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새누리 비례대표 46명 발표]
10번 이만우·12번 안종범·13번 김현숙 ‘친재벌 학자’
당 관계자 “박 위원장 경제 민주화 의지 없거나 무능”
6번 주영순 회장은 과거 열린우리당 당적 ‘철새’ 논란
10번 이만우·12번 안종범·13번 김현숙 ‘친재벌 학자’
당 관계자 “박 위원장 경제 민주화 의지 없거나 무능”
6번 주영순 회장은 과거 열린우리당 당적 ‘철새’ 논란
새누리당이 20일 기여입학제·민영화 찬성론자, 부자 증세 반대론자 등 다수의 ‘친재벌 인사’를 당선권의 비례대표 후보군에 포진시켰다. 박근혜 비상대책위원장이 약속해온 ‘경제민주화 인사’ 공천은 온데간데없다는 지적이 나온다. 문제 전력 인사들도 다수 포함됐다.
정홍원 새누리당 공천위원장은 이날 “얼마나 국민에게 감동을 줄 수 있느냐 하는 점을 고려했다”며 이만우·안종범·김현숙 교수 등 46명의 비례대표 후보자 명단을 발표했다.
비례대표 10번에 낙점된 이만우 고려대 교수(경제학)는 대표적 복지 경계론자로 지난 대선 때 이명박 대통령 캠프에서 재정분야 자문을 맡았다. 그는 지난달 한국경제학회 신임 학회장으로 취임하면서 한 언론 인터뷰에서 “복지 공약을 낼 때는 재정조달 방법을 구체적으로 제시하도록 국가재정법을 고쳐야 한다”며 “재정 계획이 없으면 복지 공약을 발표하지 못하도록 하자는 것”이라고 말했다. 그는 “최근 여야 가릴 것 없이 표를 의식한 선심성 공약을 남발하고 있다”며 “대부분 공약이 실현 가능성이 떨어져 어느 당이 집권하든 정치 불신만 커질 것”이라고 말하기도 했다.
이 교수는 ‘부자 증세’는 반대하고 대학 기여입학제는 찬성한다. ‘반값 등록금’이 논란이던 지난해 6월 “반값 등록금 해법으로 대학 정원 외 1~2% 수준으로 기여입학을 허용하자”고 주장한 바 있다. 부자 증세에 대해선 “파이를 키우지 않고 있는 사람에게 더 거둬 나눠주는 축소지향적 정책”이란 입장이다.
이 교수는 또 삼성전자 사외이사로 재직하며 실권주를 받아 억대의 시세차익을 남기기도 했다. 이런 이유를 포함해 최근 금융통화위원 검증 단계에서 과다한 재산 문제가 불거져 탈락한 것으로 전해졌다.
12번 안종범 성균관대 교수(경제학부)는 2007년 대선 경선 때 박 위원장이 내놓은 ‘줄푸세 공약’(세금 줄이고 규제 풀고 법질서는 세운다)을 주도했다. 박 위원장의 싱크탱크인 국가미래연구원은 안 교수와 지역구 후보 3명 등 모두 4명의 공천자를 배출한 ‘공천 탱크’가 되었다.
13번 김현숙 숭실대 경제학과 교수(전 한국조세연구원 연구위원)는 보고서 등을 통해 법인세 감세 효과를 강조해왔다. 이명박 정부가 초기 인천국제공항 민영화를 추진할 당시 “모든 공기업들을 대상으로 민영화 등을 검토할 필요가 있다”고 말하기도 했다.
새누리당 한 당직자는 “박근혜 위원장이 ‘경제민주화를 실천할 인사를 챙기겠다’고 직접 이야기했는데도 그런 인사가 없다”며 “박 위원장이 아무 의지가 없거나 무능하다는 걸 보여준 것”이라고 말했다.
원전 홍보에 주력해온 민병주 한국원자력연구원 연구위원을 1번에 배치한 것을 두고도 뒷말이 많다. 한 당직자는 “일본 원전 사고 이후 반대여론이 큰데 총선이 임박해 논쟁만 불러일으키는 공천”이라고 말했다. 진보신당은 “핵 마피아 홍보대사도 국회 진출시키려 하나? 민 후보 공천을 개탄한다”고 논평했다. 민 연구위원은 민계식 전 현대중공업 회장의 조카로 알려져 있다.
6번 후보 주영순 목포상공회의소 회장은 민주당과 열린우리당 당적을 갖고 있다가 2008년 이상득 한나라당(현 새누리당) 의원에게 아들과 함께 1000만원을 후원하는 등 ‘철새’ 논란을 사고 있다.
2번을 받은 김정록 한국지체장애인협회 중앙회장은 장애단체 쪽 비례대표 후보를 민주적으로 선정하기 위해 ‘2012 장애인총선연대’를 만드는 데 앞장섰으나 본인이 절차를 무시하고 직접 공천 신청을 해 장애단체의 비판을 사고 있다.
임인택 기자 imit@hani.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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민병주 연구위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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