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한-미정상회담 관련 의혹”
한-미 쇠고기 협상의 우리 쪽 수석대표인 민동석 농림수산식품부 농업통상정책관이 “협상을 더 해야 할 것이 있는데, (한-미 정상회담이 열리기 직전인) 4월18일에 협상을 마치지 않을 수 없었다”고 말했다고 손학규 통합민주당 대표가 밝혔다.
손 대표는 5일 서울 당산동 중앙당사 회의실에서 열린 쇠고기 협상 무효화 추진위 회의에서 “지난달 23일 쇠고기 협상 결과를 보고하기 위해 당사 7층 회의실을 찾은 민 정책관이 ‘협상을 더하고 싶었다. 더 해야 할 것이 있었다’고 말했다”고 전했다. 손 대표는 “바로 이 자리(7층 회의실)에 농업통상정책관이 와서 그렇게 얘기했다”고 말했다.
농식품부가 민주당에 쇠고기 협상 결과를 보고하는 이 자리에는, 정운천 장관과 민 정책관, 담당 국장이 참여했으며, 민주당 쪽에서는 손 대표와 박상천 대표, 김효석 원내대표, 박홍수 사무총장, 차영 대변인이 자리를 함께했다.
손 대표는 “‘4월19일에 한-미 정상회담이 있으니 거기에 선물을 주기 위해 협상을 18일까지 마치라는 것인데, 그것은 협상하지 말라는 것”이라며 “저쪽(미국)에서 요구하는 것을 다 들어주고 그대로 협상이 끝난 것이다”라고 비판했다.
차 대변인은 당시 상황에 대해 “손 대표가 ‘18일에 서둘러 협상을 마친 것은 한-미 정상회담을 감안한 것 아니냐’고 묻자, 민 정책관이 ‘협상을 더 해야 했는데…’라며 말을 흐렸다”고 전했다.
이에대해 농식품부는 해명자료를 내어 “민동석 정책관은 손 대표가 언급한 발언을 한 적이 없다고 한다”고 손 대표의 주장을 전면 부인했다. 이에 대해 차영 대변인은 구두 논평을 통해 “참 무례한 사람들이다. 제1야당의 대표가 온 국민이 다 지켜보고 있는데 차관보를 상대로 없는 말을 했겠는가?”라며 “농림부의 이러한 작태가 오늘과 같은 사태를 불러왔다고 본다”고 밝혔다.
김태규 기자 dokbul@hani.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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