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정치 정치일반

“공공기관장 잇단 사표
지원관실 뒷조사 탓”

등록 2012-04-04 21:47수정 2012-04-04 22:45

불법 민간인 사찰을 주도한 국무총리실 소속 공직윤리지원관실 점검 1팀 직원 원충연씨의 수첩에 나오는 메모들. ‘BH(청와대), 공직기강, 국정원, 기무사도 같이 함’이라는 구절이 들어 있다. ※클릭하면 확대
민주, 사찰파일-원충연 수첩 대조
2008년 이세웅 대한적십자사 총재, 김문식 국가시험원 원장, 김광식 한국조폐공사 감사 등 주요 공공기관·공기업 기관장들이 사표를 낸 것은 청와대의 하명을 받아 국무총리실 공직윤리지원관실(이하 지원관실)이 진행한 사찰 때문이었다고 민주통합당이 주장했다.

민주통합당 엠비(MB)·새누리 심판 국민위원회(위원장 박영선)는 4일 국회에서 기자회견을 열어, “민간인 사찰 파일에서 확인된 ‘청와대 하명사건 처리부’와 원충연 전 공직윤리지원관실 조사관의 수첩을 대조해 보니 청와대에서 하명한 내용에 따라 공직윤리지원관실이 진행한 각종 뒷조사를 통해 해당 공공기관장들이 사표를 제출한 정황이 확인됐다”고 밝혔다.

하명사건 처리부에 ‘순번 4번’으로 거명된 박규환 소방검정공사 감사에 대한 메모 내용을 보면, “2009. 1 소방산업진흥법 시행/1월초에 나가겠다/밀려서 나가겠다는 얘기 X/광주일고 사무차장/자기들 모임 30명/임기 2009년 7.25” 등의 내용이 적혀 있다. 2009년 7월까지 임기가 보장돼 있던 박 감사가 지원관실의 사찰을 받은 뒤 소방산업진흥법이 시행되는 1월 초에 모양 좋게 나가겠다는 의향을 전한 내용으로 추정되는 부분이다. 김 감사는 수첩 내용대로 2009년 1월 퇴직한다.

정권과 각을 세우는 사람이라면 같은 새누리당의 선출직 광역단체장도 사찰을 면치 못했다. 이완구 충남도지사는 세종시 수정안을 둘러싸고 청와대와 마찰을 빚다가 2009년 12월 사퇴했다. 그에 대한 원씨 수첩의 기록은 “충남 홀대론/고함, 결별 수준/비리 채증”이다. 이 전 지시가 정권에 말 못할 약점을 잡힌 뒤 사퇴를 종용받았다고 추정해 볼 수 있는 대목이다. 이에 대해 박정하 청와대 대변인은 “민주당이 제시한 다섯 사례는 모두 민간인이 아니고, ‘청와대 지시’라는 대목도 아무런 근거가 없다”며 “진실규명에 대한 의지가 없고, 일방적인 주장만 하는 정치공세에 불과하다”고 반박했다.

길윤형 안창현 기자 charisma@hani.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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