한미관계 끈끈히 해 북핵 공조 강화
이 당선자 방미, 4월 총선 전후 될듯
이 당선자 방미, 4월 총선 전후 될듯
10년 만에 한국에서 정권교체가 이뤄지면서 한-미 양쪽에서 보수적 코드 맞추기를 위한 움직임이 빨라지고 있다.
이명박 대통령 당선자와 조지 부시 미국 대통령은 20일 전화통화에서 한-미 관계 증진과 북핵 문제 해결을 위한 공조를 다짐했다. 부시 대통령의 당선 축하 전화 형식으로 이뤄진 이날 통화가 덕담 수준을 크게 넘지는 않았다. 이 당선자는 이른 시일 안에 방미 초청에 응하기로 함으로써 이 당선자의 취임 후 첫 방문국이 미국이 될 것이 확실시된다.
부시 행정부도 보수적인 이 당선자의 선거 승리에 큰 기대를 걸고 있는 것은 분명해 보인다. 지난 10년간 한-미 현안의 상당 부분이 미국 쪽 복안대로 해결됐으면서도 우여곡절을 겪은 한-미 관계에 대한 반작용의 측면이 강해 보인다.
워싱턴의 한 소식통은 “부시 대통령은 이른 시일 안에 동맹 관계와 북핵 문제에 대한 조율을 통해 한-미 관계를 착근시켜 한-미, 나아가 한-미-일의 공조 속에 남은 1년 임기 동안 북핵 문제 등 현안 해결에 드라이브를 걸겠다는 복안을 갖고 있는 것 같다”고 전했다. 이런 점은 “한-미 관계를 공고히 하면서 상호협력을 통해 북핵 문제 해결에 전력을 다하겠다”고 밝혀온 이 당선자의 인식과도 궤를 같이한다. 이 당선자 역시 한-미 동맹관계를 복원하고, 북핵 문제에 대한 의견 조율이 필요하다고 보고 있다.
2월25일 공식 취임하게 될 이 당선자의 방미 시기 문제는 전적으로 이 당선자가 판단할 문제이지만, 4월 총선 전이냐 후냐를 놓고 엇갈린 관측들이 나오고 있다.
많은 전문가들은 방미 시기가 이르면 실제 내용보다 일종의 퍼포먼스 성격이 강할 수밖에 없다며 첫 정상회담에 앞서 철저한 준비를 주문했다. 조지 부시 1기 행정부 출범 직후 서둘러 방미했다가 낭패를 본 김대중 전 대통령의 방미를 반면교사로 삼을 필요가 있다는 것이다. 이 당선자가 국정 전반을 정확하게 판단하고 특히 북핵 문제 등 외교정책 현안에 대한 분명한 입장을 정리했을 때 방미를 결행할 필요가 있다는 지적이다. 취임 전 인수위 특사단의 방미를 통한 사전 조율과 취임 후 외무장관의 방미를 통한 길닦기 작업을 선행하는 것이 정상적인 수순이 될 수 있다.
그러나 이 당선자가 4월 총선 전에 도덕성 문제를 잠재울 외교적 성과를 기대하고 조기 방미를 추진할 수도 있고, 양쪽의 필요에 따라 앞당겨질 가능성도 없지 않다.
백악관도 한국 대선 직후 실무회의를 열어 내년 2월25일 취임식에 파견할 사절단 문제를 논의하는 등 한국의 새 정부와 관계를 다지려는 발빠른 움직임을 보이고 있다. 아버지 부시 전 대통령의 취임식 참석 등이 거론된 것으로 알려졌다. 소식통은 1월 초 부차관보(과장)급 실무대표단의 사전조사를 위한 방한 문제는 논의되지 않았다고 전했다. 이 당선자 쪽도 인수위가 발족하는 대로 내년 1월 말이나 2월 초쯤 특사단을 워싱턴으로 보내 양국간 현안 조율과 협력 강화 방안을 논의할 것으로 알려졌다. 워싱턴/류재훈 특파원 hoonie@hani.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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