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정치 정치일반

대선주자들 “TV토론에 승부건다”

등록 2007-12-02 09:53수정 2007-12-03 03:21

금주부터 시작..각 후보측 전략.대책 부심
정동영 `진정성' 이명박 `콘텐츠' 이회창 `인간미' 부각
"TV토론회에 승부를 걸어라."

이번 주부터 대선후보 TV토론회가 본격 시작되면서 각 대선후보 진영의 움직임도 바빠지고 있다.

인터넷 매체의 급속한 발전으로 TV토론이 누렸던 선거정보 제공의 독점적 지위가 약화되면서 파급력이 예전만 못할 것이라는 관측이 많지만 여전히 국민 전체를 상대로 공개 지지를 호소할 수 있는 유일한 수단이라는 점에서 대책마련에 분주한 모습이다.

특히 후보의 말 한 마디 한 마디, 몸짓 하나 하나가 표로 직결될 수 있는 만큼 1위 후보는 대세 굳히기를 위해, 2-3위 후보는 막판 대추격의 발판 마련을 위해 올인할 태세다.


각 후보들은 방송전문가들의 특별자문을 구하고 리허설까지 계획하고 있으며 효율적 대응을 위해 상대 후보의 전략을 파악하는 정보전에도 열을 올리고 있다.

KBS와 MBC의 `빅3' 선두주자 초청 토론회가 법원의 제지로 무산되면서 대선일까지 예정된 토론회는 중앙선관위가 주최하는 총 4차례뿐. 이 가운데 3차례는 주요 후보 7명을 상대로 6일, 11일, 16일 저녁 8시부터 2시간씩 진행되며, 나머지 1차례는 군소 후보 5명을 상대로 13일 밤 11시에 열린다.

6일 첫 토론회는 `BBK 주가조작' 사건에 대한 검찰의 수사결과 발표 직후 열릴 가능성이 커 BBK 문제가 최대 쟁점으로 떠오를 것으로 예상된다.

◇대통합민주신당 정동영 후보 = 화려한 언변과 뛰어난 순발력이 장점인 동시에 단점으로 지적된다. 깔끔한 귀공자형 마스크에 `앵커' 이미지가 지나치게 부각되면 오히려 전달하려는 내용이 묻혀 버리는 측면이 없지 않다는 우려도 나온다.

때문에 지나치게 완벽하게 보이기 보다는 편안하고 정감 있는 화법을 통해 자연스러운 느낌을 강조함으로써 정책과 정치신념 등 콘텐츠가 호소력 있게 전달될 수 있도록 하는데 초점을 맞춘다는 전략이다. 메시지의 `진정성'이 시청자의 가슴에 와 닿게 해 안정감과 신뢰감을 동시에 높인다는 복안이다.

패널의 질문에 예리하게 반박하기 보다는 가급적 껴안고 시선처리도 패널보다는 정면을 응시해 국민과 직접 대화하고 있다는 느낌을 강조하기로 했다.

특히 `지피지기' 전략에 따라 다른 후보의 정책과 그간의 발언 내용을 숙지하고 상대후보들의 토론 테이프를 보면서 후보별 토론 스타일의 장.단점도 분석하고 있다.

상대에 대한 공격보다는 자신의 장점을 부각시켜 미래비전의 적임자임을 부각시키는 방안도 연구중이다.

방송콘텐츠 개발본부의 양형일 윤호중 공동본부장과 2002년 대선 당시 노무현 후보측 TV토론대책단장 출신으로 정 후보의 메시지특보를 지낸 김현종 본부장 등 방송콘텐츠 개발본부 인력 40여 명이 TV토론에 달라붙어 있다.

◇한나라당 이명박 후보 = 소모적인 정치공방에 함몰되기 보다는 1위 후보 답게 `일'과 `콘텐츠'로 승부를 걸면서 큰 틀의 국가비전을 보여준다는 계획이다.

`샐러리맨의 신화'를 이뤄낸 입지전적인 성공스토리와 서울시장 재직 당시 청계천 복원 및 교통체계 개편 등을 통해 보여준 실적을 토대로 `일하는 대통령', `경제살릴 대통령'의 이미지를 확실하게 각인시키겠다는 것.

다만 일반 패널토론과 달리 TV토론회는 후보 상호간 토론인데다 발언시간도 한정돼 있는 만큼 최대한 단문을 구사하면서 강하고 짧은 메시지를 반복적으로 던진다는 생각이다. 명확하지 않은 것으로 지적돼 온 발음 문제도 `또박또박' 스타일로 최대한 교정키로 했다.

