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정치 정치일반

법무부 “BBK 특검 수용, 지휘권 발동 안한다”

등록 2007-12-17 10:43수정 2007-12-17 10:52

"정치적 이유로 검찰 신뢰 훼손해선 안 돼"
법무부는 17일 노무현 대통령이 `BBK 의혹' 사건에 대해 검찰이 재수사하도록 지휘권을 발동하는 방안을 검토하라고 지시한 데 대해 "특검 수사가 예상되는 만큼 지휘권 발동을 하지 않기로 했다"고 밝혔다.

법무부는 이날 오전 브리핑을 갖고 실ㆍ국장 등 간부들이 각종 자료를 검토한 결과 이같이 결론냈다고 밝혔다.

법무부는 "BBK특검법이 국민의 이름으로 의결돼 송부된다면 비록 특검법 자체가 갖는 헌법정신과의 충돌, 실효성과 비용 등 문제점이 있지만 이를 국민의 뜻으로 알고 겸허히 수용할 수 밖에 없다"고 설명했다.

법무부는 특히 "다만 법치주의의 정착과 국민의 권익 보호를 사명으로 하는 검찰기능의 원활한 수행을 위하여 정치적인 이유로 검찰의 신뢰를 의도적으로 훼손하는 일이 더 이상 없기를 바란다"고 밝혀 지휘권 발동 검토 지시에 대한 불만도 드러냈다.

정성진 법무장관은 이날 "장관으로서 검찰이 최선을 다해 수사했다고 믿고 검찰의 기본적 신뢰에 변함이 없다"고 강조했다.

정 장관은 앞서 지난 10일 취임 100일을 맞아 가진 출입기자들과의 간담회에서 "검찰을 전폭적으로 신뢰한다. 최선의 노력을 다했음에도 정치적으로 쟁점이 돼 안타깝다"라며 "수사는 법률적 판단이고 사실 관계에 입각해야 한다. 도덕적이거나 윤리적인 문제 등 다른 차원에서 생각해야 한다면 그건 국민이 판단할 몫인데 검찰이 매도당하고 있다. `정치검찰' 운운하며 신뢰를 손상시켜서는 안된다"라고 밝힌 바 있다.

그는 특히 "최고 엘리트 검사들이 밤을 새고 휴일을 반납하며 수사한 결과를 믿지 않고 몇백억을 횡령한 사람의 말에만 의존하는 건 공정치 못하다. 지검 차장과 부장ㆍ부부장이 대선후보를 무서워할 이유가 없다"라며 정치권을 간접 겨냥하기도 했었다.

노 대통령은 전날 "내가 BBK를 설립했다"는 내용이 담긴 이 후보의 2000년 1월 광운대 발언 동영상 공개 상황 등을 보고 받은 뒤 정 장관에게 "검찰이 열심히 수사했지만 국민적 의혹 해소와 검찰의 신뢰 회복을 위해 재수사를 위한 지휘권 발동 등을 검토하라"고 지시했다.



홍만표 법무부 홍보관리관 일문일답

홍만표 법무부 홍보관리관은 17일 `BBK 특검법'을 수용하고 재수사 지휘권은 발동하지 않겠다는 법무부 결정을 발표한 뒤 "국민들이 특검을 원한다면 그 뜻을 존중하겠다는 뜻으로 기존 검찰 수사결과에 대한 신뢰는 변함이 없다"고 밝혔다.

다음은 홍 관리관과 일문일답

-- 특검 수용 결정에 이른 과정은.

▲어제 청와대에서 내린 지시는 `BBK 의혹'사건에 대해 재수사를 하라는 것이 아니라 재수사 여부를 검토하라는 것이었다. 재수사 여부까지 포함해 여러 상황을 감안한 결과 특검을 수용하자는 입장으로 결정됐다.

검찰의 명운이 걸린 중요한 결정이므로 신중하자는 게 장관의 입장이었다. 실ㆍ국장들이 다각적으로 검토한 결과를 토대로 오늘 아침에 장관께서 결정을 내려 발표문안을 준비했다.

-- 검찰이 재수사하는 것보다 특검을 수용하는 것이 국민의 신뢰를 확보하는 방안이라고 판단한 것인가.

▲검찰에서 자체적으로 다시 수사를 할 지는 검찰이 판단할 것이고 법무부로서는 현 상황에서 특검을 수용하는 쪽으로 정했다는 것이다.

-- 특검법은 국회를 통과할 것으로 보고 있나.

▲그건 정치권에서 논의할 문제이다. 통과 여부를 떠나서 국민들이 특검을 원하고 그런 방향으로 국회에서 결의가 된다면 법무부도 수용하겠다는 것이다.

-- 정 장관께서는 대통령에게 결정 내용을 보고하셨나.

▲보고 여부는 잘 모르겠다. 대검찰청의 의견을 충분히 듣고 장관께서 결정하신 것으로 안다.

-- 검찰에 재수사를 지휘하면 검찰의 신뢰가 추락한다는 판단인가.

▲그건 아니다. 여러 선택 중에서 현재로서는 특검 수사가 의혹 규명에 적합하고 또한 그게 국민의 뜻이라면 수용하겠다는 것이다.

-- 이명박 한나라당 대선 후보가 특검 수용의사를 밝힌 것이 감안됐나.

▲그런 부분과는 상관 없다.

-- 검찰이 수사를 잘 했는데 왜 의혹이 증폭됐다는 것인가.

▲수사결과 발표 이후에 또 다른 의혹이 나온 상황이다. 해당 의혹에 대해서는 검찰이 어제 따로 "수사결과와 배치되지 않는다"고 발표하기도 했다. 대검찰청을 통해 이 같은 일선 수사팀의 의견도 참고했다.

-- 수사팀 의견은 구체적으로 어땠나, 법무부 의견과 배치된 것인가.

▲배치되지 않았다. 일선 검찰은 수사결과에 대해 자신감을 갖고 있기 때문에 특검이 도입되는 것은 차선책으로 무방하다는 생각을 하고 있는 것으로 보인다.

-- 국회가 특검 여부를 결정할텐데 `특검 수용'이 의미가 있나.

▲법무부의 기본 입장을 표명한 것이니까 그 자체로서 의미가 있다고 본다.

안 희 차대운 기자 prayerahn@yna.co.kr (서울=연합뉴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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