안철수 대선 후보가 15일 오후 서울 공덕동 한겨레신문사에서 인터뷰를 하던 중 손을 모으고 질문을 주의 깊게 듣고 있다. 김정효 기자 hyopd@hani.co.kr
정치구상
신당은 국민연대 상황보고 판단
내가 당선땐 민주당 국정 파트너
힘은 권한 아닌 국민 지지서 나와
여소야대, 지지 높아야 극복 가능
신당은 국민연대 상황보고 판단
내가 당선땐 민주당 국정 파트너
힘은 권한 아닌 국민 지지서 나와
여소야대, 지지 높아야 극복 가능
안철수 후보 인터뷰는 단일화 협상이 중단된 직후 급작스럽게 잡혔다. 15일 오후 1시부터 한겨레신문사 6층 회의실에서 인터뷰를 하는 그 시각, 문재인 후보가 경남 창원에서 기자간담회를 하는 등 상황은 급박하게 돌아가고 있었다. 안 후보는 단일화 방식에 대한 질문에 “어제였으면 말했을 텐데…”라고 말하는 등 여유를 보였지만, 협상을 중단한 이유를 말하는 부분에선 단호한 표정을 지으며 입술을 지그시 다물었다. 이른바 ‘안철수 양보론’에 대해선 “양보는 절대로 없다”고 못박았다.
-지금, 왜 안철수가 대통령이 돼야 하는지 이유를 설명해달라.
“지금 우리 사회 문제를 풀려면 세 가지가 필요하다. 전세계적 흐름을 잘 읽을 수 있어야 하고, 수평적 리더십, 그리고 정치적 빚이 없어 능력에 따라 인사할 수 있어야 한다. 이 세 분야 모두 제가 자신있는 분야다. 당선되면 잘할 수 있겠다는 확신을 얻었다.”
-안 후보 지지층엔 정권교체를 우선시하는 쪽과 정치쇄신, 정치교체를 우선시하는 쪽이 있는 것 같다.
“정권교체를 바라는 분들의 간절함을 잘 안다. 그런데 그분들만으론 새누리당 못 이긴다. 그래서 정권교체를 열망하는 분들이 정치쇄신을 바라는 많은 이들과 국민연대를 이뤄서 정권교체를 이뤄야 한다. 그런 생각을 하셨으면 좋겠다.”
-안 후보가 얘기한 정치쇄신 내용들 가운데 국회의원 정수 축소, 의원 권한 축소, 반값 선거운동 정도가 기억난다. 정치쇄신의 요체는 뭔가?
“(언급한 건) 예로 든 각론이다. 정치권이 국민 신뢰를 잃어 아무리 ‘뭘 해주겠다’ 해도 안 믿는다. 신뢰를 회복하는 방안은 정치권이 기득권을 내려놓는 모습을 보여줘 진정성을 전달하는 것이다. 또 내년에 굉장히 상황이 어려워 고통분담을 요구하는 순간이 올 수 있다. 그때 정치권이 하나도 양보 안 한 상황에선 아무도 안 듣는다. 미리 그런 모습 보여주는 게 좋다는 판단이었다.
‘지금 정치가 더 힘 가져야 하는 것 아닌가’, 그런 주장 하는 분들 보면서 참 답답했다. 힘은 권한에서 오는 게 아니라 국민 지지에서 온다. 야권이 (대선에서) 승리한다면 여소야대 상황인데, 국민 지지가 높아야 극복할 수 있다. (정치권) 권한 강화하면 돌파할 수 없다. 착각하시는 것 같다.”
-‘차라리 무소속 대통령도 가능하다’고 했는데, 무소속으로 (당선)되면 여소야대가 아니라, 무소야대다.
“제가 단일후보가 돼 대통령이 되면 민주통합당은 든든한 국정운영의 파트너가 된다.”
-야권 단일후보가 된다면 민주당이 바라는 건, (민주당) 입당일 텐데.
“가장 큰 전제, ‘정치쇄신 해야 정권교체도 가능하다’(는 것만 생각한다). 단일화 과정도 새 정치의 모습을 보여주지 못한다면 집권해도 새 정치가 안 되는 것이다.”
-단일후보 확정 이후, 민주당과 제 세력을 아우르는 신당을 만들 것이라는 보도들이 나왔다.
“(단일화) 이후 상황은 생각하지 않는다. 국민연대라는 든든한 지지기반을 갖는 후보가 탄생되면 승리를 위해 어떻게 할 것인지는 그때 상황을 보고 판단해야 한다. 지금 규정하는 건 바람직하지 않다.”
-새정치공동선언 준비팀이 총리 권한을 헌법대로 보장하겠다고 합의했다. 책임총리제에 대해 두 후보가 대통령과 총리를 나눠 맡는 방안이란 해석도 있다.
“대통령 권한이 집중되는 것에 대해 폐해가 많아 그것을 해소하는 차원에서였다. 누군가 단일후보로 확정되면 선거과정 중에 서로 논의할 순 있겠지만 (지금까진) 그런 부분에 대해 얘기한 적 없다.”
-문재인 후보를 어떻게 평가하나?
“그분의 책 <운명>을 읽었다. 민주화운동에 직접 헌신했던 부분들이 인상 깊었다.”
-새누리당에선 안 후보가 단일후보가 되면 ‘아마추어’라고 공략하면 된다고 하는데.
“(내가 정치경험 없다는 걸) 다 아는데도 1년 이상 지지가 꺼지지 않았다. 국민들은 새로운 시대를 열라는 건데, 구시대 경험은 새시대 여는 데 나쁠 수 있다고 생각한다. 빌 클린턴도 ‘경험에는 좋은 경험과 나쁜 경험이 있다. 나쁜 경험 많을 바에는 (차라리) 적은 게 낫다’고 말했다. 직접적인 (정치)경험 중요하지만, 사회에서 가치를 만드는 경험 한 것도 정치활동하는 데 잘 쓰일 것이라는 맥락이다. 나와 동년배인 버락 오바마 대통령도 (경험 없긴) 마찬가지인데 재선돼서 미국 이끌고 있다.” 정리 김원철 송채경화 기자 wonchul@hani.co.kr
[관련 영상] 안철수 “문 후보님, 보고 차단돼서 모르세요…아유 참”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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