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투자때 한글계약서 2부씩 작성
액수·계약서 형식 서로 달라
액수·계약서 형식 서로 달라
㈜다스가 비비케이(BBK)에 수십억원씩 돈을 맡길 때 형식과 내용이 다른 2개의 계약서를 작성하는 등 투자 과정을 둘러싼 의문이 풀리지 않고 있다.
대통합민주신당은 14일 다스가 김경준씨를 상대로 투자금 반환 소송을 진행하면서 미국 법원에 제출한 ‘투자일임계약서’를 공개했다. 다스가 세 번에 걸쳐 비비케이에 190억원을 송금하면서 맺은 계약서는 모두 9부다. 계약할 때마다 영문계약서 1부, 한글계약서 2부씩을 만들었다. 한글계약서 2부는 당연히 내용과 형식이 똑같아야 한다.
그런데 2000년 10월6일에 작성된 계약서 2부에는 투자 액수가 다르게 기록돼있다. 한 계약서엔 ‘오십억원’, 다른 계약서엔 ‘壹百億’(1백억)으로 기록돼있다. 실제로 입금된 액수는 50억원이었다.
2000년 3월28일자 한글 계약서 2부는 형식에 차이가 있다. 한 계약서에는 종이를 겹쳐서 도장을 찍은 ‘간인’이 있지만, 다른 계약서에는 없다. 당연히 같아야 할 계약서의 내용과 형식이 서로 다른 것이다.
이에 대해 김경준씨는 “다스의 190억원은 투자금이 아니라 운영자금 형태로 들어온 것”이라며 “운영자금인데도 투자일임계약서를 맺었던 것은 자금회수가 쉬운 단기투자 형태로 회계처리를 하려는 다스의 요구에 따른 것이었으며, 계약서가 허술하게 작성된 것도 이 때문”이라고 주장한다. 김씨 주장대로라면 다스와 비비케이의 실소유주가 이명박 한나라당 후보 아니냐는 의혹이 증폭될 수밖에 없다. 다스가 아무런 관련이 없는 비비케이에 운영자금을 맡길 이유가 없기 때문이다.
그러나 검찰은 지난 5일 수사발표 당시 다스의 비비케이 투자 경위를 ‘여유자금을 불리려는 정상적인 투자행위’라고 규정했다.
김태규 기자 dokbul@hani.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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