문국현 창조한국당 후보가 19일 저녁 서울 영등포 당사 개표 상황실에서 방송사들의 출구조사 결과 발표를 지켜본 뒤 두 팔을 들어 지지자들에게 인사하고 있다. 연합뉴스
기대 못미친 득표율에 허탈·실망감
20일 대국민 메시지 향후 계획 발표
20일 대국민 메시지 향후 계획 발표
문국현 창조한국당 후보는 19일 출구조사에 이어 개표 결과 기대보다 훨씬 낮은 득표를 한 것으로 나타나자 실망감과 허탈감을 감추지 못했다.
이날 오후 6시께 영등포 당사에서 김영춘 총괄선대본부장, 이용경·이정자 공동대표 등과 개표방송을 지켜보던 문 후보는 출구조사 결과 6.1%(한국방송-문화방송), 5.8%(에스비에스)의 득표 예측치가 보도되자 가볍게 고개를 끄덕이며 잠시 천장을 쳐다봤다.
이내 눈시울이 젖어든 문 후보는 “그동안 전혀 새로운 가치, 새로운 정치와 경제를 위해 새 시대를 열겠다는 저 문국현에게 많은 국민께서 지지를 보내주신 데 진심으로 감사드린다. 전반적인 (패배의) 분위기 속에서 끝까지 기권하지 않고 투표장에 나오셔서 직접 저를 찍어주신 100만이 훨씬 넘는 유권자 여러분의 꿈과 열정을 꼭 앞으로 실현하도록 최선의 노력을 다하겠다”고 다짐했다. 그는 당사에 잠시 더 머물다 집으로 돌아갔다.
문 후보는 20일 앞으로의 정치활동 계획 등을 담은 대국민 메시지를 내기로 했다. 문 후보 선대본부의 정범구 본부장은 “이명박 후보의 당선에 위기감을 느낀 지지층이 막판에 ‘사표’를 우려해 돌아선 것 같다”고 패인을 분석했다. 김갑수 선대본부 대변인은 “저조한 투표율, 사표 방지 심리와 싸워 이 정도 득표율을 기록한 것은 성공이라면 성공”이라고 평가했다.
하지만 유효득표 10%를 넘지 못함으로써 선거자금의 50%를 보전받을 것이란 희망이 무너졌다. ‘의미 있는 득표’에 실패함으로써 문 후보와 창조한국당은 범여권의 종속변수로 떨어질 가능성이 커졌다. 따라서 당분간은 대통합민주신당의 움직임 등을 주시하며 독자적인 생존 방안을 가늠해볼 것으로 보인다.
당장 ‘선거 패배의 후유증’이 가시화되고 있다. 선대본부 공동대변인을 맡았던 장유식 변호사가 선거 전날인 18일 단일화 실패의 책임을 통감한다며 캠프를 떠난 데 이어, 선거전략 수립을 책임졌던 고원 전략기획단장이 이날 사표를 던졌다. 고 전 단장은 선대본부에 보낸 편지에서 “나는 돌아갈 다리를 끊어버리면서까지 지난 1년간 인생을 몽땅 털어넣었다”며 “(후보 단일화 압박을 가한) 통합신당 세력과 재야 일부 인사들을 용서하지 못한다”고 진한 아쉬움을 나타냈다.
강희철 기자 hckang@hani.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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