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정치 정치일반

“민간사찰 자료 인멸, 방통위도 개입 의혹”

등록 2012-08-23 08:19

민주당 장병완 의원 주장
“검찰수사 대비 증거파기 시점
김충곤 팀장과 집중통화 번호
‘최시중의 양아들’ 정용욱 것”
국무총리실 공직윤리지원관실이 2010년 7월 초 민간인 불법사찰 자료를 은폐하기 위해 컴퓨터 하드디스크를 파기할 당시 방송통신위원회 고위 관계자들과 집중적으로 통화를 한 사실이 22일 공개됐다. 검찰 수사를 통해 총리실 사찰팀이 <와이티엔>(YTN) 노조 감시와 경영진 교체 등에 관여한 사실이 드러난 데 이어, 방통위가 사찰팀을 통해 언론 장악에 개입했을 가능성이 제기된 것이다.

민주통합당 장병완 의원은 이날 “사찰팀이 검찰 수사에 대비해 관련 증거를 파기하고 입을 맞추던 시점에 실무자였던 김충곤 점검1팀장과 방통위 고위인사 2명이 집중적으로 통화를 했다”며 “김 팀장이 2010년 7월5일부터 8일 사이 방통위(일반전화와 법인명의 핸드폰)와 통화한 내역이 확인된 것만 7통”이라고 밝혔다. 2010년 7월5일은 총리실이 ‘불법사찰’에 대한 내부 조사 결과를 발표하고 수사의뢰를 하던 날로, 사찰팀 직원들은 이날부터 사흘 뒤인 8일까지 관련 컴퓨터 자료를 삭제하는 등 증거를 인멸했다. 검찰은 다음날인 9일 사찰팀 사무실을 압수수색했다.

장 의원은 특히 “김 팀장이 통화한 전화번호를 확인해보니, 당시 최시중 방통위원장의 ‘양아들’로 불렸던 정용욱 정책보좌관과 여당 몫 방통위 상임위원인 형태근씨의 핸드폰이나 사무실 번호였다”며 “상대의 이름이 표시되지 않은 통화 내역도 많고, 다른 사찰팀원도 방통위와 통화를 했을 가능성이 있다”고 말했다. 당시 사찰팀과 방통위 핵심인사들이 통화한 것은 와이티엔 사찰에 대한 은폐와 관련이 있을 것으로 장 의원은 추정하고 있다. 김 팀장과 방통위 핵심 인사의 통화가 이뤄진 것은 7월5일 오후인데 이날 저녁 사찰팀은 와이티엔 감사팀장과 6차례에 걸쳐 집중적인 통화를 했다. 비슷한 시기 사찰팀은 와이티엔 다른 간부들과도 여러번 통화를 했다.

장 의원은 “김 팀장은 최시중 위원장이 회장으로 있던 재경구룡포 향우회에서 운영위원을 맡았다가 2008년 공직윤리지원관실로 온 인물”이라며 “방통위와 사찰팀의 관계가 이번에 처음 드러난 만큼 방송 장악과 와이티엔을 비롯한 언론사 사찰과 관련해 집중적인 조사가 필요하다”고 지적했다.

석진환 기자 soulfat@hani.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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