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정치 국방·북한

핵무력 강화에 밀린 ‘인민생활 개선’

등록 2013-04-11 20:01수정 2013-04-11 22:15

경제건설·핵 병진 노선 짚어보니
“인민 허리띠 조이지 않을것” 말뿐
북한의 김영남 최고인민회의 상임위원회 위원장은 11일 “김정은 동지는 충정과 도덕, 의리의 최고 화신”이라고 찬양했다. 이날은 김정은 최고사령관과 당 중앙군사위원회 부위원장이 노동당 대표자회에서 제1비서에 취임한 지 1년이 되는 날이다. 김 제1비서는 취임 이틀 뒤 국방위원회 제1위원장에도 추대돼 당과 국가권력에 대한 공식적인 승계 작업을 마무리했다.

<로동신문>에 따르면 김정은 제1비서의 등장은 “당의 강화 발전과 강성국가 건설을 위한 투쟁에서 획기적 전환의 이정표를 마련한 거대한 정치적 사변”이었다. 그러나 사설이 든 성과는 ‘인공지구위성 광명성 3호 2호기의 성과적 발사’, ‘제3차 핵실험에서의 성공’ 두가지였다.

김정은 제1비서는 취임 직후 김일성 주석 탄생 100주년 기념식에서의 첫 육성 연설에서 이렇게 말했다. “인민의 허리띠를 다시는 조이게 하지 않겠다.” 김 제1비서는 자신이 직접 낭독한 올해 신년사에서도 ‘경제강국 건설은 사회주의 강성국가 건설 위업 수행에서 전면에 나서는 가장 중요한 과업’이라고 밝히고, 올해 경제 건설과 인민생활 향상에서 결정적 전환을 일으킬 것을 강조했다. 그럼에도 경제 건설에서의 개선은 누가 보기에도 두드러진 게 없었다.

오히려 지난 1년 김정은으로 대표되는 북 지도부는 4월 취임 직후와 12월 2번에 걸친 장거리 로켓 발사로 김정일 국방위원장의 선군노선과 강성대국의 목표를 밀어붙였다. 또 최룡해를 총정치국장으로 발탁하고 리영호 총참모장을 해임하는 등 군부에 대한 개편작업도 벌였다. 그러나 당과 내각의 관료기구보다는 군부의 지지기반을 무시할 수 없었을 것이라는 분석도 있다. 어떤 것이든 경제강국 건설이라는 과업은 뒷전으로 밀릴 수밖에 없었다.

그런 맥락에서 본다면 지난 4월1일에 열린 최고인민회의에서 과거 2002년 7·1 경제관리개선조처 등 경제개혁을 담당했던 박봉주 당 경공업부장을 총리로 재기용하고 경제건설과 핵무력 강화의 병진노선을 채택한 것은 상대적으로 경제건설에 더 많은 강조점을 둔 것으로 해석할 수 있다.

결국 <로동신문>이 부각하고 있듯 북한은 ‘미제의 적대정책으로 허리띠를 다시 졸라맬 수밖에 없으나 김정은 제1비서의 강한 신념과 의지를 믿고 따르면 난관을 극복할 수 있을 것’이라는 근거가 부족한 낙관주의에 의지할 수밖에 없는 현실로 보인다.

강태호 기자 kankan1@hani.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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