를”

등록 2012-11-15 19:21수정 2012-11-16 09:52

백낙청 교수
백낙청 교수
백낙청 교수 페이스북에 글
문재인-안철수 후보의 단일화 교착 국면이 15일 심각한 상황으로 빠져들면서 양 캠프를 포함한 야권 전체가 해법 찾기에 나서고 있다.

양 캠프에서는 ‘후보 담판’, ‘협상단 교체’ 등 몇 가지 아이디어가 나오고 있지만, 본격적인 내용으로 들어가기도 전에 협상이 중단됐다는 점, 두 후보의 지지율 변화가 외부에서 방해 요인으로 작용하고 있다는 점이 걸림돌이다.

2002년 노무현·정몽준 단일화 협상에 참여했던 인사들은 “당시에는 그래도 정몽준 후보의 지지율이 더 높았기 때문에 협상이 결렬되더라도 다시 재개할 수 있는 동력이 있었다. 하지만 지금은 안철수 후보의 지지율이 하락 추세에 접어들었기 때문에 냉정하게 말하면 안철수 후보가 협상을 재개할 이유가 없어 보인다”고 말했다. 따라서 문재인 후보가 당 지도부 및 선대위 개편, 협상단 전면교체 등 ‘초강수’로 협상 재개의 명분을 마련할 필요가 있다.

여러 제안 가운데 가장 눈에 띄는 것은 백낙청 서울대 명예교수의 글이다. 백 교수는 15일 페이스북에 ‘입장을 바꿔서 생각하기’라는 제목으로 두 후보의 직접 대화를 촉구하는 글을 띄웠다.

“절실하게 희망하는 것은 두 후보께서 가까운 장래에 다시 만나 허심탄회한 대화를 나누는 일입니다. 당장에 단일화나 단일화 규칙을 놓고 담판하기보다 역지사지의 정신을 공유하고 확인하는 자리가 되었으면 합니다.”

백 교수는 문재인 후보를 향해 “어떻게 두 세력의 진정한 통합을 이루어낼지를 깊이 고민하는 흔적이 잘 안 보인다. 만에 하나 안 후보로 단일화되었을 때 어떻게 협력할지에 대한 고민과 준비는 더욱 없는 것 같다. 한동안은 경선에 지면 당이 파멸할지 모른다는 공포감에 차 있다가, 문 후보의 지지율이 상승하면서 지금은 당 지지자들 사이에 그런 공포감을 유발해서 승기를 잡으려는 기미마저 보인다”고 비판했다.

또 “민주통합당의 국회의원과 지도부 대다수 사이에 민주당과 문재인 후보가 이만큼 오기까지 ‘안철수 현상’과 안철수 후보로부터 얼마나 많은 덕을 보았는지에 대한 감사의 마음이 부족해 보인다. 안철수 현상과 이에 부응한 안 후보의 출마가 없었더라면 아마도 박근혜 후보의 대세가 흔들리는 일은 없었을 테고, 안 캠프의 도전이 아니었더라면 민주당이 지금만큼의 쇄신 노력도 기울이지 않았기 십상이다. 설혹 문 후보가 단일후보로 결정되더라도 이러한 인식과 감사의 마음, 그에 따른 쇄신 노력의 지속과 안철수·문재인의 적극적인 협력, 이런 것들이 두루 갖춰지지 않고는 대선 승리가 힘들 것”이라고 쓴소리를 쏟아냈다.

안철수 후보에 대해서도 백 교수는 “문 캠프 일각에서 흘러나왔다는 ‘양보론’ 등에 분개하는 것은 당연하지만, 그에 대한 반발이 어디까지가 정곡을 찌른 정치적 대응이고 어디서부터가 현실정치에 단련이 덜 된 신인의 과잉반응일지를 반대쪽의 눈으로도 볼 줄 알아야 한다”고 지적했다.

이와 함께 “대중의 높은 기대에 비해 정작 대통령 선거를 치러낼 준비는 부족하지 않을까 하는 당연한 우려들을 불식할 만한 모습을 과연 보여주었는지 스스로 물어볼 일이다. ‘아, 안철수가 나오니 과연 다르긴 다르구나’라고 다수 국민과 일부 민주당 지지자들이 경탄할 만큼 눈에 확 뜨이는 무엇이 있었는지 자문해봐야 한다. 정치쇄신이라는 시대적 화두를 내걸면서도, 각론에 들어갔을 때 중립적인 인사들의 눈에조차 정치적 아마추어리즘으로 얕보일 빌미가 없었는지도 헤아려볼 일”이라고 충고했다.

성한용 선임기자 shy99@hani.co.kr

[관련 영상] '문-안 동맹' 후보간 핫라인 뚫어라 [김뉴타 197]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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