김효석 통합민주당 원내대표(맨 오른쪽)와 ‘개혁과 미래 모임’ 의원들이 28일 오후 국회 본청 앞에서 쇠고기 장관 고시 연기와 재협상을 요구하는 농성을 벌이고 있다. 강재훈 선임기자 khan@hani.co.kr
장외로 나갈까 말까 고민
통합민주당이 ‘쇠고기 싸움’의 방법론을 놓고 내부 논란을 벌이고 있다.
새 원내대표로 선출된 원혜영 의원 등 지도부는 ‘원내·합법’의 틀을 강조하고 있지만, 일부 소장·개혁 성향 의원들은 ‘제한적 장외투쟁’을 고민하고 있다. 이 가운데 일부 의원들은 이날 국회 본관 앞에서 쇠고기 재협상을 요구하는 농성에 들어갔다.
논란의 출발점은 임박한 ‘장관고시’를 막을 수단이 마땅치 않다는 데 있다. 17대 국회는 끝난 반면 18대 국회는 아직 원 구성이 되지 않아 원내에서 동원 가능한 뾰족수가 없다. 장관고시 효력정지 가처분 신청 등은 법원에서 받아들여질지 미지수다. 반대여론이 들끓고 있는 것도 상당한 부담이다. 민주당 홈페이지에는 연일 “민주당은 뭣 하고 있는 거냐”, “민주당도 촛불시위에 동참하라”는 시민들의 글이 올라오고 있다.
그러나 손학규 대표는 장외투쟁 여부에 대해 가타부타 말이 없다. 익명을 요청한 손 대표의 측근은 “새 원내대표와 충분히 협의해서 결정한다는 게 대표의 생각”이라고만 말했다. 원혜영 의원은 27일에 이어 이날도 원내에서 합법적인 방법으로 싸워야 한다는 입장을 재확인했다.
원 의원은 이날 <한국방송> 라디오 ‘백운기입니다’에 출연해 “국회 밖의 어떤 방법이나 행동을 전면 배제하는 것은 물론 아니”라면서도, “정당은 원내 활동을 중심으로, 어떠한 일이라도 합법적이고 합리적인 일이라면 얼마든지 과감하게 연대하고 직접 참여하겠다”며 ‘원내 싸움’을 거듭 강조했다.
이에 대해 전병헌 의원은 <불교방송> ‘아침저널’에 나와 “(장관고시가) 된다고 보면 야당도 보다 강력한 투쟁과 견제를 하지 않을 수 없고, 정말로 장외투쟁을 심각하게 고려할 상황이 올지도 모른다”며 “‘장외 투쟁이 없다’라고 단정적으로 지금 얘기할 그런 상황은 아닌 것 같다”고 비판했다.
익명을 요청한 또다른 의원은 “야당으로서는 최후의 수단으로 장외투쟁도 염두에 둬야 하는 것”이라며 “원 의원이 장외투쟁은 없다는 식으로 미리 말하는 것은 전략적 차원에서 적절치 못하다”고 지적했다. 김효석 원내대표도 <한겨레>와 만난 자리에서 “전국 순회 당원 궐기대회 같은 장외투쟁도 적극 고려해 봐야 한다”고 말한 바 있다.
이런 가운데 강기정·송영길·김재윤·최재성 의원 등 소장개혁파 모임인 ‘개혁과 미래’ 소속 의원 10여명은 이날 저녁 국회 본관 계단 앞에 천막을 치고 쇠고기 재협상과 장관고시의 연기를 요구하는 농성에 돌입했다.
강희철 기자 hckang@hani.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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