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정치 정치일반

천안함 사고 해역서 발견된 2000t급 침몰선은 수십년전 상선?

등록 2010-08-05 14:18수정 2010-08-08 13:55

4일 오후 백령도 연화리 앞바다에 위치한 천안함 폭발원점 주변을 어군탐지기로 탐지하자 침몰해 있는 대형 선박을 발견했다. 이충신 기자 cslee@hani.co.kr
4일 오후 백령도 연화리 앞바다에 위치한 천안함 폭발원점 주변을 어군탐지기로 탐지하자 침몰해 있는 대형 선박을 발견했다. 이충신 기자 cslee@hani.co.kr
'현장조사단', 폭발원점 200m 지점서 발견
좌초로 침몰 확인될 경우 천안함 사건에도 영향 가능
국방부 관계자 “수십년전 때 침몰한 상선으로 추정”
천안함 침몰지점과 가까운 해저에서 2000t급 선박이 침몰해 있는 것이 확인됐다.

최문순 의원(민주당)과 이종인 알파잠수대표가 주축이 된 ‘천안함 사고 현장조사단’은 4일 백령도 연화리 앞 해안에서 2.5km 떨어진 천안함 폭발원점 부근을 GPS와 어군탐지기(소나)로 탐색하던 중에 이 침몰 선박을 찾아냈다. 이 선박이 발견된 지점은 합조단이 발표한 천안함 폭발원점에서 북서쪽으로 200m 정도 떨어진 지점으로, 함미가 발견된 지점과 ‘1번 어뢰’의 잔해물을 수거한 위치에서는 400m 정도 떨어져 있다.

이에 대해 국방부는 “침몰 시기 및 종류도 정확히 알 수는 없으나 수십년 전에 침몰된 상선으로 추정된다”고 밝혔다. 국방부는 또 “(침몰 선박의 존재는)백령도 주민들간에 이미 알려진 사실이며, 백령도 현장에 왔던 일부 기자들도 알고 있었다”고 전했다.

선박의 침몰 경위는 즉시 확인되지 않았지만, 침몰 원인이 좌초 등으로 확인될 경우 천안함 침몰 원인을 둘러싼 논쟁이 새로운 국면을 맞을 것으로 보인다. 지금까지 합조단은 천안함이 침몰한 위치의 수심 등을 들어 좌초 가능성을 부인했으나, 그 부근에서 2000t급 선박이 침몰했다면, 천안함 사건과 관련해서도 이 가능성을 전적으로 배제할 수 없기 때문이다.

4일 오후 천안함 사고 현장에 도착한 알파잠수 잠수부들이 수중 탐색을 위해 잠수 준비를 하고 있다. 이충신 기자 cslee@hani.co.kr
4일 오후 천안함 사고 현장에 도착한 알파잠수 잠수부들이 수중 탐색을 위해 잠수 준비를 하고 있다. 이충신 기자 cslee@hani.co.kr

이 선박이 발견된 곳의 수심은 42~45m 정도이다. 수심 측정을 위해 어선에서 해저로 내렸던 자석에는 이 침몰선의 잔해로 보이는 금속 파편이 달려 올라왔는데 누렇게 녹이 나 있는 등 부식상태가 심한 것으로 보였다. 어선에 탑재된 어군탐지기로 침몰 선박을 관찰한 결과 선수가 북서쪽을 향해 있고 선체가 기울어지지 않은 채로 가라 앉아 있는 것으로 확인됐다.

천안함 사고 현장조사단을 사고 해역으로 안내한 장 아무개 선장은 “이전부터 사고해역 근처에서 낚시를 하던 낚시꾼들 중에 더러 침선의 존재를 알고 있는 사람이 있었지만, 이 정도로 큰 배일줄은 몰랐다”고 말했다.


어선의 현재 위치와 천안함 사고 위치 인근에 침몰한 선박의 위치가 GPS에 나타나 있다. 이충신 기자 cslee@hani.co.kr
어선의 현재 위치와 천안함 사고 위치 인근에 침몰한 선박의 위치가 GPS에 나타나 있다. 이충신 기자 cslee@hani.co.kr

이종인 알파잠수 대표는 “소나에 나타난 침몰선의 돌출 상태를 보면 해저면에서 8~10미터 정도 위로 나와 있어 선체 높이는 10m 정도로 보이고, 형태로 봐서는 2000t급의 상선으로 추정된다”고 말했다. 이 대표는 “이 정도 선박이 침몰돼 있었다면 쌍끌이 어선이 천안함을 수색하는 과정에서 그물이 침몰 선체에 걸릴 수 있어 상당한 불편을 겪었을 것”이라고 말했다.

최문순 의원은 “당시 쌍끌이 어선 선장이 이 침선을 피해 천안함 잔해 수색 작업을 하느라고 애를 먹었다는 말을 들었다”고 말했다. 이에 따라 당시 합조단이 이 침몰 선박의 존재를 의도적으로 감춘 것이 아니냐는 의혹도 제기되고 있다. 천안함 함미 수색에 참여했던 중앙119구조대 이기원 대원은 “사고 해역을 수색할 당시에는 천안함 함미 외에 다른 배가 침몰해 있다는 얘기는 들은 적이 없다”고 말했다.

5일 조사팀은 사고해역에서 잠수부를 투입해 침몰 선박의 정체를 직접 확인하려 했지만, 기상 상황이 악화돼 탐사를 잠시 중단했다.

백령도/이충신 기자, 김도성 <하니TV> 피디 cslee@hani.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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