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정치 정치일반

문 ‘오해…’ ‘만약…’ 표현
안 모욕당했다고 느낀듯

등록 2012-11-15 19:19수정 2012-11-16 09:53

안철수 강수 배경
“터무니없는 얘기 조직적 유포”
안캠프 ‘문 단일화팀’ 교체 희망
안 “민주 구체적 후속조처 필요…
그래서 빨리 정상화되면 좋겠다”
단일화 협상 과정에서 민주통합당 쪽에 강한 불만을 표시하면서 협상 중단을 선언한 안철수 대선 후보는 15일 민주당 쪽에 “구체적인 행동과 후속 조처가 필요하다”고 밝혔다.

안 후보는 저녁, 언론사 정치부장들과의 만찬에서 “단일화 과정 중에 새로운 정치의 모습, 지금까지와는 다른 경쟁의 모습을 보여줘야 하는데, 그러지 못했다. 그래서 빨리 정상화되면 좋겠다”며 이렇게 말했다.

안 후보 쪽의 불만은 민주당의 조직동원 행태를 지목하는 것으로 보인다. 민주당이 당내 주요 인사들에게 돌렸다고 안 후보 캠프에서 주장하는 문자메시지를 보면, ‘단일화 대비 조직 독려, 목표 제시. 카톡 100만플러스 등록. 단일화 대비 지역지지자 DB(데이터베이스) 수집 독려’라고 적혀 있다. 안 후보 캠프 쪽 단일화방식협의팀에 관계된 한 인사는 “단일화 협상 때 ‘조직동원하지 않겠다는 문구를 넣자’고 하자, ‘굳이 문구로 넣을 필요까지 있냐’고 하더니 뒤로는 이런 문자를 뿌리고 있다”고 말했다. 이 문자에는 ‘안 후보가 단일후보 돼도 무소속으로 남는다. 그러면 민주당은 죽는다. 전통 당원들 자존심을 건드려라’는 내용도 있다. 단일화 국면이 혼탁해지자 안 후보는 중대 결심을 해야겠다고 판단한 것으로 보인다. 여기에 ‘오해’와 ‘만약’은 기름을 끼얹었다. 문 후보 쪽 우상호 공보단장은 단일화 협상 중단 선언 직후 ‘오해’라고 해명했고, 문 후보는 공개사과를 하면서 ‘만약 ~했다면’이란 표현을 썼다. 안 후보는 자신의 엄중한 상황 인식이 모욕당했다고 느낀 것 같다.

안 후보 쪽의 불만은 비단 이번 일뿐 아니라, 비슷한 일들이 쌓이면서 폭발한 성격이 짙다. 안 후보는 “지난주 7개항 합의를 한 다음날부터 합의에 반하는 일들이 조금씩 조금씩 생겨나, 어떤 것들은 그냥 넘어가고 심각한 부분들은 문 후보에게 전달하라고 했는데, 그 부분에 대해 모르고 있는 것 같았다”고 말했다. 송호창 공동선대본부장도 “문 후보께서 캠프나 당에서 무슨 일이 일어나고 있는지 정확히 진단하고 상황을 살피셔야 한다. 터무니없는 얘기가 계속 만들어져 조직적으로, 반복적으로 유포되고 있다. 이런 구태정치는 문재인과 어울리지 않는다”고 말했다.

안 후보는 또 ‘단일화 협상 중단 선언’에 대해 “손해볼 것 알고 했다. 그러나 단일화 과정에서 새로운 정치를 보여주지 못하고 결과에만 집착하게 되면 단일 후보가 대선에서 패배한다는 위기감 때문에 그랬다”고 말했다.

안 후보 캠프는 협상 중단 선언이 (단일화) 전략과는 무관하다고 말하지만, 일부에선 ‘전략’으로 해석하는 시각도 있다. 본격적인 단일화 협상을 앞두고, 안 후보에게 불리한 단일화 의제에서 벗어나 다시 ‘새 정치 대 낡은 정치’ 구도를 복원하려는 것 아니냐는 것이다.

안 후보 쪽은 단일화 협상 재개 시점에 관해 “공은 문 후보 쪽에 넘어가 있다”고 말했다. ‘책임 있는 조처’가 있으면 당장이라도 협상에 임하겠다는 얘기다. 안 후보 쪽 한 핵심 인사는 “적당한 수준에서 봉합하는 것은 불가능한 것 아니냐. 문 후보가 도려낼 부분을 도려내고, 빠른 시일 내에 새 정치를 위한 단일화 협의를 재개하길 바란다”고 말했다. 문 후보 쪽 단일화방식협의팀 재구성을 염두에 둔 말로 보인다.

오전 문 후보의 사과 직후, “깊은 실망을 했다”고 말한 안 후보는 저녁 만찬에서는 “문 후보의 사과의 진정성은 믿는다. 문 후보에 대한 개인적인 신뢰가 있다. 국민들이 납득할 만한 후속 조처들이 따르면”이라고 말해 협상 재개에 대한 기대감을 이어갔다. 그러면서도 안 후보는 “다시 그런 일들이 벌어지지 않을 수 있는 어떤 행동이 나와야 한다고 생각한다”고 못을 박았다.

안 후보는 주말까지 하루 서너 곳의 신문·방송 인터뷰에 집중적으로 응할 계획이다. 안 후보 캠프가 많이 격앙돼 있는 상태지만, 최악의 국면에서 ‘단일화를 되살린 대승적 결단’이 나올 가능성도 조심스럽게 나오고 있다. 정권교체를 바라는 국민들의 기대와 압박을 무시하기도 어렵기 때문이다.

김보협 김원철 기자 bhkim@hani.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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