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정치 정치일반

정동영-문국현 단일화 시동, 파괴력은?

등록 2007-12-04 10:51수정 2007-12-04 11:58

`동상이몽' 여전…진통 만만찮을 듯
[대선 D-15 현장] 문국현 단일화 제안 기자회견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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대통합민주신당 정동영 후보와 창조한국당 문국현 후보간에 `단일화 테이블'이 차려졌다.

그간 단일화 논의를 한사코 거부해온 문국현 후보가 4일 "토론을 통해 누가 적임자인지 가리자"는 제안을 들고 나왔고, 이에 정 후보는 "환영한다"며 즉각 수용했다.

단일화의 명분은 `부패세력의 집권 저지'다. 한나라당 이명박 후보와 무소속 이회창 후보 등 보수진영 후보들의 집권을 막기 위해 공통의 정책 어젠다를 내걸고 공동전선을 구축하자는 것. 시기와 방법론은 시민사회 원로그룹의 결정에 일임된다. 당장 5일에는 정 후보와 문 후보, 원로그룹간의 3자 회동이 열릴 예정이다.

이번 단일화 논의는 지지층의 압박과 서로의 전략적 이해가 맞물린 결과물로 평가된다. 정 후보로서는 전략적 요충지인 수도권 표심에 호소력을 가지면서도 참여정부 실정론에서 자유로운 문 후보의 `보완재 역할'이 긴요하다. 현재의 지지율 정체국면을 돌파하려면 문 후보와의 단일화는 반드시 풀어야 할 숙제라는 인식이다.

문 후보는 현재의 저조한 지지율로는 대선국면을 돌파하는데 현실적 한계를 느낀 것으로 보인다. 자신의 정치노선을 분명히 알리고 총선 때까지 의미있는 정치세력으로 살아남기 위해 결국 단일화라는 승부수를 띄웠다는 관측이 지배적이다.

이처럼 우여곡절 끝에 논의의 장이 마련됐지만 각론상의 이견이 커 최종 단일화까지는 진통이 만만치 않아 보인다. 서로 단일화의 주체가 되겠다는 `동상이몽'이 자리하고 있다는 분석이다.


먼저 단일화를 바라보는 기본 시각부터 차이가 난다. 문 후보는 선거연합 차원의 단일화가 아니라 `양자택일'식의 단일화를 내걸고 있다. 문 후보는 이날 회견에서 "둘중 하나가 결단하자는 것"이라고 강조했고, 측근들은 "정 후보의 사퇴가 목적"이라며 배수진의 각오를 보였다. 앞으로 토론과정에서 정권실패에 따른 책임론을 물고 늘어지겠다는 의중이 강하게 읽힌다. 자칫 권력배분의 문제로 비칠 수 있는 연정론은 아예 언급조차 안됐다.

그러나 정 후보측은 문 후보와의 단일화를 `보완효과' 차원에서 보고 있다. 현실적으로 지지율 격차가 크게 나는 상황에서 정 후보로의 단일화는 필연적 수순이고 문 후보는 정 후보의 취약부분을 보완해주는 의미가 크다는 얘기다.

단일화 시기도 문제다. 문 후보측은 대선을 앞둔 주말인 16일을 단일화 시기로 제시하고 있다. 단일화의 마지노선을 정한 것이라는 게 문 후보측의 설명이지만 최대한 시간을 끌면서 단일화 논의에서 유리한 고지를 점하겠다는 전략으로 풀이된다.

그러나 정 후보는 최대한 서둘러서 최소한 8일 이전에 단일화를 매듭짓자는 입장이다. 민병두 의원은 "12월16일 단일화는 굉장히 위험스럽다"며 "설령 문국현 후보가 최종 단일후보로 됐더라도 정치적 효과를 전혀 기대할 수 없는 데드라인"이라고 지적했다. 여론조사 공표가 금지되는 12일 이후 단일화를 이루면 아무런 홍보효과도 없고 설령 효과가 있더라도 표심에 영향을 끼칠 시간이 부족하다는 의미다.

단일화 방법론에서는 TV 토론횟수를 놓고 이견이 엿보인다. 문 후보는 최소 3∼4차례의 공개토론을 통해 유권자들에게 충분히 비교.검증하는 기회를 제공하자고 주장하고 있으나 정 후보측은 한차례의 토론만으로도 충분하다는 입장이다.

두 후보간의 단일화가 과연 어느 정도의 시너지효과가 있을 지를 놓고는 견해가 엇갈린다. 일단 정 후보는 호남과 전통적 지지층의 지지가 강하고 범여권의 최대 정파인 대통합민주신당을 이끌고 있다. 이념성향으로는 중도실용 노선이고 남북관계와 평화이슈에 강하다.

반면 문 후보는 현실적 세는 약하지만 참신성을 갖추고 있고 수도권 30-40대와 화이트칼라층에서 인기가 높다. 개혁성향의 CEO 출신으로 한나라당 이명박 후보와 `진짜경제 대 가짜경제'의 구도설정이 용이하고, 참여정부 실정론에서도 비교적 자유로운 주자다.

따라서 두 후보가 결합할 경우 `승수효과'가 클 것이란 관측이 나온다. 한귀영 한국사회여론연구소(KSOI) 연구실장은 "정동영-문국현 조합은 이회창-심대평, 이명박-정몽준 조합보다 확실히 시너지 효과가 크다"고 말했다.

그러나 양측의 지지율이 오르지 않는 이유는 후보 개개인의 경쟁력 보다는 `진영'의 문제라는 점에서 시너지 효과가 크지 않을 것이란 관측도 만만치 않다. 반여정서가 팽배하고 보수표의 결집이 가속화되는 현 상황에서 국민적 감동과 흥행을 일으켜낼 수 있을 지 미지수라는 것.

하지만 두 후보의 결합은 그 자체만으로도 민주당과 민주노동당 등 비 한나라당권의 결속을 추동하는 상징적 의미가 크다는 점에서 긍정적으로 평가하는 시각이 적지 않다.

노효동 기자 rhd@yna.co.kr (서울=연합뉴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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