의혹② 지진파
국방부가 13일 발표한 천안함 최종보고서는 ‘1번 어뢰’와 ‘지진파’의 모순관계를 결국 풀지 못했다. 최종보고서에 ‘1번 어뢰’의 폭발력을 높인 시뮬레이션 결과를 실었으나, 천안함 사건 당일 발생한 지진파의 폭발력과 큰 괴리를 보였기 때문이다.
국방부는 최종보고서에 ‘1번 어뢰’의 폭발력을 티엔티(TNT) 360㎏으로 높인 뒤 수심 7m와 9m에서 폭발시키는 시뮬레이션 결과를 실었다. 이는 지난 5월20일 발표 때 합조단이 제시한 시뮬레이션의 기준 폭발력인 티엔티 250㎏보다 1.44배 강력해진 것이다(<한겨레> 9월9일치 1면 참조). 국방부는 실험 결과 “티엔티 폭발량 360㎏이 수심 7m에서 폭발했을 때 천안함의 상태와 좀더 유사한 결과를 얻었다”고 밝혔다. 수심 9m에서 폭발한 시뮬레이션은 천안함 상태와 견줘 “약한” 결과가 나왔다고 덧붙였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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하지만 이는 지진파와의 괴리를 키운 것이다. 당일 밤 9시22분에 발생해서 천안함 사고 지점을 ‘확정’했던 유일한 근거인 1.5 규모 지진파의 폭발력은 티엔티로 환산할 때 약 140~180㎏에 불과하기 때문이다. 지질자원연구원은 수중 10m에서 폭발이 있었다고 가정하더라도 폭발력은 티엔티 260㎏에 그친다고 밝혔다. 새 실험 결과는 이런 지진파 규모를 제대로 설명하지 못하고 있는 것이다.
합조단이 이렇게 애초 발표 때보다 티엔티 폭발력을 크게 높임으로써 합조단의 5월20일 결론과 관련해 신뢰성 논란을 불러오게 됐다. 특히 합조단이 당시 티엔티 250㎏으로 시뮬레이션을 하면서 ‘1번 어뢰’의 폭발력을 그에 맞는 것으로 오해하도록 해왔다는 것이다. 합조단은 실제로 그동안 ‘폭약 250㎏’과 ‘고성능 폭약 250㎏’을 상황에 따라 섞어서 사용함으로써 마치 티엔티 250㎏으로 시뮬레이션한 대상이 ‘1번 어뢰’인 듯이 몰고 갔다. 합조단은 이날 “북한 어뢰 CHT-02D의 폭약이 고성능이라고 밝혀왔다”고 해명했지만, 최종보고서에도 여전히 CHT-02D 어뢰를 설명하면서 “무게가 1.7톤으로 폭발장약이 250㎏”이라고 하는 등 ‘고성능’이라는 단어를 쓰지 않고 있다.
김보근 기자 tree21@hani.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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