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007 대선 부동층 추이
최근 여론조사에서 가장 두드러진 특징은 부동층의 증가다.
지난 24일 실시한 ‘한겨레-리서치플러스’ 조사에서 부동층은 21.3%에 이르는 것으로 나타났다. 유권자 10명 중 2명은 아직 지지할 후보를 정하지 못했다는 뜻이다. 한 주 앞선 17일 조사에서도 부동층은 22.9%로, 이번 조사까지 2주 연속 20%대를 유지했다. 이는 지난달 10일치 조사 결과(11.7%)에 견주어 거의 2배 가까이 늘어난 수치다.
대선이 채 한 달도 남지 않았는데 부동층이 20%대인 것은 특이한 현상으로 받아들여진다. 보통은 대통령 선거일로 가까이 갈수록 부동층이 줄어야 정상이다. 2002년 대선때 부동층은 11월 중순을 넘어서며 16.5%(17일)에서 11.7%(21~22일)로 줄어들다 후보 등록 직전인 23일 한 자리 수(9.0%)로 내려갔다.
부동층이 크게 늘어난 지난 10~17일 어떤 일이 있었는지 되짚어 보면 증가 요인을 짐작할 수 있다. 이 무렵 영향을 끼친 요소로는 비비케이 사건의 장본인인 김경준씨의 귀국, 이명박 한나라당 후보의 자녀 위장취업 사건 등이 있었다. 이런 요소들이 반영된 지난 17일치 조사를 보면, 이명박 후보와 이회창 후보의 지지층에서 이탈자들이 많았다. 특히 이명박 후보를 불안하게 여기는 지지층이 많이 생겨났다.
이명박 후보의 지지층에선 공직자의 도덕성에 민감한 서울·수도권 거주, 대졸 이상 학력, 화이트 칼라 층이 다수 이탈해 있는 것으로 나타난다. 이회창 후보 지지층에서도 대구·경북 지역과 중졸, 60살 이상 연령층에서 이탈층이 많았다. 24일 조사에서는 이런 추세가 거의 그대로 유지됐다. 60살 이상, 대구·경북 지역 등의 지지층 이탈은 주춤한 반면, 수도권 지지자 중에서 부동층으로 옮겨가는 추세는 지속되고 있는 것으로 나타났다.
24일 조사에서는 앞으로 상황 변화에 따라 지금 지지하는 후보를 바꿀 수 있다고 응답한 사람이 평균 40%에 달했다. 모든 후보의 지지층이 매우 불안정하고, 그만큼 유동적이라는 뜻이다.
각 후보 캠프는 이들 부동층을 흡수하기 위한 전략 마련에 부심하고 있다. 기존의 구도를 깰 수 있는 마지막 기회라는 판단 때문이다. 전문가들은 다음 달 5일께 나올 검찰의 비비케이 사건 중간 수사결과 발표가 부동층의 향배를 결정할 가장 큰 변수가 될 것으로 보고 있다. 가능성이 아직 사라지지 않은, 정동영 대통합민주신당 후보와 문국현 창조한국당 후보의 단일화도 대선 레이스 막판의 중대 변수로 꼽힌다.
임상렬 리서치플러스 대표는 “대선이 검찰의 손에 맡겨져 있는 상황이 됐다”며 “수사 결과가 나온 뒤에는 어떤 쪽으로든 지지층 이동 현상이 정리되고, 안정화될 것으로 본다”고 말했다. 강희철 기자 hckang@hani.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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