박근혜 한나라당 전 대표
대선경선뒤 4년4개월만에 첫 언론인터뷰
‘여론편중’ 지적하더니…“자기 말 어겨”
‘여론편중’ 지적하더니…“자기 말 어겨”
박근혜 전 한나라당 대표가 4개 종합편성채널(종편)의 1일 개국에 맞춰 모든 종편사와 연쇄 인터뷰를 했다. 박 전 대표의 언론 인터뷰는 2007년 7월 한나라당 대선 경선 이후 4년4개월 만에 처음이다. 인터뷰를 꺼려온 박 전 대표가 이번에 나선 것은 결국 종편에 힘을 실어주려는 것 아니냐는 지적이 나온다.
박 전 대표는 29~30일 <조선> <중앙> <동아> <매경> 등 4개 언론사의 종편과 각각 1시간 안팎씩 인터뷰를 했다고 한나라당 친박계와 종편 관계자들이 전했다. 박 전 대표의 대변인 격인 이정현 의원은 “방송국 개국은 굉장히 축하해야 할 일”이라며 “이를 계기로 이젠 인터뷰를 해야 할 때도 됐다”고 말했다.
하지만 박 전 대표가 오랫동안 하지 않던 언론 인터뷰를 특혜·여론편중 시비 등이 많은 종편들과 연쇄적으로 한 것을 두고 당 안에서도 뒷말이 많다. 결과적으로 박 전 대표가 종편을 앞장서서 지원하는 모양새가 된 것 아니냐는 것이다. 한나라당 한 고위당직자는 “미디어법 처리 국면에서 종편의 여론 편중과 독점 우려를 지적했던 분이 그동안 하지 않던 인터뷰를 종편 개국에 맞춰 하는 게 말이 되느냐. 자기 말을 스스로 어기는 것”이라고 지적했다. 박 전 대표는 2009년 미디어법 날치기 처리 당시 종편 출범에 따른 여론 독과점 등을 우려하며 ‘여야 합의 처리’와 ‘직권상정시 반대’의 뜻을 나타낸 바 있다.
박 전 대표가 ‘조중동’ 거대 신문사의 전방위적 압박을 벗어나기 어려웠을 것이란 ‘상황론’도 있다. 서울의 한 초선 의원은 “대선 주자로서 종편 인터뷰를 하지 않는 게 쉽지는 않다”며 “일종의 보험 들기 아니겠느냐”고 말했다.
이번 종편 인터뷰가 ‘보수언론 편들기’로 비쳐 박 전 대표의 대선 행보에 도움이 되지 않는다는 지적도 내부에서 나온다. 한 초선 의원은 “박 전 대표가 보수언론에 치중한다는 이미지를 줘선 안 된다”며 “보수와 진보를 가리지 않고 접촉해야지 집토끼만 아우르는 행보를 하면 백전백패”라고 말했다.
종편들은 내년 대선국면에서 정치적 영향력 확대를 꾀하려 할 것으로 보인다. 동아일보 종편 <채널에이(A)>는 새해 3월 드라마 ‘인간 박정희’를 내보낼 예정이다. 조선일보 종편 <티브이(TV)조선>은 “티브이조선의 드라마는 감동과 함께 사회·정치·문화 모든 분야의 패러다임을 변혁시킬 그런 콘텐츠를 담는다”(누리집)라고 밝혔다.
여러 뒷말을 의식한 탓인지 박 전 대표의 측근들은 이번 종편 인터뷰를 계기로 언론과의 접점을 차츰 넓혀 가겠다는 뜻을 전했다. 임인택 기자 imit@hani.co.kr
<한겨레 인기기사>
■ MB표 종편 동시 개국…여론·민주주의 대재앙 시작됐다
■ 안철수연구소 ‘사회공헌팀’ 만든다
■ ‘벤츠 여검사’ 의혹 규명, 특임검사에 맡겨
■ 법륜 “더이상 안철수 멘토라 부르지말라”
■ “왕도 정년제가 필요해”
■ 안철수연구소 ‘사회공헌팀’ 만든다
■ ‘벤츠 여검사’ 의혹 규명, 특임검사에 맡겨
■ 법륜 “더이상 안철수 멘토라 부르지말라”
■ “왕도 정년제가 필요해”
항상 시민과 함께하겠습니다. 한겨레 구독신청 하기