김정일 국가장의위원회 명단
장의위원회 명단 살펴보니
북 당·정·군 수뇌 232명 권력 서열대로 공개
노동당중앙위 정치국위원들 ‘앞자리’ 차지
김정남
북 당·정·군 수뇌 232명 권력 서열대로 공개
노동당중앙위 정치국위원들 ‘앞자리’ 차지
김정남
북한은 19일 낮 <조선중앙티브이>를 통해 김정일 국방위원장의 사망 소식을 전하면서 북한 핵심인사들로 구성된 장의위원회 232명의 명단도 함께 발표했다. 북한의 주요 인물이 사망할 때마다 구성되는 장의위원회 명단은 그 내용과 순서가 곧바로 북한 내 권력지형의 변화를 보여준다는 점에서 외부의 주목을 받아왔다.
이번 장의위원회 구성에서 단연 눈에 띄는 부분은 김정은 당중앙군사위원회 부위원장이 명단 맨 앞에 위치한 점이다. 김정일 위원장 이후 북한 내부의 권력을 김 부위원장이 확실히 장악했다는 대내외적인 신호로 볼 수 있다. 이와 함께 북한이 신속하게 232명의 장의위원회를 구성하고, 김정은 외에 다른 권력서열에 큰 변화를 주지 않았다는 점도 주목할 만한 부분이다. 전문가들은 “김 위원장 사망 뒤 이틀 만에 232명의 북한 내 권력서열을 정리해 발표한 것을 보면, 김정은 체제가 일단 큰 갈등 없이 안정적인 ‘질서’를 잡아가는 게 아니냐”는 분석을 내놓고 있다.
조선노동당 중앙위원회 정치국 중심의 북한 권력 구조에도 큰 변화가 없다는 점도 이번 장의위원회 명단을 통해 다시 한 번 확인됐다. 장의위 명단에는 김영남(83) 최고인민회의 상임위원장, 최영림(81) 내각총리, 리영호(69) 당중앙군사위 부위원장 등 정치국 상무위원과 김영춘(75), 전병호(85), 김국태(87), 김기남(85) 등 정치국 위원 7명, 정치국 후보위원 14명이 올라 있다. 김근식 경남대 교수(정치외교학)는 “명단이 정치국 상무위원, 정위원, 후보위원 순으로 배치된 것을 보면 향후 북한체제가 당 중심으로 운영되는 추세가 강화될 전망”이라고 내다봤다.
김정일 위원장의 매제이자 김정은의 후견인으로 불리며 권력의 실세로 떠오르고 있는 장성택(65) 국방위원회 부위원장과 그의 부인이자 김정은의 고모인 김경희(65) 당 경공업부장은 각각 19번째와 14번째에 이름을 올렸다. 이와 관련해 장용석 서울대 통일평화연구원 선임연구원은 “장 부위원장과 김 부장은 북한에서 주목할 만한 권력 실세들이지만, 이름을 뒤쪽에 올린 것으로 보아 당분간 이들이 권력 분점을 통해 타협하면서 현 북한 권력시스템을 이끌어가는 식이 될 것으로 보인다”고 분석했다.
앞서 북한은 1994년 김일성 주석 사망 당시 후계자인 김정일 위원장을 필두로 오진우, 강성산 등 권력 핵심 인물 등 273명으로 국가장의위원회를 구성한 바 있다. 당시엔 김정일 위원장이 장의위원장으로 명기됐던 데 비해, 이번엔 김정은 부위원장의 이름이 가장 먼저 나와 있지만 장의위원장은 아니라는 게 과거와는 다른 점이다. 김정은 외에 배다른 형제인 장남 김정남과 장녀 김설송은 물론, 김정은의 친형제인 김정철과 김여정 등 김 위원장의 다른 자녀들이 장의위에서 철저히 배제된 점은 김 주석 사망 당시 때와 같다.
석진환 이정애 기자 soulfat@hani.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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