넷째 부인 김옥 앞날은
김정일 북한 국방위원장이 사망하면서 그동안 김 위원장의 부인 역할을 해왔던 김옥(47·사진 오른쪽 노란옷 입은 사람)의 앞날도 궁금증을 낳는다. 전문가들은 김 위원장이 사망한 이상 김옥의 역할이 없을 것이라는 분석을 내놨다.
1980년대부터 서기실(비서실)에서 김 위원장을 특별보좌하다 그의 넷째 부인이 된 김옥은 그동안 김 위원장의 곁에 있으면서 북한의 국정 전반에 상당한 영향력을 행사한 것으로 알려졌다. 2000년대 들어 공식적인 자리에 등장하기 시작한 김옥은 올해도 김 위원장의 방중·방러에 동행했다. 특히 지난 8월 러시아 부레이발전소를 둘러보는 자리에서는 방문록에 서명하는 김 위원장에게 무언가를 조언하는 모습이 텔레비전 화면에 포착되면서 관심을 끌었다. 일부에서는 김옥이 김정은을 후계자로 공식화하기 위한 물밑작업을 했다는 분석도 나오고 있다.
그러나 전문가들은 김 위원장이 없는 상황에서 김옥이 그동안의 역할을 계속하기는 어려울 것이라고 내다봤다. 김용현 동국대 교수(북한학)는 “김일성의 부인인 김성애도 아직 생존해 있지만 김일성 사망 뒤 단 한번도 노출된 적이 없다”며 “북한 권력 구조상 현재 김옥의 위상은 특별히 높지 않기 때문에 김정은 후계 체제 안에서의 김옥의 역할은 뚜렷하지 않을 것”이라고 말했다.
이름 밝히기를 꺼린 한 북한 전문가도 “김옥은 당직을 가지고 있던 사람도 아니고 고위직도 아니었다”며 “김정은을 후계자로 만들기 위해 물밑에서 역할을 했다는 것도 김정일이 살아있을 때지, 상식적으로 김옥의 정치적 생명은 끝난 것으로 봐야 한다”고 말했다.
송채경화 기자 khsong@hani.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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