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정치 정치일반

꿈쩍 않는 지지율…희한한 대선

등록 2007-11-30 07:22수정 2007-12-10 14:41

성한용 선임기자의 대선읽기
성한용 선임기자의 대선읽기
성한용 선임기자의 대선읽기
“나도 이런 희한한 선거는 처음 본다.”

민주당의 비례대표인 김종인 의원(67)은 초대 대법원장을 지낸 가인 김병로의 손자다. 어릴 때 할아버지 심부름을 하면서 정치인들을 보고 자랐다. 11·12·14대에 국회의원을 지냈으니 4선 의원이다. 노태우 정부에서 경제수석비서관, 보건사회부 장관을 지냈다. 누구보다도 정치에 대해 잘 아는 사람이다.

그런 그가 이번 대선을 “희한하다”고 했다. 그가 보는 대선구도는 이렇다.

“현 정권에 대한 심판은 작년 5·31 지방선거에서 이미 끝났다. 새로운 인물이 나서야 하는 상황이었다. 그런데 여권은 새로운 인물을 찾아내지 못했다. 지금 후보들은 국민들의 눈높이로 보면 ‘함량’에 미달한다. 이회창 전 총재가 2등을 달리고 있는 상황은 여권의 몰락과 깊은 관련이 있다.”

이명박 아니면 누구냐?…눈에 쏙 드는 후보 안보여


‘이명박 현상’에 대해 물었다.

“최고경영자 출신은 대통령을 하면 안된다. 이익을 추구하는 본성을 버리지 못한다. 이탈리아의 실비오 베를루스코니 총리, 타이의 탁신 치나왓 총리가 있었지만, 둘 다 실패했다. 결국 유권자들이 ‘선택’을 하고 ‘책임’까지 지게 될 것이다. 다음 5년 동안 대한민국의 미래는 암담하다.”

김 의원 말고도 최근 대선의 구도와 양상에 대해 이상하다고 생각하는 사람들이 많다.

두 가지다. 이명박은 왜 안 무너질까? 정동영은 왜 안뜰까?

당사자들도 그 나름대로 이유를 설명은 하지만, 좀 이상하게 생각한다. 한나라당 클린정치위원장을 맡고 있는 홍준표 의원은 “이명박 후보가 도덕적으로 완전무결한 후보가 아니라는 것은 유권자들이 다 알고 있다. 경제가 어려우니 경제를 살려달라는 유권자들의 메시지”라고 진단했다. 그러면서도 “민심이 이렇게 사나운데 지지율이 안 떨어지는 게 신기하다”고 말했다.

하지만 ‘임계점’이란 게 있다. ‘비비케이 주가조작 연루 의혹’이 어느 정도의 ‘한계’를 넘어서면 이명박 후보는 순식간에 무너질 수도 있다. 자녀들을 자신의 회사에 취업시킨 사건, 위장전입 등이 한꺼번에 위력을 발휘할 수 있다. 한나라당도 이런 위험을 인식하고 있다. ‘비비케이’ 사건을 정면돌파하려는 이유가 바로 거기에 있다.

정동영 후보의 무기력함은 대통합민주신당 뿐 아니라 지지자들도 그 이유를 궁금해 한다. 신당 선대본부장을 맡고 있는 이강래 의원은 “신뢰를 잃어버린 탓이 가장 크다. 후보의 개인적인 매력으로 돌파하기에는 역부족”이라고 말했다. 그는 “함께 일할 수 있는 인물들을 내세우고, 중산층과 서민들이 ‘우리의 후보’라고 인식할 수 있도록 꾸준히 노력하는 수밖에 다른 방법이 없다”고 말했다.

정동영 후보는 ‘난세의 영웅’ 스타일은 아니다. 부잣집 도련님 같은 인상이다. 따라서 인물 싸움에서 밀리는 것이 사실이다. 이런 한계는 정 후보 본인이 돌파해야 하는데 남은 시간 동안 가능한지는 알 수 없다.

이명박 후보가 무너지지 않는 이유와, 이회창 정동영 후보가 뜨지 않는 원인은 사실 맞물려 있다. ‘이명박이 아니라면 누구냐’는 유권자들의 질문에, 이회창 정동영 후보가 제대로 답변을 하지 못하고 있는 것이다.

이-이-정 3파전땐 900만표로 당선 될수도

문제는 ‘그래서 어떻게 되느냐’일 것이다. 몇 가지 가정을 해 보자. 만일, 이명박-이회창 대결에서 ‘몰아주기’ 현상이 나타나지 않는다면, 대선은 3파전으로 치러질 가능성이 있다.

이런 상황에서는 투표율이 중요한 변수다. 1997년 투표율은 80.7%, 2002년은 70.8%였다. 이번에는 투표율이 크게 떨어질 것이라는 전망이 벌써부터 나오고 있다. 60%대를 점치는 사람들이 많다.

올 대선 유권자 숫자는 3767만을 조금 넘는다. 따라서 투표율을 65%로 잡으면, 2448만명이 선거에 참여하게 된다. 이명박, 이회창, 정동영 후보가 팽팽한 3파전을 벌인다면, 900만표만 얻어도 대통령에 당선된다는 계산이 나온다. 좀 웃기는 예상이지만, 현실이 될 수도 있다.

shy99@hani.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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