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정치 정치일반

이회창 “창당 속도낼 것…충청당 아닌 전국정당”

등록 2007-12-21 11:40

패배 직후 `뜨거운 눈물' 뒤늦게 알려져

`대선 삼수'에 실패한 이회창 전 한나라당 총재가 21일 중구 남대문로에 있는 자신의 개인 사무실로 출근했다.

적어도 이번 주말까지는 자택에서 휴식을 취하며 향후 창당을 위한 구상을 할 것이라는 예상과는 달리 별도의 휴식 기간 없이 바로 사무실에 모습을 보인 것.

이 전 총재는 사무실에서 즉석 기자간담회를 갖고 보수신당 창당과 관련, "보수 신당 창당은 역사를 만드는 것으로 측근들이 할 일이 아니다. 측근이 할 일은 저를 보호하고 지키는 일"이라며 창당 작업에는 가신 그룹 등 측근들이 배제될 것이라는 점을 분명히 했다.

그는 이어 "보수와 진보의 대립 속에서 기득권에 안주하는 안이한 보수, 부패와 짝지은 보수가 아니라 새로운 시대를 여는 가치를 추구하는 보수 운동을 시작하고 싶다. 그런 의미에서 신당을 생각하고 있고 이에 동조하는 사람들이 많다"면서 "쉽지는 않지만 이회창이 맘먹고 시작한 것이고 성공하면 새로운 역사를 연다. 그럼으로써 대선에 3번 실패했지만 의미를 남길 것"이라고 말했다.

그는 창당 시기에 대해서는 "내년 4월 (총선을) 생각하면 늦춰서는 안되는 만큼 속도를 낼 것이다. 내주 부터는 여러 가지 일을 하겠다"면서도 내년 1월에 당이 만들어질 지에 대해서는 "그렇게 말할 단계는 아니다"며 신중한 입장을 보였다.

이 전 총재는 또 "일부 언론에 새롭게 만들려는 보수신당이 충청당이라는 표현이 있는데 내가 만들려고 하는 것은 지역당이 아니다"고 강조했다.


그는 당을 만들면 대표직을 맡을 지 여부에 대해서는 "현재 그런 것은 생각하고 있지 않다"고 언급하고, 내년 총선에서 지역구 출마 가능성에 대해서는 "생각하지 않는다. 한 알의 밀알이 되고자 한다"고 말했다.

한편 이 전 총재는 선거비용 전액 보전이 가능한 `15% 득표율'을 아슬아슬하게 넘긴 데 대해서는 웃으면서 "아슬아슬했지"라고 말하고, "당시 하늘에 맡겨야지 생각하고 잤다"고 덧붙였다.

이 전 총재의 이날 사무실 출근은 `젊은층에 어필할 수 있는 가치 중심의 역동적인 보수신당' 창당에 박차를 가하겠다는 의지를 표명한 것으로 해석된다.

대선에서 혈혈단신으로 출마해 15% 이상의 득표율을 기록하는 저력을 보였지만, 충분한 준비가 갖춰지지 않은 출마로 인한 각종 문제점도 노정한 만큼 창당 과정에서 만큼은 이 같은 문제점을 되풀이하지 않겠다는 생각이 아니냐는 것이다.

이와 함께 신당에 함께 참여할 국민중심당이 이미 자체적으로 창당 밑그림을 그려나가는 것으로 알려진 상황에서 손을 놓고 있다가는 자칫 `힘의 불균형'을 초래해 `이회창 중심의 전국적 보수 신당'이라는 목표를 달성하는 데 차질을 빚을 수도 있다는 내부의 우려를 고려했다는 해석도 나온다.

한편 선거 패배에도 불구하고 공개석상에서 눈물을 보이지 않았던 이 전 총재가 선거패배 직후 자신의 사무실에서 `뜨거운 눈물'을 흘린 것으로 뒤늦게 알려졌다.

캠프 전략기획팀장을 맡았던 강삼재 전 의원은 20일 자신의 미니홈피에 올린 글을 통해 "이 후보가 (패배 확정 후) 간부 회의를 마친 뒤 저와 향후 대책을 논의하던 중 서로 부둥켜안고 1분을 넘게 울었다"면서 "후보의 참담함에 제가 먼저 눈물을 참을 수 없었고, 칠순을 넘긴 후보의 눈물이 저를 몹시 아프게 했다"고 적었다.

김남권 기자 south@yna.co.kr (서울=연합뉴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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