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정치 정치일반

정동영-문국현 단일화 사실상 결렬

등록 2007-12-07 21:07수정 2007-12-08 01:06

오충일 대통합민주신당 대표가 7일 오전 국회에서 열린 의원연석회의에 나와 심각한 표정으로 앉아 있다. 강재훈 선임기자 <A href="mailto:khan@hani.co.kr">khan@hani.co.kr</A>
오충일 대통합민주신당 대표가 7일 오전 국회에서 열린 의원연석회의에 나와 심각한 표정으로 앉아 있다. 강재훈 선임기자 khan@hani.co.kr
양 진영 “협상 접어”…문쪽, 독자 세력화 겨냥한 듯
시민단체 “민주대연합 방해 정치세력 강력 규탄”
문국현 창조한국당 후보가 7일 대전 중구 중앙시장 들머리에서 기자들과 만나 이야기를 나누고 있다.  대전/연합뉴스
문국현 창조한국당 후보가 7일 대전 중구 중앙시장 들머리에서 기자들과 만나 이야기를 나누고 있다. 대전/연합뉴스

정동영-문국현 후보 단일화 논의가 6일 재야 원로들의 중재 포기에 이어 7일 두 후보 진영의 직접 협상마저 깨졌다. 이제는 현실적으로 어느 한쪽 후보가 일방적으로 사퇴를 결심하는 수밖에 없는 것으로 보인다.

두 후보 진영은 모두 이날 “협상이 결렬됐다”고 밝혔다. 문국현 후보 선거대책본부의 정범구 본부장은 <한겨레>와 한 통화에서 “오늘(6일) 오전 정 후보 쪽의 민병두 전략기획본부장과 만나 마지막 의견 조율을 시도했으나, 우리 쪽이 요구한 텔레비전 토론이 불가능해졌다고 판단해 이번 단일화 협상은 여기서 접기로 서로 합의했다”고 말했다. 그는 “문 후보에게도 보고했고, 후보는 ‘사정이 그렇다면 어쩔 수 없지 않으냐’며 수긍했다”고 전했다.

정동영 후보 선거대책본부의 정기남 공보특보도 “더 할 수 있는 게 없는 상황이다. 결렬됐다”고 말했다.

협상이 깨진 표면적인 이유는 텔레비전 토론의 무산에 있다. 문 후보 쪽은 협상 과정에서 여섯 차례의 텔레비전 토론이 보장되면 애초 제시했던 단일화 시한(16일)을 며칠 앞당길 수 있다는 수정안을 내놓았지만 중앙선관위는 ‘단일화 토론회 생중계 불가’ 결정을 내렸다.

하지만 더 근본적인 요인은 협상에 임하는 자세의 차이에 있었다. 정동영 후보는 어떻게든 이명박 한나라당 후보와 양강 구도를 만들기 위해 단일화에 목을 맨 반면, 문 후보 쪽은 저조한 인지도와 낮은 지지율을 극복하는 지렛대로 단일화 협상을 활용하고자 했다. 특히 문 후보 쪽은 대선 뒤에도 내년 4월 총선에 대비해 독자세력으로 남아 있어야 한다는 전략적 고려를 한 것으로 보인다.

두 후보의 지지율을 합쳐 봐야 20%를 겨우 넘는 현실도 걸림돌이 됐다. 2002년에는 노무현-정몽준 후보의 단일화로 이회창 후보를 누를 수 있다는 현실적 기대가 있었다. 이번에는 그런 희망을 갖기 어려울 정도로 열세를 보이고 있는 실정이다. 문 후보 선대본부의 핵심 인사는 “합쳐서 이길 수 있다면 내일이라도 단일화를 해야겠지만, 해도 그만 안 해도 그만인 상황에서 역량을 소모할 필요가 있겠느냐”고 반문했다.

다음주 초면 선거일까지는 불과 9일이 남는다. 정동영-이인제 후보의 단일화 협상에 이어 정-문 두 후보의 협상마저 깨지면서 범여권은 분열된 채 대선을 맞을 가능성이 한층 커졌다. 정치권에서는 대선 이후 총선까지도 다자구도 속의 각개약진이 이뤄질 것으로 보는 시각이 우세하다.

이와 관련해 민주평화국민회의 등 32개 시민단체는 이날 ‘부패정치세력 집권저지와 민주대연합을 위한 비상시국회의’를 결성하고 선언문을 발표해 “대통합민주신당·창조한국당·민주노동당·민주당 등 부패정치세력 집권을 반대하는 모든 진영들이 이념과 정파의 이해관계를 떠나 단일대오로 모여 부패 정치세력 집권 저지를 위한 민주대연합을 이룩할 것을 촉구한다”며 “분열된 채로 민주대연합에 방해가 되는 정치세력은 거짓 민주평화세력으로 규정하고 강력히 규탄하겠다”고 주장해 눈길을 끌었다.

강희철 기자 hckang@hani.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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