여-야 ‘외나무다리 공방’
통합민주당은 15일 청문회를 통해 확인된 한-미 쇠고기 협상의 문제점을 다시 한번 짚으면서 재협상 촉구 결의안과 장관 해임 건의안 처리에 당력을 집중했다. 한나라당은 “쇠고기와 자유무역협정(FTA) 비준은 별개”라며 한-미 자유무역협정에 초점을 맞췄다.
민주당은 “미국에서는 광우병 위험물질로 지정된 부위가, 이번 협상에서는 안전물질로 둔갑돼 수입이 허용됐다”는 전날 최성 의원의 청문회 질의를 근거로, 정부를 강하게 질타했다. 최재성 원내 대변인은 “위험부위 수입을 서슴지 않고 대한민국 국민에게 먹으라고 하면서 이를 국익이라고 강변하는 정부는 꼭 ‘팥쥐 엄마’ 같다”고 비판했다.
김효석 원내대표는 이날 원내대표단 회의에서 “눈 가리고 아웅하는 식으로 국민을 속이려 한다면 국민의 분노를 가라앉힐 수 없다”며 “빠른 시간 내에 당에서 대표단을 미국에 파견해 미국 의회 청문회에 참여하는 방안도 논의하겠다”고 말했다.
민주당은 이와 함께 재협상 촉구 결의안 통과를 위한 농림해양수산위원회 소집을 요구하며 한나라당을 압박했다. 또 광우병 발생 국가의 수입위생조건을 정하려면 국회 동의를 얻게 하는 내용의 ‘가축전염병 예방법’ 개정안도 발의하기로 했다.
한나라당은 “반미 세력을 결집해 민생을 외면하고 있다”며 민주당을 공격했다. 안상수 원내대표는 이날 최고위원회의에서 “이번 임시회는 자유무역협정 비준안을 처리하려고 열린 것인데, 쇠고기 문제가 터지자마자 민주당이 완전히 입장을 바꿨다”며 “민주당은 민생문제에 대해선 관심이 없고 반미세력을 결집해 자유무역협정을 저지하는 다목적 효과를 보고 있다”고 비난했다. 안 원내대표는 이어 “일부 시민단체나 언론은 그렇다 쳐도 10년 동안의 국정 경험이 있고 국민 혈세를 받는 민주당이 광우병 괴담에 편승해서 오히려 이걸 확대재생산하는 걸 보면서 정말 통탄하지 않을 수 없다”고 말했다.
이한구 정책위의장은 “한나라당도 적극적으로 나서서 쇠고기 문제는 쇠고기대로 철저히 보완할 것”이라며 “쇠고기와 일자리 많이 만드는 자유무역협정과는 별도로 처리해야 한다”고 주장했다.
김태규 이유주현 기자 dokbul@hani.co.kr
항상 시민과 함께하겠습니다. 한겨레 구독신청 하기