태안 피해현장서 `마지막 주말'
대통합민주신당 정동영 대선후보는 대선을 앞둔 마지막 주말인 15일 유조선 기름 유출 사고로 `검은 재앙'에 휩싸인 태안 앞바다를 찾았다.
당초 계획으로는 이날 대선의 최대 승부처인 수도권에서 하루종일 표밭을 다질 예정이었으나 피해상황이 확산되면서 일정을 바꿔 태안으로 발걸음을 돌렸다. 지난 9일 방문한 지 엿새 만에 다시 찾은 것이다.
피해현장에서 복구 작업에 팔을 걷어붙이는 모습을 통해 서민의 아픔을 직접 챙기는 `민생 대통령' 이미지를 강조하겠다는 포석으로 풀이된다.
정 후보는 당내 `태안 재해대책위원회' 정세균 위원장 등 당 관계자 1천명과 함께 일일 자원봉사자로 변신, 작업복으로 갈아입고 만리포, 파도리 해수욕장에서 기름띠 제거 작업에 나섰다.
그는 "힘 내시라. 주민들의 피해보상과 생계지원, 해양생태 복구 등을 위한 특별법을 반드시 만들겠다"고 주민들에게 약속하고 "전국 방방곡곡에서 몰려든 자원봉사 물결을 보고 이렇게 위대한 국민이 있는데 무엇을 극복하지 못하겠냐는 생각에 용기를 얻었다"고 말했다. 오후에는 인천 연안 시장, 계양구 병방시장, 남구 신세계 백화점과 고양 화정동 등 수도권 표밭을 돌며 강행군을 이어갔다.
그는 유세를 통해 "유조선 사고에서 보듯이 사고 하나 잘못 나면 저렇게 환경 파괴되고 해안이 기름범벅되는데, 대통령 잘못 뽑으면 대한민국 전체에 재앙이 온다"며 "대통령 한번 잘못 찍으면 아들딸들의 미래가 날아가는 엄청난 운명의 기로에 서 있다"며 한나라당 이명박 후보를 맹공했다.
특히 "파이낸셜 타임스, 월스트리트 저널, 뉴스위크 등이 `한국이 낡은 스타일의 후보자와 함께 정치적 시계를 거꾸로 돌린다'고 보도했다"며 외신을 인용한 뒤 "이 후보는 세계가 걱정하고 있는 후보이다. 세계가 `한국이 이렇게 가면 안된다'고 걱정하는데, 이 후보가 대통령 되면 조롱거리가 된다"고 직격탄을 날렸다.
그는 신당측이 이날 제기한 이 후보의 병역 관련 의혹을 거론, "도대체 어디서부터 어디까지가 가짜, 거짓, 위선, 조작인지 알 수 없다"며 "이렇게 위험한 인물과 함께 과거로 돌아가는 것을 허용하겠느냐"고 반문하고 "이 후보는 자기 실력이 들통나고 가짜인 게 드러날까 봐 후보간 토론회 참석도 거부해왔다"고 꼬집었다.
또 "10년 전 IMF로 죽었던 경제를 살리면서 급하다 보니 큰 아들 격인 대기업만 먼저 살렸다"며 "둘째인 중소기업과 셋째인 신용불량자, 서민, 철거민 주민 등은 죽을 지경이다. 이명박 경제로는 절대로 둘째, 셋째를 살릴 수 없고 정동영이가 할 수 있다. 인천에서 `인천 상륙작전'을 만들어달라"고 호소했다.
그는 "단임제 대통령제에서 대통령이 바뀌는 것은 정권교체 이상의 교체로, `정동영 경제'는 노무현 정부와 확실히 다른 경제"라며 "검증되고 경험있고 국민고통을 이해하는 당대 최고 전문가와 함께 제2의 한국경제 전성기를 만들겠다"고 말했다.
한편 민주노동당 권영길 후보도 태안군청 재난대책본부를 방문한 뒤 피해 현장에서 기름제거 봉사활동을 전개했고, 창조한국당 문국현 후보도 급히 오전 일정을 변경, 태안 현장으로 향했다.
(태안.인천.고양=연합뉴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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