검찰수사 결과 발표와 관계없이 집중공세가 예상되는 `BBK 의혹'에 대해선 정면돌파키로 했다. 특히 검찰이 자신의 `결백'을 입증해 줄 경우 범여권이 그동안 취해 온 공세를 정치공작, 흑색선전으로 다시 한번 공개 규정하면서 대반격에 나설 방침이다.

위장전입과 자녀 위장취업 논란 등 잘못된 부분에 대해서는 깨끗하게 시인하고 사과함으로써 유권자들의 판단을 구하겠다는 계산이다. 김인규 전 KBS 이사가 책임자로 있는 선대위 방송전략실이 토론준비를 진두지휘하고 있고, 50명 규모의 방송특보단이 지원사격하고 있다.

◇무소속 이회창 후보 = `반듯한 대한민국'이라는 캐치프레이즈 처럼 토론회를 통해 지도자로서의 자질과 믿음을 심어 주는데 최우선 방점을 두겠다는 계획이다.

또한 지도자의 덕목 중 정직과 성실, 신뢰를 강조함으로써 이명박 후보와의 차별화를 꾀한다는 전략이다.

딱딱하고 엄숙한 이미지, `귀족후보, 엘리트후보'라는 꼬리표를 떼야 한다는 것도 토론회 준비과정에서 신경을 쏟는 부분이다.

상대 후보와 지나치게 각을 세우기보다는 여유있는 자세를 보이고 가끔 농담도 던짐으로써 인간미를 풍기게 한다는 방침이다. 후보 스스로 자신이 엄숙한 이미지를 갖고 있다는 점을 인식하고 개선하기 위해 노력을 많이 하고 있다

정책 분야에서는 상호주의에 입각한 대북정책과 연방제에 준하는 지방분권 등 국가개조론을 비중있게 다룰 예정이고, 경제 분야에서는 경제전문가만이 경제를 살릴 수 있는 것은 아니라는 점을 역설함으로써 이명박 후보를 견제한다는 계산이다.

이회창 후보가 평소 법과 원칙을 강조하고 정직한 사람이 잘사는 나라라는 말을 자주 하는 것도 이명박 후보를 겨냥한 것이다.

이영덕 공보팀장과 지상욱 홍보특보, 윤홍성 정책팀장, 최근 정무특보로 영입된 이상돈 중앙대 교수, 유석춘 연세대 교수, 전원책 변호사 등이 토론회 준비를 맡고 있다.

◇權.李.沈.文 등 = 민주노동당 권영길 후보는 정책과 공약을 강조하면서 정공법을 구사한다는 전략이다. BBK의혹과 범여권의 후보단일화가 주요 이슈인 국면에서 민노당이 소외되고 있다는 판단에서다.

민노당 공약이 사회양극화 시대를 극복하고 서민행복 시대를 여는 최선책임을 강조한다는 것.

다만 첫 토론회 전날로 예상되는 검찰의 BBK의혹 수사결과 발표가 TV토론의 최대 변수가 될 것으로 보고 상황별 대응전략을 짜고 있다.

민주당 이인제 후보는 인지도 및 호감도와 실제 지지도 사이의 갭을 최대한 줄여 자신을 `대안후보'로 부각시키는 것이 TV 토론의 최대 목표다. 정동영 후보와 이명박 후보, 이회창 후보를 싸잡아 비판하는 한편 자신의 경선불복 사례에 대해서는 진솔하게 사과하고 당당하게 지지를 부탁한다는 계산이다.

국민중심당 심대평 후보는 대중적 인지도가 낮은 만큼 어느 후보보다도 더 TV 토론에 대한 기대감이 강하다. 방송기자 출신인 류근찬 대변인이 전체적인 TV토론 전략을 마련하고 있는 가운데 심 후보는 다른 후보에 대한 비판보다는 그동안 당에서 제시했던 공약들을 최대한 알려 국민의 평가를 받겠다는 전략이다.

창조한국당 문국현 후보는 `부패한 가짜경제'대 `깨끗한 진짜경제' 논쟁을 제기함으로써 경제대결 구도를 만들겠다는 전략이다. 정치 초년병 입장에선 정치적 논쟁보다는 경제대결 구도로 만드는 것이 `경제 전문가' 이미지를 부각시키는데 유리할 뿐아니라 후보 단일화 압박을 받고 있는 정동영 후보와의 차별화에도 도움이 된다는 판단에서다.

(서울=연합뉴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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